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달라진 세상- 2022. 5. 6.

jaykim1953 2022. 5. 6. 05:53

지난달 말 국내 언론에 실린 논평 가운데 상당히 심각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제목은 전쟁과 인플레, 뒤바뀐 세계입니다. (관련기사: 전쟁과 인플레, 뒤바뀐 세계_hankyung.com_2022.4.28.) 이 기사의 말미에 있는 내용을 일부 옮겨 보면;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흥미로운 보고서를 냈다. ‘더 빅 체인지’란 주제로 2010년대와 2020년대 펼쳐질 세계를 비교했다. 2010년대의 키워드가 ‘평화’라면 2020년대는 ‘전쟁’이다. 2010년대를 지배했던 디플레이션, 양적완화(QE), 민주주의, 세계화란 키워드는 인플레이션, 양적긴축(QT), 독재정권, 민족주의로 치환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의 지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눈여겨봐야 할 키워드는 세계화와 민족주의다.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타결 후 30년간 지속됐던 세계화는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팬데믹 이후 공급망 문제를 겪은 세계 각국은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 떠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탈 행렬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됐다. 변화의 시기에 더해진 전쟁의 파장은 생각보다 훨씬 클 것이다. 한국도 그 영향권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기사에서는 평화 vs. 전쟁, 그리고 디플레이션 vs. 인플레이션, 민주주의 vs. 독재주의, 세계화 vs. 민족주의 등으로 2010년대와 2020년대를 대비하였습니다. 금융과 재정의 측면에서는 양적완화 vs. 양적긴축의 대비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2010년대와 2020년대를 극명하게 갈라놓은 사회적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코비드 19 팬데믹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평화와 전쟁이라는 구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코비드 19의 창궐은 전세계의 거의 모든 분야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유행병의 통제와 예방을 빌미로 각국 정부의 강화된 방역 및 의료 시스템은 정부의 입김과 힘을 키워주면서 정부가 국민을 통제하는 빌미를 제공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의 정부에서는 과거보다는 상당히 강력하게 개인의 자유를 속박하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코비드 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각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긴급 구제 형식의 현금을 쏟아부었습니다. 이로 인한 유동성의 팽창은 지난 10여 년간 일부 국가에서 심각하게 우려하였던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일거에 쓸어버리고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하 내용을 언급한 이 기사는 간략하지만 정확한 상황을 전하고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Global Financial Crisis) 이후 전 세계는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量的緩和, QE, quantitative easing)를 경험하면서 중앙은행의 유동성 완화 움직임이 들불 같이 전 세계로 퍼져갔습니다. 전통적인 통화정책의 일환인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을 통하여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채권을 중앙은행이 사들이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었습니다. 풍부한 유동성은 자연스럽게 이자율을 낮추고 활발한 투자와 이에 따른 경제 성장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나 2020년 들어 전세계를 휩쓴 코비드 19 팬데믹 아래에서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국민들 각 개인에게 정부가 직접 현금을 살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시장 유동성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각 개인들 주머니에 들어간 현금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기 시작하자 화들짝 놀란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준비하며 양적긴축 (量的緊縮, QT, quantitative tightening)에 돌입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2. 4. 15. 참조) 코비드 19 팬데믹 이전과 이후의 삶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과거와 다른 새로운 우리의 하루하루가 아직은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삶이 되지 않을 것은 확실합니다. 과거와는 다른 뉴 노멀이 시작할 것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0. 4. 17. 참조) 과거와 똑같은 논리로 과거와 똑같은 삶을 살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코비드 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가 학습한 것은 변화의 속도와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입니다. 시장상황의 변화는 엄청나게 빨라졌고, 그에 따른 대응 전략의 변화도 빨라야만 합니다. 시장 수요가 바뀌고, 원재료의 조달 상황이 달라지면서 소위 공급 체인(Supply chain)의 문제가 우리 생활 깊숙이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관련기사: Supply chain issues worsening, pushing inflation higher_Fox Business_5/3/2022) 주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생산 장소, 공정, 물류 등의 전략 변화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산업 환경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우선 기업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각종 규제가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기업이 찾는 만금`, 규제부터 풀자_mk.co.kr_2022.5.3.) 그런가 하면 노조의 몽니는 기업활동을 위축시킵니다. 오죽하면 외국인 투자 기업의 CEO가 이임하면서 우리나라의 노조를 향하여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노조 편향 韓에 누가 투자하겠나…떠나는 한국GM 사장 일침_mt.co.kr_2020.4.27.)

정부의 규제와 노조의 적대적 행위는 기업 활동에 치명적인 장애요소입니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코비드 19 팬데믹과 뉴 노멀의 패러다임이 들어서는 시기에 정부의 규제와 노조의 투쟁이 과거와 똑같은 모습으로 계속되어서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공무원의 안일한 보신주의가 격변하는 글로벌 경제의 움직임 속에서 케케묵은 규제의 칼날만 갈고 있어서는 우리나라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습니다. 과감히 규제를 벗어나서 새로운 기업 환경에 적응하는 사업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아울러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하여서는 탄력적인 생산공정의 운영과 생산과 물류의 지역 안배 등 인적자원의 관리를 통한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지나간 수십 년 전의 논리와 사고로 급변하는 오늘의 기업환경 속에서 기업 경영의 발목을 잡는 노조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과격한 노조의 투쟁 행위는 결국 소속 기업을 문 닫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정치권이 개입하여 노조를 부추기게 되면 사태는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관련기사: 쌍용차 아내모임 '강기갑 대표 끌어내라'_mt.co.kr_2009. 8. 6.) 정치권이 개입하여 정리하였다고 하는 노사분쟁은 문제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게 만들곤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문제가 머리를 들고 나와 똑같은 문제로 다시 기업을 어렵게 만들게 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0. 3. 20. 참조)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기업의 어려움은 한층 더 쌓여만 가고 결국에는 기업의 문을 닫게 되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그 때에 가서야 노조는 강경 투쟁을 일삼았던 과거를 후회합니다. (관련기사: 강성·파업 이미지 탈피하겠다…쌍용차 노조 협조 되풀이 강조_hankyung.com-2022. 4. 15.) 이제는 더 이상 노조를 약자로 부각하고 기업의 경영층을 윽박지르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기업이 살아남지 못하면 노조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치열한 기업 경영의 경쟁 상황 속에서 기업의 구성원이 기업에 등을 돌려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노조도 기업의 구성원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우리나라 사회에서 걱정스러운 것은 복지의 무한 증가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유력한 두 후보자가 경쟁적으로 복지 공약을 들고 나왔습니다. 일자리를 찾는 젊은 층에게 무슨 명목으로든 지원금을 현찰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이 넘쳐흘렀고, 복지사회, 천국과 같은 사회보장을 약속하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1. 5. 14. 참조) 그러나 복지를 한 없이 늘리고 사회보장제도를 철저히 마련한다고 국민들이 행복하여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근로 의욕을 저하시키고, 실업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입니다. 사회보장제도란 사회적인 약자에게만 제한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칠 때에 그 힘을 발휘합니다. 듣기 좋은 구호로 보편적인 복지가 결코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복지국가라고 알려진 사회에서 이미 증명된 사실입니다. (관련기사: 복지 천국’ 스웨덴 3 살아보니완벽한 지상낙원은 없더라”_chosun.com_2022.4.30.)

이제 며칠 있으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섭니다. 새로운 정부는 코비드 19 팬데믹 전과 후로 나뉘는 기로에 선 중차대한 이 시기에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살아남고, 한 발 더 나아가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기업의 용기를 북돋아주고 어려움을 앞장서서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해주기 기대합니다. 입에 발린, 그저 듣기에만 좋은 보편적인 복지를 들먹이며, 전국민을 살기 좋게 만들어 주겠다는 사탕발림 허구에 찬 공약은 이제는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제는 국민들도 현실을 직시하고 이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도록 힘을 합하여야 할 것입니다. 세계 경제의 어려움은 우리에게 커다란 파도가 되어 덮칠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고 이겨나가기 위하여서는 경쟁력 있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굳건히 버티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기업을 살리고, 모든 국민들이 합심하여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