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광주형 일자리- 2025. 3. 7.

jaykim1953 2025. 3. 7. 06:05

우리나라는 지금 정치 상황을 필두로 하여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둘로 갈라져 서로 상대를 정치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제거하여야 상대로 인식하는 듯한 정치판의 싸움은 나라 전체를 조각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아니라 정치의 불안정이 사회 전체를 흔들어 놓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대규모 군중을 동원하는 시위가 전국 대도시에서 쉬지 않고 일어나며 사회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속에서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습니다. 경제는 경제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는 수출마저도 어려워지고 있음을 감지하게 됩니다. (관련기사: 12 수출 작년보다 4.7%↓_yna.co.kr- 2025. 3. 1.)

이런 상황 속에서 노동계 마저도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 안정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지난 정권에서 노사관계의 모범 답안인양 추켜세우며 칭송하던 광주형 일자리도 삐걱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위기의 광주형 일자리올들어 4차례 파업-hankyung.com- 2025. 2. 25.) 광주형 일자리에 대하여서는 저도 언급하였던 적이 있었듯이 정상적인 형태의 노사협상이 아닌 조금은 억지로 꿰어 맞춘 무리한 타협에 의한 일자리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0. 5. 1. 광주형 일자리 참조) 이런 시각은 저만의 의견이 아니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도 저와 유사한 시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광주형 일자리, 예정된 비극- chosun.com- 2025. 2. 10.)

광주형 일자리가 가능할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전제는 동종업종의 임금 대비 1/2 수준의 임금을 수용하는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칼하게도 절반 수준의 임금으로 노동력을 제공하기로 합의하였던 노동자들이 지금 들고 일어나 동종업계와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광주형 일자리가 삐걱거리게 이유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지적하였듯이, 동종업계 임금의 밖에 되는 수준의 임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임금 인상 투쟁이 있게 되리라는 것을 예상할 있습니다. 당장 취업이 아쉬운 상황에서는 기존 업계 임금의 절반 수준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취업을 갈망합니다. 그러나 막상 취업후에는 자신의 임금이 비슷한 업종의 기업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받는 임금의 절반 밖에 안된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매우 견디기 힘들게 만들 것입니다.

노동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흔히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주장합니다. 영어로는 흔히 “Equal pay for equal work.”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동일이라는 개념, 영어로 equal 이라는 개념에 노동자측과 사용자측 사이에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동자측에서는 같은 형태의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같은 임금을 지불하라는 주장을 합니다. 반면 사용자측에서는 같은 노동이라는 의미에서 노동의 () ()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동의 결과 같은 양의 결과물이 나오고, 결과물의 질이 같다면 임금을 같이 지불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1970년대, 1980년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던 외국계 직장에서는 우리나라 노동자의 임금 체계에 가족 수당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지금은 일부 공무원이나 공공기업, 공공기관 등에서만 가족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기업에서는 가족 수당을 지급하기 보다는 학자금 지원이라던가 육아 지원 등의 복리후생 제도를 통하여 간접 지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일반 기업에서도 가족 수당을 지급하는 곳이 많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일하던 외국은행에서 노조가 가족수당을 요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외국은행 사용자측에서는 난감해하며, ‘가족 수당 제도를 도입하면 사용자는 비슷한 조건의 근로자라면 가족이 많이 딸린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가족이 단출한 근로자를 채용하려 것이며, 결과 가족이 많은 사람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이라 하였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임금을 지불하고 고용한 근로자가 작업한 결과물의 양과 질을 감안하여 가성비가 우수한 노동력을 고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그런 면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동종업계의 절반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불함으로 가성비에서 상당히 앞서게 됩니다. 그러나 역으로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낮은 임금으로 인하여 근로의욕이 저하되는 역효과를 경험하게 됩니다.

임금의 결정을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 가깝게,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노동에 의한 생산물의 양과 질에 따라 차등 지급하도록 가지 관점 사이에 절충하여야 것입니다. 광주형 일자리의 생산물인 자동차가 높은 가격의 고품질 자동차가 아니라면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있습니다.  그렇다고 근로자에게 동종 업계 임금의 절반에 만족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바람직하기는 광주형 일자리를 통하여 생산되는 자동차의 품질과 가격을 감안하여 근로자의 임금을 결정하되, 동종 업계 임금의 절반을 고집하지 말고 생산성과 가성비를 반영하여 노사 협의를 통하여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정부에서 무리하게 밀어부치면서 임금에 대한 불만으로 노사 분규가 발생할 씨앗을 키워 놓았음은 부인할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난 정부의 잘못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보다 합리적이고 원만한 타결을 통하여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정상적인 기업이 되도록 하여야 것입니다. 처음부터 성공할 없는 모델을 정부의 치적인 과대선전하는 것은 문제를 키우기만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광주형 일자리라는 이름에 집착하지 말고 평범한 하나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