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시간이 지났습니다만, 지난 5월 인터넷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스포츠는 축구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Most Popular Sports In The World in 2024_bestdiplomats.org_5/1/2024) 축구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라는 것에는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것입니다. 그러나 뜻 밖에도 세계에서 인기 2위인 스포츠는 우리에게는 많이 낯선 크리켓(Cricket)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켓을 한다는 사람을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서 싱가폴을 방문하였던 1981년에 그 곳에서 일부 스포츠 매니아들이 크리켓 경기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크리켓의 룰도 익숙하지 않고 플레이하는 방법도 잘 알지 못하여 그 당시에는 크게 흥미를 느끼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영연방 국가들, 과거에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들에서는 크리켓이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크리켓 클럽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클럽에 가입하여 클럽 멤버들과 함께 크리켓 경기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크리켓은 여러 나라에서 매우 사랑받는 스포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야구가 축구 못지 않게 인기 있는 스포츠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야구는 그리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오히려 크리켓이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부동의 인기 1위 스포츠는 축구이고 부동의 인기 2위 스포츠는 크리켓입니다. 인기 3위의 스포츠는 조사 기관이나 시기에 따라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체로 테니스, 골프, 하키, 농구 등이 인기 3위의 스포츠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야구는 전세계적으로는 7위 이상의 자리를 차지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스포츠뿐 아니라 금융상품으로 인기 순위를 매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금융상품 가운데 가장 많은 고객을 가지고 있는 상품은 아마도 요구불 예금(demand deposit)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 활동을 하려면 가장 먼저 입출금이 자유로운 은행 계좌 하나는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저축예금 또는 자유저축예금 등의 이름을 가진 계좌가 많이 쓰입니다. 과거에는 보통예금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었으나 보통예금보다는 이자를 조금 더 지급하는 저축예금이 더 선호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제활동을 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저축예금 또는 보통예금 이라는 이름의 요구불 예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 특히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경우에는 가장 기본적으로 은행에 개설하는 예금은 수표를 발행할 수 있는 당좌예금(checking account)입니다. 미국의 예를 보면 수표를 발행하는 예금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름은 checking account, NOW account, Super NOW account 등 여러 가지 다양하게 불리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성격은 수표를 발행하는 계좌입니다. NOW 라는 말은 Negotible Order of Withdawal의 약자로서 Negotiable Order of Withdrawal 은 곧 수표를 이르는 말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3. 1. 18. 참조)
우리나라에서는 축구와 야구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축구 못지 않게 크리켓이 인기 있는 스포츠이고 야구는 오히려 순위가 쳐지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수표를 발행하는 당좌예금이 그리 크게 인기 있는 금융상품이 아니지만, 해외에서는 당좌예금이 가장 많이 쓰이는 예금입니다. 이렇듯 각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고 인기 있는 금융상품도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당좌예금이 전혀 인기 없는 금융상품입니다. 당좌예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수표를 발행하는 편리함이 있는 금융상품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당좌수표를 발행하는 예금을 개인이 개설하는 경우는 지극히 드뭅니다. 과거에 가계 당좌 예금이라는 예금 상품을 만들어서 가계 당좌 수표 1 장당 최대 30만원까지 발행할 수 있는 예금 상품을 만들어서 은행들에게 이 예금 상품을 개인들에게 활발히 판매하도록 강요(?)하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이 당좌예금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당좌 차월을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당좌예금을 크게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반면 외국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요구불 예금은 당좌예금입니다.
당좌예금의 가장 큰 특징은 수표의 발행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수표를 받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개인이 발행한 수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외국에서는 어떻게 당좌예금이 지금과 같이 가장 보편적인 요구불 예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우선 서구의 사회는 신용이 없이는 살아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회는 거짓말을 하고 남을 속이더라도 잘만 사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 반면 서구 사회에서는 신용을 잃은 사람은 상거래, 금융 거래가 불가능해집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의 차이가 금융 거래 관행을 다르게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저도 개인 수표를 받는 것은 무엇인가 꺼림칙한 느낌이 듭니다. 차라리 계좌 이체를 받아서 즉시 입금을 확인하는 것이 마음 편하지 공연히 수표를 받았다가 그 수표가 부도라도 나게 되면 귀찮아질 것을 염려하게 됩니다. 웬만큼 미더운 사람이 아니라면 상대방이 발행하는 수표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즉,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반면 서구 사회에서는 부도 수표를 발행하였다가는 신용사회에서 매장되어 금융 거래뿐 아니라 경제활동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웬만하여서는 부도가 날 수표를 발행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상대방이 수표를 지급하여도 선뜻 받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그 수표가 부도가 난다 하여도 상대방에게 수표가 부도 났음을 알리고 다시금 지급을 요구하여 돈을 받아냅니다. 이런 경우에 이미 금융기관을 통하여 상대방 수표가 부도가 난 것이 알려지게 되므로 상대방은 신용 점수가 급격히 하락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개인들에게 적용되는 신용등급 점수는 Fair Isaac Corporation 이라는 신용 정보 기관에서 매기는 신용점수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 점수는 0에서 850 점까지의 스케일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300점 이하는 신용등급을 측정하는 의미가 없는 최악의 상태입니다. 따라서 300 – 850의 스케일을 가지고 신용 평가를 합니다. 참고로 저의 신용 등급 점수는 842점으로 ‘예외적’ (Exceptional)으로 좋은 신용등급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축구와 야구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축구 다음으로 크리켓이 인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와 바깥 세계에는 이런 차이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는 당좌예금을 사용하지 않지만 해외에 나가서 경제활동을 하려면 은행에 찾아가 제일 먼저 당좌예금- checking account-를 개설하여야 합니다.
글로벌(global) 시대입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 나시는 때에 크리켓의 규칙도 한 번쯤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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