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스트레스 - 2016. 12. 9.

jaykim1953 2016. 12. 9. 10:23


최근에 인터넷에 떠도는 글 가운데 하나를 옮겨 봅니다. 어느 의사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계정에 올려 놓은 글이라고 합니다.

고혈압으로 약을 타서 드신 지 오래된 70대 후반의 할머니가 오랜 만에 병원을 찾아 오셨다.

아이고, 왜 이렇게 오랜 만에 오셨어요. 약 떨어진 지 한참 지나셨네요.”

할머니께서는 배시시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그러니까 약 타러 왔지요.”

나는 웃음을 머금고 여쭈었다.

“그 사이에 잘 지내셨어요? 별일 없으셨구요?”

할머니께서는 여전한 미소로 답하셨다.

“별일이 있었지요.”

무슨 말씀이신 궁금해서 컴퓨터 모니터에서 눈을 떼어 다시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바깥 양반이 두 달 전에 돌아가셨어요.”

오래 전 중풍이 왔다가 기력이 잘 회복되지 않으셔서 집에 늘 누워만 계신다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모양이었다. 나는 말을 잇지 못한 채 무어라 위로를 드려야 하나 고민하였다.

“저는 홀가분하고 좋아요.”

나는 짐짓 놀라 할머니를 다시 바라보았다. 뵐 때마다 늘 할아버지 걱정뿐이셨던 분이었는데 의외의 말씀이었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하더니만 할머니께서도 오래 할아버지를 돌보시면서 많이 지치셨던 모양이었다.

“바깥양반 몸 져 누운 지 벌써 5년이 넘었지요. 그 동안 제가 제일 걱정했던 게 뭐냐 하면요...”

할머니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영감보다 제가 먼저 세상을 뜰까 봐 걱정이었어요. 저 양반 혼자 두고 어떻게 갑니까?”

그 말을 마치시고는 할머니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살아났다.

“이제 저도 마음 편하게 죽을 수 있게 되었네요. 속이 아주 편안합니다.”

 

슬픈 현실입니다. 실제로 노년기에 들어선 부부들이 대부분 서로 의지하며 어느 한 쪽이 병들고 아프게 되면 나머지 한 사람이 늙은 몸을 이끌고 배우자의 병수발을 하여야 합니다. 자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배우자가 살아 있으면 병수발의 일차적인 책임은 배우자가 져야 한다는 것이 무언의 사회 규범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그런데 노령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기고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 흔하디 흔한 노인성 질환에 시달리게 됩니다. 자기 몸 거두는 것도 벅찬데 배우자의 병수발까지 하여야 한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고, 슬픈 현실입니다. 그러다가 병들어 누워 있는 사람을 두고 병수발 하던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기라도 하면

게다가 '홀아비 삼 년에 이가 서 말, 과부 삼 년에 은()이 서 말'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많은 경우에 나이 든 여성들은 행여 자기 남편을 세상에 남겨 두고 자신이 먼저 세상을 떠날까 봐 걱정 아닌 걱정을 합니다. 남편이 병들어 누워 있지 않더라도 여자들 눈에는 자신의 앞 가림도 제대로 못 할 것 같은 노인 할아버지입니다. 그런 사람이 부인마저 없으면 누가 저 구질구질한 노인을 챙겨 줄 것이며, 저 노인은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초라한 모습, 어눌한 모습을 이제 누구에게 보이며 살 것인가 걱정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할머니들은 돌아서서 말 없이 눈물 짓게 됩니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 스트레스 지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스트레스의 정도를 점수로 환산한 것입니다;

[1] 가족의 사망 = 자식 사망 74, 배우자사망 73, 부모 사망 66점 형제 사망 60

[2] 가족 관계 = 이혼 63, 별거 후 재결합 54, 부모의 이혼 또는 재혼 53, 별거 51점 결혼 50, 결혼 약속 44, 자식이 집 떠남 36, 가족의 병환 36, 시댁/처가/친척과의 갈등 34

[3] 직장, 친구 관련 = 사업 재정비 66, 직장에서 파면 50, 친구의 사망 50, 직업을 바꿈 43, 정년퇴직 41, 직장상사와의 갈등 23

[4] 기타 = 징역을 삼 49, 중병/중상 44, 유산 38, 임신 37, 입시/취직 낙방 37, 부동산 매입 35, 학업 중단/시작 34, 주거의 변화 20, 가벼운 병 15, 가벼운 법규위반 11

이 점수들을 보면 자식 사망과 배우자 사망의 스트레스 점수가 가장 높음을 보입니다. 저는 그 동안 부모님 돌아가신 경우를 빼 놓고는 다행히 50점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입니다.

인터넷을 뒤져 보면 다음과 같은 그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볍씨 같이 생긴 알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

그러나 사실은 이 그림은 정물화 (靜物畵)입니다. 실제로는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낟알들이 빨리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다행히 제 눈에는 천천히 움직이는 듯이 보입니다. 아마도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그리 심하게 받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나이가 들고 건강에 자신이 없어지면 자연스레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경제적인 불안까지 겹쳐지면 스트레스는 더욱 늘어만 갑니다.

노년기의 경제력은 젊은 시기에 저축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6. 9. 9. 참조) 그리고 불의의 사고, 질병, 사망 등에 대비한 보장성 보험도 필요합니다. (보장성이 아닌 저축성 보험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이미 여러 번 이야기하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5. 7. 3. 참조)

그러나 이미 나이는 들었는데 충분한 재정적인 준비가 안 되었다면, 선택 가능한 방법은 아끼고 절약하는 것입니다. 능력에 부치는 허세를 부리거나 체면치레를 하지 말고 분수에 맞는 알뜰한 가계를 꾸려 나가야 합니다. 요즈음 나이 든 사람들이 곧잘 당구장에 모여서 당구를 즐긴다고 합니다. 하루 2 만원 안팎의 용돈으로 친구들과 어울려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짜장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하면서 운동까지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당구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2~3 번 친구들과 어울려 당구를 즐기고 나머지 시간에는 부인과 동네 산책이라도 하면서 알뜰하고 다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뒤늦은 노후대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노후대비 재원이 부족합니까? 그렇다면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이 또한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노후대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피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합니다. 요즈음에는 그냥 오래 사세요라는 인사는 덕담이 될 수 없다고 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만이 덕담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이 들어서의 건강은 수십 억 원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자산이라고 합니다.

제 글을 읽고 계신 독자 여러분들 모두 건강한 몸으로 알뜰한 노후를 보내시기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