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타다.... - 2024. 9. 6.
지난 달 중순 언론에는 택시 관련 기사가 실렸습니다. (관련기사: '더 많은 타다' 꿈꾼 택시월급제…정작 운전대 놓는 기사들-edaily.co.kr_ 2024. 8. 16.) 제목대로 많은 택시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반겼던 ‘타다’를 없애 버리고 그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가 나오도록 하겠다는 원대한 이상을 실현하겠다며 새로운 법- 타다 금지법- 을 국회의원들이 만들었습니다. 그 때가 지난 2019년의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이 법이 결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악법(惡法)이 되고야 말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였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9. 12. 13. 참조) 2019년에 제정된 법에 따르면 타다와 같이 운전 기사를 고용하여 렌터카를 이용한 영업은 불가능하고, 모든 승객 운송은 반드시 택시를 이용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택시는 택시 회사가 고용한 월급제 기사가 운행하여야 합니다.
이 법을 제정한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주장하듯이 택시 승객의 편익을 도모하고 우리나라 택시 산업의 발전을 위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리라는 것을 믿어 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실행할 지혜와 실력은 매우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이 법이 그들이 기대하던 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은 삼척동자도 모두 알고 있었으나 이 법을 발의한 국회의원들만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과거에 공산주의를 주창하던 사람들도 모든 국민이 잘 먹고 잘 살게 만들고 싶다는 충정을 가졌음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방법론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음을 알지 못하는 그들의 무지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 결과 지금은 이 지구상에 공산주의 이론을 신봉하는 사람은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한 거짓말쟁이이거나 머리가 나빠서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이 두 가지 중에 하나입니다.
똑 같은 논리로 소위 ‘타다 금지법’을 만든 국회의원들의 무지로 인한 지금과 같은 결과는 그 당시 이 법을 밀어 부친 국회의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혜 있는 사람들이 이미 예견한 대로입니다.
타다 금지법만이 아닙니다. 그 동안 정부 또는 국회 주도로 최고 이자율을 낮추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으나 그 때마다 최고 이자율이 낮아져서 이득을 보는 집단은 없고 오히려 낮은 신용등급의 사람들이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불가능해지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제도권 밖의 사금융으로 내몰린 낮은 신용 등급의 사람들은 오히려 더 높은 이자율에 시달리는 결과를 빚고 말았습니다. 그런 현실에 눈 감은 채, 정치권 인사들은 최고 금리를 낮춤으로써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헛된 자만감에 뿌듯해 하기 일쑤였습니다.
정치권의 타다 금지법 결과에 대한 언론의 냉정한 평가는 끊이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택시기사 위한다던 규제, 결국 택시업계 전체 망쳤다-chosun.com_ 2024. 8. 20.) 승차 공유 (ride share)의 선구자인 우버(Uber)는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택시와 경쟁구도를 구축하면서 서로의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발전형태를 보이는 곳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유독 우버를 ‘우버 택시’로 만들어 승차 공유라는 개념을 없애 버렸습니다. 아마도 타다 금지법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의 수준으로는 승차 공유라는 개념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러기에 목적지에 가기 위하여 자신의 차가 아닌 다른 사람의 차를 함께 타는 것은 택시 이외의 방법은 있을 수가 없다고 여겨지는 모양입니다. 택시와 유사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택시와는 다른 방법으로 교통 승객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고,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기에 이를 금지해 버리는 법까지 만들고야 말았습니다.
법을 만들어서 규제를 새롭게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과거에는 법에도 없는 내용으로 규제를 한 적도 있습니다. 국내 외국은행이 중앙은행의 창구지도 지침에 맞추기 위하여 월말이면 기존 대출의 이자율을 창구지도 지침에 맞도록 하향 조정하였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BOA 서울지점 변칙 행위 처벌-chosun.com- 1992. 1. 7.) 이로 인하여 해당 외국은행은 기관경고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행위를 편법이라고 지적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관 경고라는 벌을 내리기에는 위법 행위가 드러나지 않았고 말 그대로 편법 행위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편법 행위를 처벌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나라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편법들도 모두 처벌하여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특정 법안의 안건 조정위원회에 여야 사이의 의원수 배분의 법적인 취지를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자신의 소속 정당에서 탈당하여 무소속 신분이라 강변하며 위원회를 희화화(戱畵化)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는 시간이 지나자 다시 자신이 원래 속해 있던 정당으로 복당하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위장 탈당 논란' 민형배 의원, 1년여 만에 민주당 복당-sbs.co.kr- 2023. 4. 26. ) 만약 이런 국회의원을 감독하는 기관이 있었다면, 외국은행을 처벌하는 식의 언어로 준엄하게 이 의원을 꾸짖으며 강력하게 처벌하였을 것입니다. 만약 이 국회의원이 위장 탈당하고 다시 복당하는 것과 유사한 뻔뻔함을 보인 외국은행이 있었다면 아마도 그 은행은 국내에서 금융업을 포기하여야 할 정도의 처벌을 받았을 것입니다.
타다 금지법은 실패한 법안입니다. 승차 공유의 기본적인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법입니다. 이러한 법 때문에 우리나라 산업들이 발전하지 못하고, 타다와 같이 어렵사리 사업의 기반을 만들어 놓고 사업 확장을 눈 앞에 둔 기업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문을 닫고야 말았습니다. 이런 사태에 대하여 국회의원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그뿐 아니라 자신들이 저지른 뻔뻔한 행동에 대하여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고개를 쳐들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행동에 염치를 가지고 책임을 지고, 자신이 입법하는 법의 내용이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제대로 이해나 하고 법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과 관련하여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의대생 정원을 지금 늘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왜 지금 늘리지 않으면 안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서로 정신이 나갔다, 아니다 하며 싸울 것이 아니라, 논리 정연한 설명으로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정치인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