우리나라가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릴 때면 쟁쟁한 스포츠 스타가 나타나서 국민들의 울적한 마음을 단번에 시원하게 풀어주곤 하였습니다.
1998년 IMF 구제 금융하의 경제 위기 속에서는 박세리 선수가 미국에서 벌어진 LPGA 메이저 대회 가운데 하나인 US 여자 오픈 경기에서 맨 발로 연못 물 속에 들어가 위기로부터 탈출하는 호쾌한 샷 한 방을 날려 전 국민의 가슴을 후련하게 하고, 연장전 끝에 우승을 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에서는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면서 전국을 월드컵 축구 열기로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스포츠 스타는 객관적인 평가나 논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레슬링 영웅이었던 김일 선수가 박치기로 덩치 큰 외국 선수를 내동댕이치는 것을 보며 환호하였습니다. 또 대동아전쟁이라는 미명아래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이 전쟁에 패하여 미국에게 항복하고 난 후 카라테 촙으로 미국의 덩치 큰 레슬러를 쓰러뜨리는 역도산은 일본 국민에게 패전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카타르시스가 되었습니다.
과거의 한풀이에 가깝던 우리나라의 스포츠 열기는 1980년대 프로 복싱의 중흥기를 맞았었고, 그 이후에도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각종 스포츠 행사는 이유를 묻지 않고 무조건 이겨야만 하였습니다.
그에 비하면 최근 우리나라의 스포츠 스타들은 과거에 비하여 훨씬 세련되었고 객관적인 평가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피겨의 김연아 선수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에게 낯설기만 하였던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 미국 메이저 리그에 진출하여 화려한 기록을 남기고 돌아온 박찬호 선수, 축구의 본고장에서 이름을 날린 박지성 선수, 골프의 최경주 선수를 비롯하여 지금도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스타 가운데 최근 관심을 끌었던 선수는 추신수 선수입니다. 추신수 선수는 지난 해 뛰어난 활약에 힘 입어 금년에 새로운 팀에 스카우트 되어 새로운 팀에서 야구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게 된 것은 그의 몸 값이라 불리는 연봉 금액 때문이었습니다. 7년간 1억 3천만 달러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일간스포츠_2013/12/22-추신수) 물론 이 금액을 모두 추신수 선수 개인이 가져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일간스포츠_2014/1/16_추신수연봉45%) 그렇지만 굉장히 큰 금액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스포츠 선수들의 연봉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마케팅효과가 있고 수익에 도움이된다고 판단되면 상당한 금액의 연봉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력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될 때에는 가차 없이 트레이드 시장에 내어 지거나 방출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아직도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축구 스타 박주영 선수도 그러한 예입니다. 가능성을 보고 데리고 왔으나 막상 팀 안에서 커다란 효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 되자 임대를 하거나 후보 선수로 돌리면서 방출 대상으로 취급합니다.
운동 선수는 어느 정도 연령이 지나고 나면 체력이 떨어지게 되어 운동을 계속할 수 없으므로 자신이 운동을 하는 기간에 최대한의 수입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을 오래 유지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일단 체력 관리가 부실하거나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게 되면 가차 없이 주전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단체 경기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 개인 경기입니다. 과거 미국의 피겨 여왕이라 불리던 미셸 콴 (Michelle Kwan)은 세계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십 (World Figure Skating Championships)에서는 5 번이나 우승을 하였으나 올림픽에서만은 금메달을 따지 못하였습니다. 올림픽에는 모두 4회 출전하였습니다. 첫 출전에서는 후보 선수여서 경기는 하지 못하였고, 두 번째(1998년)는 은메달, 세 번째(2002년)는 동메달에 그쳤으며, 2006년 올림픽에서는 부상으로 인하여 이태리의 토리노 현지까지 가서 출전을 포기하여야 했습니다.
스포츠 스타들도 자신의 명성과 경력을 위하여서는 남다른 계획적인 관리를 필요로 합니다. 중요한 경기에 맞추어 컨디션을 조절하고, 체력을 비축하여야 할 것입니다.
금융계의 스타들도 스포츠 스타와 마찬가지입니다. 시장 여건이 허락할 때에 수익을 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시장 상황이 필요한 때에는 밤을 새서라도 트레이딩을 또는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돈이 벌릴 때에 많이 벌어야 하고 돈이 벌리지 않을 때에는 몸을 사려야 합니다.
금융계의 거물급 인사들 사이에 오가는 말 두 가지를 소개 합니다;
(1) 금년 연봉이 천만 달러라고 하여서 내년 연봉도 천만 달러라는 기대를 하지 마라.
(2) 동업자들의 연봉이 십만 달러일 때 혼자 연봉 천만 달러를 목표로 하지 마라.
시장 상황이 좋을 때에는 수익을 많이 올릴 수도 있고 그에 따라 보너스를 많이 받아 연봉이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금년의 시장 상황이 내년에도 똑같이 이어지리라는 기대를 하여서는 안 됩니다. 내년에는 시장 상황이 바뀌어 나빠질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수익을 올리기 힘들어지고 큰 금액의 보너스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시장 상황이 나빠서 주변의 동업자들이 모두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혼자서만 커다란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기발한 수완을 혼자만이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이러한 쉽지 않은 일을 도모하는 것은 자칫 큰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많은 연봉을 받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다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야구를 하면 누구나 다 박찬호 선수나 추신수 선수처럼 연봉 수천만 달러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타고난 소질도 있어야 하고, 고된 훈련과 끊임 없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소속 팀도 잘 만나서 출전 기회도 많이 갖고, 기량을 발휘할 찬스도 많아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그래야 천문학적인 숫자의 연봉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금융계의 연봉도 스포츠 스타들의 연봉과 다름이 없습니다. 금융계에 몸 담고 있다고 모두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타고난 능력, 후천적인 교육 훈련, 소속 금융기관의 위상과 비즈니스 상황 등이 잘 어우러져야 합니다. 이러한 뒷받침 속에 뛰어난 실적을 올리면 그에 따른 보상으로 두둑한 연봉이 제공됩니다.
최근 우리나라 금융지주사의 CEO 연봉을 30~40% 삭감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매경_2014/1/14_금융지주_연봉삭감) 금융지주사 CEO들의 연봉은 각 금융지주사 주주들이 결정하여야 합니다. 그들의 연봉이 과다하다면 주주들이 나서서 이를 깎아야 할 것입니다. 과도한 연봉이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는 있겠으나 금융감독원이 나서서 일률적으로 삭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단순 금액만으로 연봉의 많고 적음을 논하기 보다는 실적을 기준으로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졌는가를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20~25 년 전 제가 받았던 연봉을 생각해 봅니다. 그 당시 제 나이 갓 40을 바라보던 때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단순 금액으로는 적지 않은 금액을 받았음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제가 소속되어 있던 금융기관에는 엄청난 금액의 이익을 창출하여 주었습니다. 지금도 기회가 된다면 그 때와 같은 왕성한 비즈니스로 또 다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연봉도 많이 받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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