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뭉툭 엄지- 2024. 10. 18.

jaykim1953 2024. 10. 18. 06:02

사람들은 저마다 남들에게 드러내기 싫은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저의 콤플렉스 가지를 드러내 보려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저의 콤플렉스 가운데 하나는 저의 엄지 손가락입니다. 저의 엄지 손가락은 남들보다 많이 짧고 뭉툭합니다. 그리고 손톱은 유난히 옆으로 넓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모양의 엄지를 뭉툭 엄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저의   뭉툭   엄지   사진입니다 .

 

저보다 뭉툭하고 넓은 엄지를 가진 사람도 있고, 손만 뭉툭 엄지이고 다른 손은 가늘고 엄지를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에는 엄지 손가락 모양이 남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저의 엄지 손가락 모양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보기에 따라서는 생기고 기형으로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런 뭉툭 엄지를 가진 사람들은 곧잘 엄지를 주먹 속으로 말아 쥡니다. 엄지 손가락이 드러나지 않게 주먹을 쥐고 속으로 엄지를 집어넣는 것입니다. 그렇게 주먹을 쥐고 있으면 엄지 손가락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저의 어머니께서 저와 같은 엄지 손가락을 가진 사람은 재주도 많고 훌륭한 사람이 것이라고 북돋아 주시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런 격려의 말은 아무런 근거는 없고 그저 제가 의기소침할까 등을 토닥여 주신 것으로 보입니다.

친구 가운데에도 이런 뭉툭 엄지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저보다 투박한 뭉툭 엄지를 가지고 치과 교정의를 하고 있는 친구도 있습니다. 초등학교부터 함께 학교를 다녔던 친구는 손은 뭉툭 엄지인데 다른 손은 뭉툭 엄지가 아닌 친구도 있습니다. 40 전에 일찍이 세상을 떠난 금성사 ( LG 전자) 사장이셨던 박승찬 사장도 뭉툭 엄지였고, 특이하게도 아들 딸들은 모두 뭉툭 엄지였습니다. 저의 선친과 골프 친구이셨던 박승찬 사장께서는 저를 보시면 엄지만 보면 너는 우리 아들인 알겠다 하시면서 껄껄 웃으시곤 하셨습니다.

제가 정확한 통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뭉툭 엄지를 가진 사람이 어떤 특정 분야에 특별히 재주가 있다던가 아니면 특출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던가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막연히 뭉툭 엄지를 가진 사람이 재주가 많다는 잘못된 선입관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나 박승찬 사장 같은 분을 보고 그가 능력 있고 재주도 많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뭉툭 엄지를 가진 사람은 재주가 많고 머리도 좋다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렇듯 특정인의 사례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려는 것을 일반화(一般化) 오류(誤謬)” 또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The Fallacy of Hasty Generalization)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금융 시장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외국인 투자자는 항상 국내 투자자보다 우월하다라는 선입관입니다. 어쩌다 대규모 자본력을 동원하여 우리나라 시장에서 성공적인 투자를 외국인 투자자가 있다면 이를 사람들은 외국인 투자자는 성공적인 투자전략을 가지고 있다라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통하여 커다란 수익을 올렸었다는 주장이 힘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에서도 공매도 거래를 하다가 손실을 기록한 사례가 적지 않게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외국인 놀이터에 개미만 피본다?-joongang.co.kr- 2020. 8. 13.) 기사를 보면 투자회사 관계자들이,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하면서 손실을 본다. 외국인이 이익을 많이 본다는 것은 편견이다.”라고 증언하였다는 것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 가운데에는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올리는 투자자들이 꽤나 많습니다. 그들은 이미 해외에서의 투자 경험이 상당히 축적되어 여러 가지 전략과 테크닉을 갖추고 국제 금융시장에 진출한 투자자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항상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실패하는 때가 많이 있고, 손실을 보기도 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절대 실패하지 않고 이익을 취하기만 하는 노련한 투자자들이다라는 생각은 성공적인 투자를 소수의 외국인 투자자 사람을 보고 내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불과합니다.

마찬가지로 뭉툭 엄지를 가진 사람이 재주가 많고 두뇌가 명석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도 뭉툭 엄지를 가졌지만 결단코 남다른 재주를 가지고 있지도 못하고, 남달리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혹시라도 주변에서 뭉툭 엄지를 기회가 생긴다 해도 뭉툭 엄지와 관련하여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