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캘리포니아 어게인! - 2016. 1. 22.

jaykim1953 2016. 1. 22. 00:05


캘리포니아 어게인


캘리포니아에 다시 찾아 왔습니다. 2년 전부터 겨울을 나러 이 곳에 오기 시작하였는데 지난 가을에도 또 한 번 왔었고, 벌써 4번째 오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대너 포인트(Dana Point, CA)!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10시간 남짓 오면 미국 서부의 관문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합니다. 그 곳에서 차를 타고 약 한 시간 정도 남쪽으로 내려와야 대너 포인트에 도착합니다.


오는 길에 부에나 파크 (Buena Park)라는 타운에 있는 한국 식품점에 들러 간단한 밑반찬과 쌀 등을 사서 우리가 렌트한 집으로 왔습니다. 그 곳 식품점- 슈퍼 마켓 입구에 자그마한 한인 은행 지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름은 패시픽 씨티 뱅크 (Pacific City Bank)였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하였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짐을 풀자마자 인터넷으로 Pacific City Bank를 검색하여 보았습니다. 우리 말 이름은 태평양 은행이고, 2003년에 설립된 총자산이 9억 달러( 1조원)가 채 되지 않는 소규모 은행이었습니다. 그래도 이익 규모는 2013년도에 2천만 달러 이상, 2014년에 1천만 달러 이상 올렸습니다. 총자산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2013 2.83%, 2014 1.32% 에 이릅니다. 이는 우리나라 은행들의 총자산 수익률 평균치 2013 0.2%, 2014 0.3%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익률입니다. (자료: e나라지표 은행 총자산 수익률)


이 은행이 한인타운의 커뮤니티 뱅크를 대표하는 은행은 아닙니다. 좀 더 규모가 큰 BBCN 이나 한미 은행 등의 총자산 수익률도 1.1~1.5% 수준입니다. 실제로 규모가 작은 금융기관을 잘만 운영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은 그 동안의 기록을 통하여 자주 보아 왔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생존하지 못하고 문을 닫거나 다른 금융기관에 흡수합병 되는 사례 또한 무수히 많이 보았습니다.


제 주변에 계신 분들 가운데 미국의 한인 커뮤니티 은행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의 한결 같은 질문은, “소규모로 작게 시작하여야 수익성이 좋은가, 아니면 대규모로 투자를 하여 큰 이익이 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가?” 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설립하려는 은행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미국에 있는 한인 커뮤니티 은행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주가는 곤두박질을 쳤습니다. 한인타운 커뮤니티 은행 가운데 한미은행의 지주사인 한미금융(Hanmi Finance Co. 나스닥 심볼 HAFC)의 주가를 살펴 보면;


2006 12 $180을 넘는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9 3월에는 $6까지 떨어졌습니다. 1/30 가격으로 떨어지는 데에 불과 2년 남짓 걸렸습니다. 지금은 많이 안정되어 $20 전후의 가격을 보이고 있습니다.한미은행의 현재 총자산 규모는 약 42억 달러이며, 매 분기당 이익은 약 12~13백만 달러 수준입니다.


미국에 있는 한인타운 커뮤니티 은행들이 2008년을 전후하여 겪었던 어려움은 다분히 한국적인 정서에 의한 경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당시에 부실 자산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부실 자산이란 부실대출입니다. 대출금의 상환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이자 지급이 늦어지거나 아예 안 이루어지는 상황을 일컫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실 자산- 부실 대출이 늘어난 원인을 살펴 보면; 우리나라식 청탁 문화의 산물이라 하여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한인 커뮤니티 은행들의 주주, 이사는 대부분 한국사람들- 재미동포-입니다. 이들은 전문적인 금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전혀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주변의 친지, 친척, 선후배, 동료, 거래관계자 등의 부탁을 받고 은행에 압력을 넣기 일쑤였습니다. 이들은 스스로 부당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반적인 정서상 주주 혹은 이사회 이사가 은행 직원들에게 언질을 주게 되면 은행직원들은 그만큼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청탁에 의한 대출은 신용상태 혹은 대출 상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지면서 대출을 받아간 사람들의 사업이 어려워지고, 담보의 가격은 떨어지면서 대출의 부실화가 가속되었던 것입니다.


한미은행은 2008 4분기부터 2010 3분기까지 8분기 ( 2) 동안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2010 4분기에야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관련기사: www.koreadaily.com 2011.1. 28._한미은행 흑자) 이 은행이 적자를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부실자산에 대한 대손처리(write-off)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실자산이 그렇게 많이 쌓이게 된 데에는 은행의 경영에 금융의 비전문가들이 참여하였다는 것이 근본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이 곳 한인 커뮤니티 은행들도 많이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과거와 같이 금융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은행경영의 중심에 깊숙이 관여하는 일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불필요한 과당경쟁은 피하고 은행경영의 내실을 기하려 합니다.


때 마침 서울에서 들려오는 뉴스는 금융 상품의 좋지 않은 결과에 관한 것입니다. 홍콩 H 지수의 하락과 이에 연계된 ELS의 손실 소식입니다. (관련기사: hankyung.com/2016_1_21_ELS, 무너지는H지수)제가 그 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였던 ELS의 리스크가 가장 안 좋은 방향으로 나타나고야 말았습니다. (2012.4.20.금요일 모닝커피, 2012.5.4.금요일 모닝커피, 2015.12.4. 금요일 모닝커피 참조)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속절없이 계속 떨어진다는 소식만 들리는 홍콩 H지수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면서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H지수가 왜 떨어지는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지, 또 이런 상황에서 손실을 줄이려면 어떤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설사 어떤 가능한 대책이 있는지 안다고 하더라도 그런 거래를 할 만한 재력이 없습니다. 이런 투자자들에게 ELS를 팔아 온 증권사, 은행들은 너무나 무책임합니다. 이런 식의 영업을 하는 증권사, 은행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자신의 영업력을 스스로 땅에 떨어트리는 것입니다. 입으로는 고객을 위한다고 하면서 고객이 감당할 수 없는 리스크를 고객에게 떠넘기는 것은 결코 하여서는 안 되는 영업행태입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안정적인 금융기관의 경영을 위하여서는 고객을 보호하여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리고 금융기관 스스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여야 합니다.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금융기관은 궁극적으로 살아 남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고객을 보호할 수도 없게 됩니다.


언젠가 저와 가까운 친구 한 사람이 제게  ELS 샀어라고 말하기에 제가 마구 화를 내며 그런 것을 사려면 사기 전에 나하고 상의라도 하고 사야지!’ 라고 꾸짖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조금 심한 표현을 사용하여서 그 친구는 조금 섭섭해 하였을지 모르나, 지금 같은 상황을 본다면 오히려 고마워할 수도 있습니다.


제 글의 독자분들께서도 보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서 투자하시고, 과도한 욕심은 피하시기를 간절히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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