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2016. 12. 미국의 금리 인상- 2016. 12. 23.

jaykim1953 2016. 12. 23. 10:33


지난 주 목요일 (12 15) 아침 눈을 뜨니 미국에서는 드디어 금리 인상의 서막을 올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를 톱 기사로 다루었습니다. (관련기사: wsj.com/fed-raises-rates-for-first-time-in-2016-anticipates-3-increases-in-2017) 이 기사를 읽어 보면 이날 0.25% 포인트 인상한 것만이 아니라 다음 해에는 3 번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뿐 아니라 뉴욕 타임스도 금리 인상에 대한 소상한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관련기사: nytimes.com_2016/12/14/fed-interest-rates)

이 기사에서는 금리 인상 배경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첫째, 미국의 경제가 이미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하여 선도적으로 대처할 목적으로 금리를 올린다는 것입니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세금을 줄이고 사회 인프라 구조에 약 1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오일 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효과에도 대비하여야 합니다. 장기 채권 가격은 이미 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이 반영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금리 인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어제의 금리 발표에서 특별히 주목할 것은 2017년 안에 3 차례의 금리 인상이 더 있을 것을 예고하였다는 것입니다. 3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화 하고 그에 대한 분석 기사도 나왔습니다. (관련기사: usatoday.com/2016/12/14/federal-reserve-interest-rates) 이 기사를 보면 모기지, 자동차, 신용카드, 홈 에퀴티 대출의 4 가지 상품의 금융 소비자에게 금리 인상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습니다.

30년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 10 3.47% 였으나 이제는 4.13%로 상승하였습니다. 20만 달러의 모기지를 사용하고 있는 금융 소비자에게는 매월 75 달러의 추가 이자 비용을 부담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10년 재정증권 수익률은 지난 9월 말에 비하여 거의 1 % 포인트 상승하였습니다. 수익률 상승의 주 원인은 도날드 트럼프 당선자의 재정 확장 정책과 인플레이션 효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었습니다.

자동차 대출의 경우 1/4% 포인트 이자율 상승은 25천 달러의 대출을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에게 매월 12 달러의 추가 이자 비용을 부담하게 만들 것입니다.

신용카드와 홈 에퀴티 대출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신용카드 사용자는 리볼빙 크레딧 한도를 이용하면서 연간 평균 16.25%의 이자율을 부담하고 있으며, 이 이자율은 소비자들이 거의 변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느린 스피드로 이자율을 조정할 것입니다. 그 반면 홈 에퀴티 론의 경우에는 연간 이자율이 4.75% 수준이며 향후 수주 동안에 걸쳐 서서히, 그러나 신용카드 이자율보다는 매우 빠르게 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의 분석에 따르면 앞으로 1 년 안에 또 다시 3 번에 걸쳐 0.25%씩 금리가 인상되면 모기지 금리는 추가적으로 약 3/8%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그렇게 되면 20만 달러를 쓰고 있는 모기지 채무자는 월간 약 44 달러의 추가 이자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과는 달리 금리를 동결하였습니다. (관련기사: hankyung.com/2016_12_15 한은 금리 동결) 어찌 보면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고 할 수도 있는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섣불리 금리를 올리기에는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너무나도 암울합니다. 그렇다고 이자율을 낮추는 것은 더 이상 경기 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 동안 금리정책보다는 재정정책 쪽에 더 여유가 있다는 소신을 피력하였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그의 주장은 정부측에 의하여 말을 바꾸도록 요구 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6. 10. 21.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금리 카드를 이용하여 경기를 진작하려는 의도는 불편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니 금리를 내리는 것에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앞장 서고 주변 국가들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도 어쩔 수 없이 금리 인상의 대열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미국은 이미 2017년에 3 번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여 놓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금리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 주목하여야 할 것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 나온 신문 기사를 보면 한국은행이 운신의 폭이 얼마나 제한되어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chosun.com/2016/12/16_ 금리_가계 )b이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 언급한 내용을 보면;

한국은행은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하면 대출자들의 연간 이자 부담이 225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1,300조 원에 달하는 가계 빚의 이자 비용을 감안하면 금리를 섣불리 올릴 수 없으리라는 분석입니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이자율 0.25% 포인트 인상이 전체적으로 2 250억 원의 추가 이자 비용을 발생시킨다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가계 빚 문제가 아니더라도 금리를 인상할 만한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

\ 분기

1

2

3

4

2008

0.5

0.5

0.9

-3.3

2009

0.1

1.5

2.8

0.4

2010

2.2

1.7

1.0

1.0

2011

1.0

0.7

0.7

0.6

2012

0.6

0.5

0.3

0.6

2013

0.7

1.0

0.8

0.9

2014

1.1

0.6

0.7

0.3

2015

0.8

0.4

1.2

0.7

2016

0.5

0.8

0.6

 

 

위의 표를 보면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2년 반 동안 제대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였습니다. 2011 1/4분기에 1%의 성장을 보인 다음 2013 2/4 분기와 2014 1/4분기, 2015 3/4분기에 각각 1%, 1.1%, 1.2%의 성장을 보였을 뿐 계속하여 1%를 밑도는 저성장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되었던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 옵니다. 그만큼 우리가 준비 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 보다는 우리의 경제 현실이 너무나도 암담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논평을 실은 기사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표시"라고 했다. 경제 자신감을 다 잃어버린 우리 입장에선 딴 세상 얘기 같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chosun.com/2016/12/15_ 금리인상 한국경제 악몽)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하고 분양이 안 되면 건설회사가 도산할까 봐 정부가 LTV (Loan to value; 담보 가치 대비 대출 비율), DTI (Debt to income: 소득 대비 대출 비율)를 완화하고 이자를 낮추어서 가계 부채를 늘려주는 해 묵은 경기 부양책이 계속 반복되는 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점점 더 완쾌하기 어려운 불치의 늪으로 빠져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단기간 반짝 효과를 기대하는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체력을 바꿀 수 있는 경제정책이 펼쳐져야 하겠습니다. 이제는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예전에 사용하던 방법을 되풀이하는 경기 부양책이 아닌 새로운 경제정책이 나오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