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8월 5일은 우리나라 증시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커다란 충격이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는 ‘R의 공포’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며 그야말로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관련기사: 美 증시도 'R의 공포' 덮쳤다 … 다우-S&P500, 2년 만에 최악-newdaily.co.kr- 2024. 8. 6.)
우리나라에서는 증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R의 공포’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어떻게 말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영어로는 ‘R의 공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못 보았습니다. 영어로는 ‘recession fear’ (불경기 공포)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우리끼리 사용하는 말에 애써서 영어 알파벳을 동원하여 ‘R의 공포’라 부를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그저 ‘불경기 공포’ 혹은 ‘리세션(recession) 공포’라 하여도 충분할 듯합니다.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던 우리가 ‘R의 공포’라 부르는 일종의 패닉 현상은 증시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지난 월요일에 경험하였던 증시의 폭락도 R의 공포에서 비롯된 현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러 언론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므로 ‘R의 공포’가 끼치는 영향에 대하여 제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이미 저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R의 공포’과 연관된 여러 현상 가운데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의 역조(逆潮, inverse 혹은 inverted)입니다.
수익률은 장기 수익률이 단기 수익률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1년 수익률이 5%라고 한다면, 2년 수익률은 5% 보다 높아집니다. 그 이유는 1년 후에 5%의 이자를 받아서 그 이자를 재투자하면:
{(1+0.05) x (1+0.05)-1}/2= {(1+0.05)²-1}/2 = (1.1025 – 1)/2 = 5.125
가 됩니다. 소위 복리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익률의 변동이 예상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장기 수익률은 단기 수익률보다 복리 효과만큼 높아야 합니다. 거기에 향후 수익률의 변동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어 실제 수익률이 결정됩니다.
단기 수익률과 장기 수익률을 기간별로 그래프를 그리면 우상향(右上向)의 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그런데 향후 수익률의 하락이 예상될 때에는 수익률 곡선이 반대로 우하향(右下向)의 곡선을 그립니다. 수익률이 떨어질 것이 예상되면 자금을 빌리는 수요는 단기에 몰리고 장기로 자금을 빌리지 않으려 합니다. 그 반면 수익률이 떨어지기 전에 장기간 자금을 빌려주려는 공급이 몰리고 이자율이 단기간에는 자금 공급이 줄어들게 됩니다. 수요가 늘고 공급이 줄어드는 단기 수익률은 오르고, 공급이 늘고 수요가 줄어드는 장기 수익률은 떨어지게 되어 단기 수익률이 장기 수익률에 비하여 높아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수익률 곡선은 정상적인 수익률 곡선에 반하여 우하향 곡선이 됩니다. (다음 그래프 참조)
그런데 현재의 수익률 곡선은 우하향의 기울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나 단기 수익률 곡선은 가파른 우하향 곡선입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
2024년 8월 5일 미국 재정증권 수익률 곡선
현재의 수익률 곡선을 보면 향후 수익률이 하락할 것을 시장이 확신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FED는 빠른 시일 안에 이자율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이미 수익률 하락을 확실하게 예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FED가 이자율 조정을 미적이게 되면 시장은 FED의 시장 판단을 불신하게 될 것입니다. 증시가 하락하고 경제가 불경기에 빠져드는데 FED가 이자율 조정을 늦추고 있다면 이는 경제가 망가지는 것을 아무 대책 없이 지켜만 보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경기를 살리고 고용을 늘리려면 이자율을 빠른 시일 안에 낮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FED가 아무리 시장에 빠르게 대처한다 하더라도 정해진 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연준 공개 시장 위원회)의 회의 스케줄에 따라 의사 결정을 하게 됩니다. 다음 FOMC 회의는 9월 17-18일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https://www.federalreserve.gov/monetarypolicy/fomccalendars.htm 참조) 그 때까지는 시장에서 확실한 이자율 변동의 방향을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소위 FED watcher (연준 관찰자)라 불리는 각 금융기관의 분석 전문가들이 FED의 이자율 하향 조정에 확신을 가질 뿐 FED가 이자율의 움직임을 미리 확인을 해 주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시장이 요동치고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면 가격 변동성을 반영하는 VIX는 크게 오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4. 7. 12. 참조) 지난 7월 12일 저의 칼럼에서 VIX를 매입하는 거래를 추천하였었고 그 당시 VIX의 수준은 12 - 13 이였습니다. 지난 월요일 VIX의 종가는 33에 육박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
시장이 불안할 때에도 나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트레이딩 테크닉은 있습니다.
‘R의 공포’라 하여 막연히 공포심만을 가질 것이 아니라 이럴 때일수록 시장의 움직임을 잘 관찰하고 수익을 올릴 방법을 강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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