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 2021. 11. 5.

jaykim1953 2021. 11. 5. 05:36

사람이 살다 보면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얼마 전 미국의 오하이오 주(州)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교체할 것을 시도하면서 엉뚱한 구설수에 휘말렸습니다.

오하이오 주가 의도한 새로운 자동차 번호판 디자인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오하이오 주는 세계 최초로 비행을 한 라이트 형제가 오하이오 주에 살았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항공의 시발점’(Birthplace of Aviation)이라는 문구가 씌어 있는 배너를 휘날리며 최초의 항공기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자동차 번호판에 그려 넣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비행기에 매달린 배너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보면 비행기가 날아가고 있고 꼬리 날개 부분에 배너가 매달려 있어서 뒤쪽으로 펄럭이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라이트 형제가 만든 최초의 비행기는 날아가는 방향이 이 디자인에서의 방향과 반대라는 것입니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는 다음 사진과 같이 생겼습니다;

 

 

얼핏 보면 꼬리 날깨와 같이 생긴 작은 날개가 앞부분에 있고 사람은 큰 날개의 중간 부분에 엎드려서 조종간을 붙잡고 있습니다. 꼬리 날개 처럼 생긴 작은 날개는 꼬리 날개가 아니라 사실은 앞 날개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앞 날개 방향으로 날아가는 비행기의 앞으로 깃발이 펄럭이는 디자인은 잘못된 것이라는 여론이 비등하였습니다. (관련기사: Banner attached to wrong end of Wright Flyer in new Ohio license plate _cincinnati.com_10/21/2021) 오하이오 자동차 등록국 (Bureau of Motor Vehicles)에서는 지난 해에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반대의견을 표명하였었으나 어찌 된 영문인지 재소자들의 작업을 통하여 이미 3만 5천 장의 번호판이 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번호판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자뭇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 뿐 아니라 라이트 형제가 실제로 역사상 첫 비행을 한 장소는 노스 캐롤라이나 주의 키티 혹(Kitty Hawk)이라는 곳입니다. 만약 오하이오 주가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기를 자동차 번호판 디자인으로 사용한다면 노스 캐롤라이나 주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Debate over Wright brothers flight reignites in NC after Ohio’s license plate mistake_www.newsobserver.com_10/22/2021) 오하이오 주는 새로운 자동차 번호판 디자인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자초하는 듯이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오하이오 주가 새로운 자동차 번호판을 사용한다는 공식적인 발표가 없습니다. 아마도 앞에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 때문에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디자인을 바꾸어서 새로운 번호판을 도입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라고 하여서 이와 유사한 시행착오가 없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차잇점은 시행착오를 인정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한번 내린 결정을 고수한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되지 않을 일을 우격다짐으로 밀고 나가는 것을 봅니다. 자기 돈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을 세금으로 버젓이 행하고 있습니다. 자살로 물러난 전임 서울시장이 만들어 놓은 제로 페이도 그러한 예 가운데 하나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9. 2. 1. 참조) 그 동안 효용가치가 지극히 의심스러운 이 제도의 사용을 독려하는 데에 서울시 뿐 아니라 중앙정부까지 나서서 거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479억 써서 120만 곳 가맹점…55%는 결제 '제로'_SBS news_2021.10.05.) 중앙정부의 돈 거금 479억원을 들여서 가맹점을 늘렸으나 그 가운데 반 이상이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가맹점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한 술 더 떠서 제로 페이 사용을 거듭 독려하는 행사를 심지어는 해양수산부에서도 진행하였습니다. (관련기사: `대한민국 수산대전-전통시장 제로페이 행사` 활성화 영상 공모전 개최_mk.co.kr_2021.10.14.) 중앙정부의 모든 부서가 나서서 제로 페이를 지원하는 듯이 보입니다. 아마도 현집권 세력의 진영에 속하였던 전임 서울시장에게 과오가 있었다는 것을 드러내기 싫어서인 듯합니다. 자신들의 진영에서는 잘못이 있을 수 없다는 일종의 아집이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지금까지 나타난 바로는 제로 페이는 무엇인가 사용 방법에 혁신적인 변화를 주어서 사용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입니다. 사용자가 금액을 입력하고 바코드를 읽히는 번거로움을 좋아할 소비자는 없습니다. 그저 휴대전화에 앱을 가동하고 그 앱에 자동으로 나타나는 바코드를 읽히면 결제가 이루어지는 여느 신용카드처럼 사용이 간편하여야 합니다. 사용의 불편함은 그대로 놓아둔 채로 각종 유인책만 쓴다고 소비자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제로 페이의 사용을 독려하는 행사에 사용되는 예산을 제로 페이의 사용 방법 개선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제로 페이의 사용 비율을 높이는 데에 효과적일 것입니다. 제대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기업에서 자기네 제품이 이렇게 소비자에게서 환영을 못 받는다고 하면 필시 그 제품을 철수하거나 대대적인 개선을 시도할 것입니다. 결코 막대한 마케팅 자금을 쏟아 붓지는 않을 것입니다. 안 팔리는 제품에 마케팅 비용만 투입한다고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정부 공무원도 실수를 할 수 있고, 착각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 이를 즉시 시정하여야 합니다. 잘못된것을 억지로 우기면서 그대로 밀고 나가면 재정은 재정대로 낭비 되면서 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만약 미국의 오하이오 주에서 처음 디자인했던 자동차 번호판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였다면 두고두고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가 거꾸로 날아간다는 비아냥과 조롱을 받는 자동차 번호판을 전 오하이오의 주민(州民)이 자신들의 자동차에 붙이고 다녀야 했을 것입니다.

잘못 된 것은 빠르게 고쳐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고 틀렸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옳다고 우기는 사람은 매우 비겁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잘못된 결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려고 예산을 낭비하는 사람은 공적인 일을 맡을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조금씩 줄어들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