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오징어 게임- 2021. 10. 15.

jaykim1953 2021. 10. 15. 05:24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치는 물론이고 대형 경제 사범, 문화, 체육 분야에서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제 관련 범죄 혐의가 있는 사건은 기본이 50억 원, 총액으로는 수천억 원, 또는 조 단위의 금액까지도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미국의 남녀 골프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고진영 선수와 임성재 선수가 나란히 동반 우승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하여도 가장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오징어 게임일 것입니다. 전통적인 개념의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하여 스트리밍하여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대성공으로 인하여 넷플릭스의 주가도 함께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넷플릭스 주가 사상 최고치... ‘오징어 게임’ 효과 톡톡히 봤다_hankookilbo.com)

미국에서도 오징어 게임은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 NBC TV의 아침 쇼 프로인 ‘Today’에서도 오징어 게임 영화를 보도하였습니다. 이전까지 넷플릭스 최대 성공작이라고 하였던 브리저톤 (Bridgerton, Bridgerton_Official Trailer_Netflix-YouTube)을 가볍게 넘어섰다고 합니다. 브리저톤은 정통 드라마로서 고전적인 배경과 스토리로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높였던 것에 비하면 오징어 게임은 파격적인 설정과 내용이면서 전세계 90 개국에서 넷플릭스를 통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련 TV 영상: Korean thriller ‘Squid Game’ is set to become Netflix’s most-watched show_today.com) 저는 아침에 주로 NBC의 투데이 쇼를 시청합니다. 이 날도 TV에서 ‘Squid game’ 이야기를 하여서 좀 더 집중하여 보았습니다. 처음 오징어 게임을 영어로 “Squid game’라고 소개하면서, ‘오징어 게임은 오징어 튀김을 누가 더 바삭하게 튀기는지를 경쟁하는 게임이 아니다’ (Squid game is not the game who cooks crispier calamari.)라고 운을 떼었습니다. 그리고는 거액의 돈을 쟁취하기 위해서 게임에 참여하고 이기면 계속 게임을 하게 되지만 ‘지게 되면 목숨을 잃는다’ (Losers lose their lives.)는 것입니다. 같은 날 저녁에는 몇 달 전에 #Dadvice라는 해쉬 태그로 제가 소개하였던 (금요일 모닝커피-2021. 6. 25. 참조) NBC TV의 저녁 토크쇼인 투나잇 쇼에서도 오징어 게임 출연자를 원격 영상 인터뷰를 통하여 소개하였습니다. (관련 영상: the Cast of Squid Game_The Tonight Show_Jimmy Fallon) 가히 전세계를 휩쓰는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오징어 게임 영화를 설명하는 말 가운데 제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코멘트는 ‘게임에 참여하고 이기면 계속 게임을 하게 되지만 지게 되면 목숨을 잃는다’는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 몰리면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무엇인가에 정말로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입으로는 목숨을 건다고 하지만 진정 목숨을 걸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을 이야기하면 우리는 흔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필생즉사 필사즉생 (必生卽死 必死卽生)을 생각합니다. 반드시 살 생각을 하면 죽을 것이고, 반드시 죽을 각오를 하면 살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실제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목숨을 걸고 한 사람도 있습니다. 일본의 바둑계에서 7대 타이틀을 모두 획득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명예 본인방 (本因坊, 혼인보) 조치훈 9단입니다. 그는 본인방뿐 아니라 명인(名人), 기성(棋聖, 키세이), 또 다른 기성(碁聖, 고세이), 천원(天元), 왕좌(王座), 십단(十段) 등을 모두 차지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1980년대 초반 첫 기성(棋聖, 키세이) 타이틀 도전에서 7전 4선승의 대국에서 첫 3 판을 내리 내주면서 승부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4판을 내리 이겨 역전승을 거두며 타이틀을 차지하였습니다. 그때 그가 한 말이 ‘목숨을 걸고 둔다’입니다. 이 말은 뒷날 그의 자서전의 제목으로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자필로 쓴 이 문구가 적힌 필통이 판매되기도 하였습니다. (사진: '목숨을 걸고 둔다'_本因坊_趙治勳)  그는 정말로 필사적으로 목숨을 걸고 두었다고 합니다. 불과 6살의 어린 나이에 자신의 삼촌인 당시 우리나라 바둑계의 일인자였던 국수(國手) 조남철 9단의 손을 잡고 일본행 비행기 트랩에 오르는 그의 앳된 모습을 기억하던 사람들은 그가 일본에서 얼마나 독한 훈련을 거쳤길래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두게 되었는지 아연하였습니다. (사진: 조남철 9단 손을 잡고 비행기 트랩에 오르는 조치훈)

그는 목숨을 걸고 두어 일본의 바둑계를 평정하고 7대 타이틀을 두루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이룬 결과를 보면 그가 진정으로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두었다는 말을 믿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진정성이 엿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입으로만 목숨을 걸고 하는 행동으로는 전혀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일이 넘는 단식을 하면서 너무나도 멀쩡히 주변을 활보하고 돌아다니는 정치인을 보면 과연 목숨을 건 단식을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진정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는 사람들은 불과 1 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탈진 상태에 빠져 응급실로 실려 가곤 합니다. (관련기사: 김영삼씨 단식 중단_1983/6/9-동아일보) 불과 2년 전 단식을 하다가 건강이 위독하여져 8일 만에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가는 정치인도 있었습니다.

약 10년쯤 전의 일입니다. 제주도 강정 마을에 해군기지로 쓰일 군항을 건설하는 것을 결사반대(決死反對)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사진: 강정마을 해군 유치 결사 반대 위원회_삼보일배) 그 후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는 건설되었습니다. 그런데 결사반대를 하던 사람 가운데 실제로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결사’ 반대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물론 강한 의지를 표현하는 일종의 레토릭으로 결사반대라는 강한 표현을 썼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사’라는 단어는 그리 쉽게 사용하여서는 곤란합니다. 진정 목숨을 거는 것이 아니면서 섣불리 ‘결사’라는 말을 사용게 되면 말의 진정성과 무게감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금융계에도 목숨을 걸다시피 경영 쇄신을 하여 망하기 직전의 금융회사를 우량 금융기관으로 우뚝 세운 전례가 있습니다. 지금은 코리아 리 재보험으로 이름을 바꾼 한국재보험공사는 1998년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직후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이때 새로이 부임한 최고 경영자가 부진즉퇴(不進卽退ㆍ계속 전진하지 않으면 결국 퇴보한다)라는 정신으로 전사원을 정신무장 시켜 회사를 되살렸습니다. (관련기사: `글로벌 톱 5` 재보험사 꿈꾸는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mk.co.kr_2010. 9. 24.)

손실이 눈덩이처럼 쌓여가고 직원들은 정부 투자기관의 철밥통을 지키기에 급급한 회사에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30%의 직원을 내보내고, 직원들에게 회사의 어려움을 낱낱이 알려 위기감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우리는 망하고 죽는다’는 메세지를 계속 주입하여 직원들을 독려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회사를 살렸습니다. 천만다행인 것은 새로운 CEO의 이러한 변화에 ‘결사반대’하는 직원들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여러 면에서 매우 위태로운 국면에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직후의 한국재보험공사 못지않은 총체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누군가가 우리나라의 경제 방향타를 부여잡은 채 목숨을 걸고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켜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내년이면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NBC TV의 투데이 쇼에서도 마지막에 그런 언급이 있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대선도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처럼 막바지에 몰린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직시하고 목숨을 걸고 우리나라 경제를 살릴 사람이 대통령에 뽑히기를 바랍니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살리겠다고 하면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온 국민을 달콤한 복지의 유혹에 빠트리기 보다는 우리가 처한 위기를 제대로 알리고 목숨을 걸고 이 위기를 벗어나도록 독려하는 지도자가 나오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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