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12월 15일) 아침 눈을 뜨니 미국에서는 드디어 금리 인상의 서막을 올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를 톱 기사로 다루었습니다. (관련기사: wsj.com/fed-raises-rates-for-first-time-in-2016-anticipates-3-increases-in-2017) 이 기사를 읽어 보면 이날 0.25% 포인트 인상한 것만이 아니라 다음 해에는 3 번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뿐 아니라 뉴욕 타임스도 금리 인상에 대한 소상한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관련기사: nytimes.com_2016/12/14/fed-interest-rates)
이 기사에서는 금리 인상 배경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첫째, 미국의 경제가 이미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하여 선도적으로 대처할 목적으로 금리를 올린다는 것입니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세금을 줄이고 사회 인프라 구조에 약 1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오일 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효과에도 대비하여야 합니다. 장기 채권 가격은 이미 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이 반영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금리 인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어제의 금리 발표에서 특별히 주목할 것은 2017년 안에 3 차례의 금리 인상이 더 있을 것을 예고하였다는 것입니다. 3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화 하고 그에 대한 분석 기사도 나왔습니다. (관련기사: usatoday.com/2016/12/14/federal-reserve-interest-rates) 이 기사를 보면 모기지, 자동차, 신용카드, 홈 에퀴티 대출의 4 가지 상품의 금융 소비자에게 금리 인상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습니다.
30년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 10월 3.47% 였으나 이제는 4.13%로 상승하였습니다. 20만 달러의 모기지를 사용하고 있는 금융 소비자에게는 매월 75 달러의 추가 이자 비용을 부담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10년 재정증권 수익률은 지난 9월 말에 비하여 거의 1 % 포인트 상승하였습니다. 수익률 상승의 주 원인은 도날드 트럼프 당선자의 재정 확장 정책과 인플레이션 효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었습니다.
자동차 대출의 경우 1/4% 포인트 이자율 상승은 2만5천 달러의 대출을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에게 매월 12 달러의 추가 이자 비용을 부담하게 만들 것입니다.
신용카드와 홈 에퀴티 대출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신용카드 사용자는 리볼빙 크레딧 한도를 이용하면서 연간 평균 16.25%의 이자율을 부담하고 있으며, 이 이자율은 소비자들이 거의 변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느린 스피드로 이자율을 조정할 것입니다. 그 반면 홈 에퀴티 론의 경우에는 연간 이자율이 4.75% 수준이며 향후 수주 동안에 걸쳐 서서히, 그러나 신용카드 이자율보다는 매우 빠르게 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의 분석에 따르면 앞으로 1 년 안에 또 다시 3 번에 걸쳐 0.25%씩 금리가 인상되면 모기지 금리는 추가적으로 약 3/8%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그렇게 되면 20만 달러를 쓰고 있는 모기지 채무자는 월간 약 44 달러의 추가 이자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과는 달리 금리를 동결하였습니다. (관련기사: hankyung.com/2016_12_15 한은 금리 동결) 어찌 보면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고 할 수도 있는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섣불리 금리를 올리기에는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너무나도 암울합니다. 그렇다고 이자율을 낮추는 것은 더 이상 경기 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 동안 금리정책보다는 재정정책 쪽에 더 여유가 있다는 소신을 피력하였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그의 주장은 정부측에 의하여 말을 바꾸도록 요구 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6. 10. 21.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금리 카드를 이용하여 경기를 진작하려는 의도는 불편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니 금리를 내리는 것에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앞장 서고 주변 국가들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도 어쩔 수 없이 금리 인상의 대열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미국은 이미 2017년에 3 번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여 놓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금리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 주목하여야 할 것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 나온 신문 기사를 보면 한국은행이 운신의 폭이 얼마나 제한되어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chosun.com/2016/12/16_美 금리_가계 빚)b이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 언급한 내용을 보면;
한국은행은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하면 대출자들의 연간 이자 부담이 2조25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1,300조 원에 달하는 가계 빚의 이자 비용을 감안하면 금리를 섣불리 올릴 수 없으리라는 분석입니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이자율 0.25% 포인트 인상이 전체적으로 2조 250억 원의 추가 이자 비용을 발생시킨다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가계 빚 문제가 아니더라도 금리를 인상할 만한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
년 \ 분기 |
1 |
2 |
3 |
4 |
2008 |
0.5 |
0.5 |
0.9 |
-3.3 |
2009 |
0.1 |
1.5 |
2.8 |
0.4 |
2010 |
2.2 |
1.7 |
1.0 |
1.0 |
2011 |
1.0 |
0.7 |
0.7 |
0.6 |
2012 |
0.6 |
0.5 |
0.3 |
0.6 |
2013 |
0.7 |
1.0 |
0.8 |
0.9 |
2014 |
1.1 |
0.6 |
0.7 |
0.3 |
2015 |
0.8 |
0.4 |
1.2 |
0.7 |
2016 |
0.5 |
0.8 |
0.6 |
|
위의 표를 보면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2년 반 동안 제대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였습니다. 2011년 1/4분기에 1%의 성장을 보인 다음 2013년 2/4 분기와 2014년 1/4분기, 2015년 3/4분기에 각각 1%, 1.1%, 1.2%의 성장을 보였을 뿐 계속하여 1%를 밑도는 저성장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되었던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 옵니다. 그만큼 우리가 준비 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 보다는 우리의 경제 현실이 너무나도 암담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논평을 실은 기사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표시"라고 했다. 경제 자신감을 다 잃어버린 우리 입장에선 딴 세상 얘기 같다.’ 라고 이야기한 것은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chosun.com/2016/12/15_美 금리인상 한국경제 악몽)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하고 분양이 안 되면 건설회사가 도산할까 봐 정부가 LTV (Loan to value; 담보 가치 대비 대출 비율), DTI (Debt to income: 소득 대비 대출 비율)를 완화하고 이자를 낮추어서 가계 부채를 늘려주는 해 묵은 경기 부양책이 계속 반복되는 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점점 더 완쾌하기 어려운 불치의 늪으로 빠져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단기간 반짝 효과를 기대하는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체력을 바꿀 수 있는 경제정책이 펼쳐져야 하겠습니다. 이제는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예전에 사용하던 방법을 되풀이하는 경기 부양책이 아닌 새로운 경제정책이 나오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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