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미얀마에 가 보았습니다.- 2018. 12. 7.

jaykim1953 2018. 12. 7. 22:36



난생 처음으로 미얀마에 가 보았습니다. 지난 일요일 저녁에 서울을 떠나 월요일 양곤에서 일을 보고 그날 저녁 비행기를 타고 화요일 아침에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미얀마에 간 것은 제가 소속되어 있는 로타리 클럽에서 그 곳 유치원을 위하여 식수 공급용 우물을 파 주고 식수원 보호를 위하여 화장실 개선 사업을 하여, 그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하여서였습니다.

미얀마는 1인당 국민소득 (GDP per capita)이 미화 6천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의 빈국(貧國)입니다. 인구는 약 55백만이고 국토의 넓이는 약 67만 평방 킬로미터로 한반도의 3배쯤 되는 면적에 인구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 조금 많은 편입니다.

이 나라의 통화는 이고 ISO(국제표준기구) 코드는 MMK입니다. 재가 외환 딜러를 할 때에는 버미즈 키얏 (Burmese Kyat)이라고 불렀고. 지금도 Myanmar Kyat 이라고 쓰지만 읽기는 이라고 읽는다고 합니다. 현재의 환율은 미화 1 달러당 약 1,540 짯입니다. 1 짯은 우리 돈으로 약 0.72 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최근 수 년간의 짯 환율을 보면 상당히 가파르게 가치를 잃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참조: 최근 5년 USD/MMK 환율 챠트) 6년 전 횐율은 1 달러당 850 , 5년 전에는 980 짯이었습니다. 5년 사이에 짯의 가치는 달러당 980에서 1,540으로 약 2/3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짯의 환율이 USD/MMK 980에서 USD/MMK 1,540으로 변하면 짯의 가치는 (1,540-980)/1,570= 36.36% 하락한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1,540-980)/980= 57.14% 상승하였습니다. (계산 방법은 금요일 모닝커피 2013. 9. 27. 참조) 마치 물가가 2 배 뛰면, 화폐 가치는 반(0.5)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화폐 가치의 변화를 짯을 기준으로 표시하는 것과 달러화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다릅니다.

제가 미얀마에 다녀 오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주변에 계신 분들 가운데 미얀마에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던 분들이 적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미얀마 통화 가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5년 전에 미얀마에 투자를 하였던 사람이라면 지금의 미얀마 짯으로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는 5년 전에 비하여 36% 하락하였을 것입니다. 미얀마의 이자율은 공식 은행 이자율 기준으로 예금은 연간 8.5%, 대출은 연간 13% 입니다. 5년간 예금을 하였다면 8.5% X 5= 42.5% 의 이자 수익이 있었을 것입니다. 원리금 합계는 142.5%가 되었을 것이고 이를 미국 달러화로 환전하려면 36.36% 상승한 환율을 적용하여;

142.5 / 1.3636 = 104.50만큼의 미국 달러화를 받게 되어 4.5%의 수익을 올리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는 미국 달러화 이자율 연 1.5% X 5 = 7.5% 의 이자와 비교하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미얀마에 투자를 하여 예금 금리 수준의 수익을 올렸다면 차라리 미국 달러화로 예금을 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미얀마의 고급 주택은 약 7 ~ 20억 짯 수준이고, 월세는 3백만 ~ 8백만 짯을 호가한다고 합니다. 수익률은 연간 5%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은 한 때는 1년에 3배씩 오르기도 하였다는 것입니다. 5년 전에 미얀마에서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은 모두 적지 않은 이득을 보았다고 합니다. 미얀마의 인플레이션이 연간 8~9%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니 부동산 가격은 연간 20~50% 가 쉽게 오르게 됩니다. 부동산 가격이 인플레이션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저개발국가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장황한 설명을 하게 되면 미얀마에 투자를 해 보는 것에, 특히나 부동산에 투자해 보는 것에 흥미를 느끼시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세상 일이 모두 그렇듯이 미얀마에 투자하는 것 또한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 나라에도 엄격한 외환 관리 제도가 있습니다. 이 나라의 외환 관리 제도는 쉽게 추측하려면 1970년대의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됩니다. 해외로 자금을 내보내려면 중앙은행의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해외 송금 인증은 상당히 엄격합니다. 그리고 설사 인증을 받는다 하더라도 상당한 금액의 세금과 거래 비용을 부담하여야 합니다.

개발도상국가들에서는 가장 흔히 보는 사례 가운데 하나가 엄격한 외환 관리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해외로 자금이 나가는 것을 가장 엄격하게 통제합니다. 우리나라도 그랬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아직까지 과거의 제도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같은 나라에서는 더욱 더 엄격하고 통제가 심합니다. 근본적으로 부의 해외 유출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자본의 해외 유출은 두 가지 점에서 부정적으로 비쳐집니다. 첫 번째로는 내국인 가운데 돈이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국내의 부()가 해외로 빠져 나가게 되고, 국내에서는 산업자본 형성이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매판자본(買辦資本)의 형성입니다. 외국에서 자본을 들여와 수익을 내고 수익금을 해외로 돌려 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본은 국내에 오래 머물 의도는 없으며 사업의 수익성이 조금만 떨어져도 바로 철수하려 합니다. 그리고 수익은 철저하게 해외로 빼돌립니다.

예를 들어 지금 한국의 투자자가 미얀마에 있는 부동산을 매입하였다가 수년 후에 빠져 나올 생각이라면, 이는 바로 미얀마 입장에서는 가장 경계하여야 할 매판자본이 될 수 있습니다. 미얀마의 건전한 산업 발전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투기성 목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고 미얀마에 들어오는 자본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일찍이 투자 투기에 대하여서는 금요일 모닝커피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하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1. 12. 30. 참조) 미얀마의 경제를 위하여서는 부동산 투기는 피하여야 합니다. 정상적인 투자를 통하여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고 부동산을 보유하였다가 시간이 지나서 매각하여 매매차익을 노린다면 이는 미얀마 경제에 그리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미얀마에 투자를 고려하는 분이 계시다면 미얀마 경제에 도움을 주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단순히 부동산을 매입하여 가격이 오르기를 기대하는 투기성 거래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미얀마를 위하여서 좋을 것입니다. 기왕이면 내가 투자하는 나라에 도움이 되고 나도 돈을 번다면 12조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