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가계 대출 위기론- 2016. 11. 4.

jaykim1953 2016. 11. 7. 10:12

 

 

요즈음은 신문, TV 등 모든 언론매체들이 한결 같이 국정농단에 대한 보도 일색입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 화요일 (11 1)자 신문의 경제면 한 구석에서는 의미심장한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제목은 가계부채 1200 숨겨진 3대 폭탄 있다입니다. (관련기사: chosun.com/2016/11/01/가계부채)

 

이번 정권뿐 아니라 그 동안의 정권에서 정부의 경제부처장, 경제수석 비서관 등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들이 경제관료 출신 일색이었습니다. 그 분들도 나름대로 소신을 가진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때로는 그 소신이 지나쳐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미국 달러화 대 원화의 환율을 결정하는 외환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기도 하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5. 10. 16. 참조) 때로는 그러한 소신이 일선 경제 운용주체들과 마찰을 빚기도 하였습니다.

 

관료 출신들은 나름의 엘리트 의식이 있습니다. 어려운 공부를 하여 고시를 통과하였고, 행정부에서 여러 가지의 상황을 겪으며 경험을 쌓아 왔습니다. 그에 대한 이들의 자부심은 인정해 주어야 하고 존중되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민간분야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금융기관을 운영하여 온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들은 지난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불철주야 사업보국(事業報國)에 이바지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노고를 단순히 돈을 벌려는 목적이라고 깎아내려서는 곤란합니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경제를 표방하는 나라이며, 자본주의에서는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결코 잘못이 아닙니다. 혹시라도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법을 어긴다거나 범죄행위를 하였다면 그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범죄행위와 법을 어긴 것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함은 물론입니다. 그렇다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결코 아닙니다. 이익 추구가 자본주의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근본적인 핵심입니다. 그러나 과도한 이익 추구로 인하여 나라 경제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지난 화요일의 신문기사는 바로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경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조간 신문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관련기사: .joins.com/2016/11/02_가계부채경고음) 이 기사를 보면;

 

한은은민간신용 증가를 가계부채가 주도하고 있는데, 가계부채는 25분기째 확장 국면을 보이고 있다향후 민간신용이 주택가격 상승 기대 확산 등으로 실물경제에 비해 과도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부채 잔액은 1257300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54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6월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257조원을 넘어섰고, 금년 상반기에 54조원 이상 증가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4.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체 금액의 증가도 심각하다고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다시 처음의 11 1일의 기사로 돌아와서, 이 기사에 따르면 가계부채의 내부적인 구성에는 좀 더 문제의식을 가지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기사에서 지적한 3 가지 문제점(기사에서는 ‘폭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은;

 

  1. 비은행권 ‘생계형 대출’ 급증

  2. 가계부채 ‘빈익빈 부익부’

  3. 가계부채 통계에도 안 잡히는 ‘개인사업자 대출’

 

이 세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서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대출을 받는 것이 쉽지 않으며,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대출이 용이한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비은행권에서 대출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고소득층에서는 대출의 수요가 별로 크지 않고, 혹 대출을 받으려고 한다면 은행권에서 쉽게 대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대출 가운데에는 상당 부분이 단순한 생활비로 소진되고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는 곳에 쓰이지 않습니다. 이는 대출을 받아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는 데에 사용하여 대출을 상환하는 재원을 마련하는 선순환(善循環)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오히려 대출을 일으켜서 마련된 재원을 즉시 생활비로 소진하고 다시 자금 부족에 내몰리게 되는 악순환(惡循環)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로 인한 소득구조의 빈익빈 부익부가 대출시장에도 고스란히 전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 번째 개인사업자 대출에 관하여서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비록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렵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개인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는 하나, 이들은 사업을 통하여 돈을 벌 가능성이 있고 일단 돈을 벌수 있는 기회가 오게 되면 상환 재원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가계 부채가 시한 폭탄에 비유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자율의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입니다. 지금 가계 대출 잔액이 1,257조 수준이면 이자율이 연 1% 포인트만 상승하여도 이자금액이 전체적으로 12 6천억 정도 추가 부담이 발생합니다.

 

위의 기사에서 얘기한 첫 번째, 두 번째 문제점은 이자율이 상승하는 경우 고스란히 가계부담으로 전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1% 포인트 이자율 상승에 따라 12 6천억원의 부담이 가계에 추가되고, 이러한 부담이 저소득층 가계에 더욱 더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그 반면 세 번째 개인사업자의 경우에는 조금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자율이 상승하는 것은 전반적인 경기가 살아나야만 가능한 것이고, 이자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곧 경제가 좋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개인사업자들은 경기가 살아나는 것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각 개인별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사업소득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이자율이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개인사업자에게 상대적으로 고통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경제 운영 원칙 가운데 하나가 경기가 안 좋으면 경기 진작을 위하여 이자율을 낮추고, 경기가 과열될 조짐이 있으면 경기를 안정시키기 위하여 이자율을 올리게 됩니다. 따라서 경기가 지극히 안 좋은 상황에서 이자율이 상승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그러므로 위의 11 1일자 기사에서 이야기한 세 가지 문제점 (또는 폭탄)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경기의 흐름에 따라 적어도 한 가지 또는 두 가지는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가 어렵고 정국이 불안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려하는 만큼의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안심하여서도 안 되겠습니다. 행여나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겠습니다. 거시 경제를 운용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더욱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우리 경제에 과도한 충격이 오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와 함께 가계와 개인 사업자도 무리한 자금운용 또는 과소비 등을 줄이고 어떠한 경제 상황의 변화에도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가계에서는 불요불급한 소비는 줄이도록 하여야 합니다. 개인사업자들도 경비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배전의 노력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면 경제에 닥치는 충격도 큰 어려움 없이 흡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의 경제가 더욱 건강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