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부패- 2013. 10. 11.

jaykim1953 2013. 10. 11. 10:11

 

영국 시민권자의 고발.docx

지난 9 14일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대형 쇼핑 몰 웨스트 게이트(Westgate Mall)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였습니다. 테러범들은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며 모두 72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참사를 일으켰습니다. (관련기사: 2013/09/25_조선일보-케냐_폭탄테러) 사건은 발생 4일 만에 진압되었으나 아프리카 안에서 인접국가간의 얽히고 설킨 인종, 종교, 정치 문제를 여지 없이 드러낸 사건입니다.

이 폭탄 테러 사건이 종료되고 약 1 주일쯤 지난 다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사는 제 친구로부터 이메일이 왔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정보를 알려 주겠다면서 어느 영국 사람이 쓴 칼럼을 첨부하여 보내 주었습니다. (이 글의 전문은 첨부 파일- 케냐 이민을 고려하였던 영국 시민의 고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나는 케냐 여자와 결혼하였고 부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미 10년이 경과하여 케냐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2012 12 월 나는 변호사를 통하여 케냐 국적 취득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였다. 그러자 6십만 쉴링( 750만원)의 뇌물을 요구하였다. (2십만 쉴링은 선금, 나머지는 후불 조건.) 이 뇌물이 없으면 나의 시민권 신청은 거절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공식적인 정부 수수료 2만 쉴링과는 별도로 추가로 요구하는 것이었다. 내 판단으로는 과도한 요구로 보였다. 내 변호사의 이야기로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 돈을 지불하고 시민권을 받아낸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뇌물을 지불하면서 케냐 시민권을 받아내느냐는 나의 질문에 내 변호사는 소말리아의 알 샤바브라고 알려 주었다.

이렇게 뇌물울 동원하여 알 샤바브 사람들이 케냐 시민권을 획득하였던 것이다. 케냐 정부 공무원들이 스스로 케냐를 위험한 테러분자들의 국가로 만들었던 것이다. 나는 이렇게 위험한 케냐의 시민이 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웨스트 게이트의 테러는 올 것이 온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것이 테러의 끝이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영국 사람의 눈에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뇌물을 받고 아무에게나 시민권을 내어주는 케냐의 이민국 공무원들이 한심해 보였을 것입니다. 실제로 알 샤바브가 이번 테러의 주체였음이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소말리아에서 많은 알 샤바브 사람들이 난민 자격으로 케냐의 시민권을 획득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패는 아주 작아 보이는 한 구석에서 시작하여 종국에는 사회 전체를 썩게 만드는 무서운 암()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부패가 만연하게 되는 데에는 공무원들의 나 하나 쯤이야…’, 또는 한강에 오줌 한 방울 떨어진다고…’ 하는 식의 안이한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거기에다가 박봉에 고생하는 나 같은 사람이 이 정도면 깨끗한거지…’ 또는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하는데…’ 라는 자기도취까지 더해지면 부패는 점점 더 만연해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케냐의 공무원들도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리라 추측합니다.

부패의 사례는 아니지만 부패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단초를 짚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의 생전에 있었던 일화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느 날 이병철 회장이 자주 들리는 음식점(요정)의 여주인이 이병철 회장에게 물었답니다. 이회장처럼 많은 돈을 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자신이 돈을 벌 수 있는 혜안을 이회장에게서 배우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이 때 이병철 회장은 이 여주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강한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해 주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느그 식당에 은행 사람들 자주 오쟤? 은행 사람들이 오거덩 누가 밥 값을 내는가 단단히 보거래이. 은행 사람하고 같이 온 사람이 밥 값을 내거덩 밥값 내는 사람 회사 주식은 팔그레이. 언젠가는 은행 사람들이 밥 값을 내는 때도 있을기다. 그라몬 은행 사람하고 같이 온 사람 회사가 어덴고 알아가가 그 회사 주식을 사그레이.”

표준어로 바꾸면; ‘은행 사람들이 와서 식사를 할 때에 누가 밥 값을 내는지 잘 보아라. 은행 사람과 같이 온 사람들이 밥 값을 내거든 밥 값을 낸 사람의 회사 주식은 팔아라. 언젠가 은행 사람들이 밥 값을 내거든, 그 은행 사람들과 함께 온 사람 회사의 주식을 사거라.’

, 은행 사람들에게 밥을 사주는 회사는 무언가 부족한 면이 있어서 이를 만회하려고 은행 사람들을 접대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은행 사람들이 대접을 하는 회사는 사업성도 좋고 안전한 회사여서 은행 입장에서 거래를 하고 싶어하는 회사일 테니 그 회사의 주식을 사두라는 것입니다. 은행 사람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는 것이 곧 부정한 방법이라는 예단은 옳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은행에서 접대를 하는 회사보다는 부족할 것이라는 판단은 쉽사리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는 10여 개의 한인 커뮤니티 은행들이 있습니다. 이들 은행들은 2008년초까지만 하여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예를 들어 미주 한미은행의 지주회사인 한미 파이낸셜(NASDAQ 거래 기호 HAFC)의 주가는 2008년 초만 하여도 주당 $78을 넘어 서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1년 뒤 이 회사 주식가격은 주당 $6까지 떨어졌습니다. (현재는 약 $16~17 수준입니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부실 대출이 예상외로 많이 발생하여 주가를 떨어트렸습니다. 이 은행뿐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 은행들 대부분이 부실대출로 인하여 경영이 매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 때에 한인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던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한인 은행의 대주주와 고위직 인사들의 청탁으로 인하여 이루어진 대출은 거의 모두 부실 대출이 되었다고 합니다.

정상적인 대출 심사를 통하여 대출이 이루어질 수 있는 회사는 구태여 대주주나 고위직 임원에게 대출 관련 청탁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무엇인가 부족하거나, 대출 심사 기준에 미달하는 회사와 개인들이 청탁을 하게 되고, 고위직 인사의 청탁으로 인하여 심사 기준의 원칙에 벗어나는 대출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러한 대출은 뒤에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모두 부실 대출이 되었습니다.

한인 커뮤니티 은행의 고위직 직원이나 대주주들은 자신들의 청탁이 은행의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는지 전혀 상상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사람, 두 사람 부실 대출의 씨를 뿌린 것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에는 은행 전체를 어렵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이 당시 부실 대출 가운데에는 청탁에 의한 대출뿐 아니라 정상적인 심사를 거친 대출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대출 청탁 자체가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고 강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출 청탁은 대출 심사의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대출의 진행과정에 개입하는 것입니다. 당장 눈 앞에 보이기에는 커다란 잘못이 아닐지라도 훗날 부실 또는 부패의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대출 심사와 같은 전문적인 분야의 의사결정에 비전문가가 끼어 들어 청탁을 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닙니다.

고 이병철 회장이 간파한 은행을 접대하는 회사와, 은행이 접대하는 회사의 차이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과거 우리의 주변에 여러 가지 청탁이 오고 갔습니다. 그리고 원칙적인 기준에 미흡한 것이 있으면 변칙적인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려 하였습니다. 과거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청문회를 열면서 지나간 정권의 비리를 파헤칠 때면 금융분야의 인사들이 감초처럼 끼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1993/05/19_동아일보_동화은행로비)

이제는 우리나라의 금융 시장에서도 청탁이 많이 사라지고, 변칙적인 거래들도 많이 줄어들었음을 봅니다. 앞으로는 대출 청탁 없는 더욱 건강한 금융사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영국 시민권자의 고발.docx
0.03MB

'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부 (政府) 지원- 2013. 10. 25.  (0) 2013.10.25
국산사자_ 2013. 10. 18.  (0) 2013.10.18
저항- 2013. 10. 4.  (0) 2013.10.04
환갑- 2013. 9. 27.  (0) 2013.09.27
FATCA- 2013. 9. 17.  (0) 201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