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You are FIRED! - 2025. 4. 4.

jaykim1953 2025. 4. 4. 06:01

어제 아침 우리나라 언론은 지난 밤 (미국 시간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으로 인하여 일어난 일대 혼란을 일제히 보도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트럼프 관세 폭탄에 코스피 ‘와르르’ mk.co.kr- 2025. 4. 3.) 100 여년 전에 경험하고 잊혀졌던 무역전쟁이 다시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는 현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조치로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수출은 상당히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관세로 인하여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매출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대하여 미국내에서 조차도 비판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특히나 그들이 석학(碩學)이라고 부르는 고명한 학자들이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트럼프가 100년 전 악몽 되살려... 美·세계 경제 망칠 것”_ chosun.com- 2025. 4. 3.)
애써 이들의 비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미국 스스로에게 과연 얼마나 이득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한껏 높이게 되면 수입품의 가격은 당연히 오르게 됩니다. 그러면 미국의 소비자들은 수입품을 지금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야 합니다. 소비자의 지출 여력이 부족하게 되면 그들은 소비를 줄여야만 합니다. 가격이 오른 만큼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한 소비자는 소비의 절제를 통하여 전체 소비 지출 금액을 자신의 소득과 균형을 맞추어 나가야 합니다. 즉, 트럼프가 의도한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기 위하여 관세를 높이는 방법은, 관세를 높이는 행위가 바로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소비자의 절약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소비자가 자신의 소비를 절약하여야 한다는 것은 가격의 상승으로 인하여 소비자의 소비활동이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소비자에게 고통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하는 소기의 결과인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줄어들게 되는 현상은 관세 인상으로 인하여 소비자가 겪는 물가 상승이라는 아픔을 거쳐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강행하고 있는 관세 인상을 무기로 한 무역전쟁은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이라는 고통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이 사실을 모두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약 20년 전에 미국 TV에서 인기를 끌었던 “Apprentice”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인턴 사원들에게 프로젝트를 주고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다음 단계로 올라가지만, 실패하면 당시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였던 도날드 트럼프 회장이 손가락으로 참가자를 가리키며, “You are FIRED.” (당신은 해고요.)라고 말하면서 인기를 끌었었습니다. ("You are fired." 동영상)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도 스스로가 TV쇼의 주인공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또 한 가지, 트럼프 대통령이 지극히 혐오하는 것 가운데 한 가지는 불법 이민자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국외로 추방하겠다고 공언하였고, 실제로 미국의 출입국을 관리하는 여러 부서에서는 불법 이민자- 소위 서류 미비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불법이민자를 발견하는 즉시 제 삼국의 수용시설로 즉시 이송한 다음 그 곳에서 그들의 본국으로 송환하는 방법을 강구하기도 합니다. (관련기사: 美 추방 이민자 어디로 가나… 아시아·동유럽·아프리카 거론 - chosun.com- 2025. 4. 2.) 일각에서는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 미국에서 이민자를 내쫓는 아이러니가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 뿐 아니라 불법이민자들은 이민에 필요한 서류가 미비할 뿐 범죄자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Immigrant Restaurant Workers Aren't Criminals.- Thelotimes.com- 2025. 2. 2.) 정확한 통계는 아니라고 하나 미국 내에는 약 1백만 명의 중국계 불법 이민자들이 있고 이들 가운데 약 75,000 명이 뉴욕의 차이나 타운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차이나 타운의 식당에서 불법 이민자에게 임금을 지불하면 이들은 세금 보고를 할 수가 없으므로 식당 주인의 입장에서는 임금을 비용으로 공제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세금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되는 불법 이민자에게 지불하는 임금은 정상적으로 세금 보고를 하는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임금보다 매우 매우 낮습니다. 식당 주인의 입장에서는 비용을 지불하여도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여 고스란히 자신의 소득으로 인정되어 세금을 내게 되므로 세금 공제를 받지 못하는 비용은 최소한으로 줄이려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법 이민자의 입장에서도 세금 보고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발각되면 국외로 추방될 처지이므로 식당 주인이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 하더라도 임금을 지급하여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언어 소통도 안 되고, 소득 신고도 할 수 없고, 붙잡히면 추방당하는 불법이민자들은 그저 일을 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임금을 지불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는 상황입니다. 정확한 통계를 구할 수는 없으나 미국 뉴욕의 차이나 타운에서 음식 가격이 상대적으로 거의 오르지 않는 것은 이 곳의 식당들이 중국에서 들어온 불법이민자들을 고용하면서 임금을 최저 임금보다도 훨씬 더 낮은 수준으로 지급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대도시 주변의 세차장에서는 남미 쪽에서 들어온 불법이민자들이 싼 값에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어서 세차 비용이 낮게 유지될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세차장에서 일하는 노동력을 최저 임금 이상을 지급하면서 세금 보고를 제대로 하게 되면 세차 비용이 급격히 오르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려고 하는 목표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취하는 그의 정책이 과연 그가 원하는 대로 작동할 것인지는 적잖이 우려가 되는 바입니다.
참고로 현재 미국 뉴욕의 차이나 타운에 있는 충식당의 메뉴와 가격표를 살펴보았습니다.



Covid 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10 미만에 판매되는 음식들이 적지 않습니다. 소고기 로메인, 돼지고기 로메인, 새우 로메인 등이 아직도 $8.95에 팔리고 있습니다. (*주: 로메인- lo mein, 중국식 국수요리)
아마도 제가 미국의 뉴욕을 다시 방문할 때쯤이면 차이나 타운의 식당의 맛있는 로메인 한 그릇 가격은 지금보다 많이 올라 있을 듯합니다. 차이나 타운에서 일하는 중국 불법 이민자들이 빨리 쫓겨나게 된다면 차이나 타운의 국수 가격은 더 빨리 오를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렵니다, “You are F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