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富者減稅? - 2024. 8. 2.

jaykim1953 2024. 8. 2. 06:05

지난 주 정부가 상속세 개선안을 발표하였습니다. 그 동안 야당 쪽에서도 과도한 상속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상속세 개선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도 헛되이 야권에서 즉시 ‘부자감세’(富者減稅)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관련기사: 상속세 자녀공제 5억 ‘파격’…다시 시동 걸린 ‘부자감세’-sisajournal.com-2024.7.26.) 아마도 정부안은 야권의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실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누더기처럼 이곳 저곳 내용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처음 의도와는 많이 다른 내용이 될 것이고 그나마 국회를 통과한다면 다행일 것입니다.
일부 선동을 위한 구호들은 현실과 많이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선동적인 구호의 파괴력은 대단합니다. 한 마디의 선동적인 구호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하여서는 재미없고 지루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선동적인 구호가 먹혀 들어가는 것입니다. “부자감세”도 그러한 선동적인 구호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상속세를 개선한다고 하여서 부자만을 감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부자들이 평소에 부담하는 세금 금액이 상대적으로 훨씬 크므로 같은 비율의 감세를 하게 되면 당연히 부자들이 감면 받는 세금의 금액이 커지게 마련입니다. 이를 부각하여 마치 부자들만 커다란 혜택을 받고 중산층과 서민층은 혜택이 없는 듯이 몰아 가는 것은 선동에 불과합니다. 부자만 세금을 감면 받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 뿐 아니라 부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부자 나라입니다. 가난한 사회적 약자층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 사회주의 국가들 가운데 부자 나라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힘 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낙원을 만들겠다고 하던 쿠바나 북한을 보면 그들 국가는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 되어 있습니다. 아주 초보적인 생각을 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부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에는 자연스럽게 부자들이 많아집니다. 그에 따라 세금도 많이 걷히고 사회 기반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게 됩니다. 반대로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세금도 적게 걷히고 재정이 어렵게 됩니다. 어려운 재정은 곧바로 부실한 사회 기반 시설로 이어지게 됩니다. 결국 부자가 많은 곳에 사회적인 기초가 잘 갖춰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가급적 부자들이 많이 사는 나라가 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려면 부자들이 살기 편하고 좋은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설명이 저만의 주장은 아닙니다. 이미 1 년 전에 북유럽의 사례가 보도된 적이 있고, (관련기사: 상속세 폐지했더니 … 가업승계 빨라지고 조세회피도 안하더라- mk.co.kr- 2023. 9. 15.) 최근 언론에서 가혹한 세금을 피하여 해외로 도피하는 사례들에 대한 보도가 여러 건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가혹한 상속세에…기업인·자산가 싱가포르行 러시-hankyung.com- 2024. 1. 28., 유럽 ‘수퍼 리치’들이 두바이에 몰리는 까닭-chosun.com- 2024. 7. 21.)
최근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도 상속세 감면을 통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젊은 층에게 상속세 부담 없이 주택 상속을 가능하게 하면 출산율을 높일 수 있으리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출산율과 집값의 상관관계-edaily.co.kr_ 2024. 1. 12.) 기사에서는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가장 큰 세 가지 이유가 (1) 일과 양육의 양립이 어려움, (2) 고비용 교육 문제, (3) 부동산 가격 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육아, 교육, 자기 집 마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아와 교육은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회, 교육 정책적인 문제가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 반면 자기 집 마련은 상속 부동산에 대한 상속세 면제만으로 비교적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온전히 집 한 채를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받을 수 있다면 자기 집 마련에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기 집을 마련하려고 지금과 같이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지금의 상속세 제도 아래에서는 집 한 채를 물려 받더라도 상속세로 집 값의 반을 물어내야 하므로 집을 온전히 물려 받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살 집을 스스로 장만하여야 합니다. 집 장만을 위하여 경제적으로 쪼들릴 뿐 아니라 온전한 집 한 채도 없이 자식을 키우기 싫다는 심리적인 저항감까지 더해질 수 있습니다. 부동산 상속세를 없앤다면 이러한 부담 한 가지라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동안은 상속세가 부(富)의 사회적 재분배라는 선기능을 하는 효자 세금으로 인식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이미 소득세를 납부하였음에도 사후에 그 부가 상속된다는 이유만으로 또 다시 상속세를 과세하는 것은 전형적인 중복과세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상속세는 상속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 괴로움을 주는 기능 이외에는 별다른 효능이 없음에도 폐지되지 않는 이유는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는 것뿐입니다. 이는 전혀 논리적이지 못한 포퓰리즘일 뿐입니다. 가난한 사람의 카타르시스를 위하여 가혹한 상속세를 물리는 것은 나라 전체의 경제에 대한 자해(自害)에 불과합니다. 돈 많은 사람들을 괴롭힌다고 하여서 가난한 사람들이 잘 살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돈 많은 사람들이 살기 힘들게 되면 그들이 나라를 떠나면서 오히려 나라 살림이 어려워지고 가난한 사람들의 복지를 위한 재정이 나빠질 염려가 생깁니다. 상속 재산을 빼앗지 말고 부자들이 계속 우리나라에 남아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상속된 재산은 대체로 두 가지로 사용됩니다. 첫째는 산업자본으로 재투자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상속받은 사람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산업 자본으로 재투자되는 것은 매우 건설적인 일이고, 소비가 늘어나는 것 또한 전반적인 나라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일입니다. 상속세를 없애는 것이 결코 나라 경제를 위하여 나쁜 일이 아닙니다. 서민층과 가난한 사람들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상속세를 없애던가 파격적으로 축소하여서 나라 경제를 일으키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 옳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싱가폴, 캐나다, 호주, 스웨덴,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스위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뉴질랜드 등의 국가는 상속세가 없습니다. 그리고 미국, 독일 등에서는 배우자에게 상속되는 재산에는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으며, 자녀에게 상속되는 재산에 대하여서도 상당히 높은 금액은 비과세합니다. 미국의 경우 1,300만 달러, 독일의 경우 2,600만 유로까지는 상속세 면제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상속세를 없애거나 파격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하여야 할 것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BCI 밀란- 2024. 8. 16.  (1) 2024.08.16
R의 공포- 2024. 8. 9.  (1) 2024.08.09
아침 이슬- 2024. 7. 26.  (3) 2024.07.26
벼락치기- 2024. 7. 19.  (1) 2024.07.19
VIX 거래- 2024. 7. 12.  (1) 202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