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정부 (政府) 지원- 2013. 10. 25.

jaykim1953 2013. 10. 25. 15:53

 

지난 주 금요일 점심에는 고위 공직에 계셨던 선배 한 분과 점심을 함께 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 분으로부터 들은 우스개 소리입니다.

우리나라 여성 골퍼들이 미국 LPGA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이유를 아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당연히 답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분이 알려 주신 답은;

우리나라 정부에 LPGA를 담당하는 부서가 없어서라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나라 정부에 LPGA에 출전하는 여성 골퍼를 선발, 육성, 지원하는 부서가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적을 내지 못하였을 것이라는 자조적인 농담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하신 분이야 이미 고위 공직에서 물러나셨으니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스스럼 없이 말씀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나서 저도 입 맛이 씁쓸하기는 하지만 그 분 말씀이 아주 틀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정부에서 나서서 여성 골퍼 지원,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하면 그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위한 로비와 특별 과외가 횡행하게 될 것입니다. 해외의 현지 골프 경기에서의 적응력이나 경쟁력보다는 국내 선발에서 이기기 위한 우리들만의 경쟁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어떤 분야, 또는 특정 산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담당 정부 부서에서 지원 대상을 선발, 육성, 관리하는 예는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규정과 로비, 인맥, 혈연, 지연, 학연 등이 얽히고 설켜 과정 전체가 복잡해지는 것 또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해당 분야의 효율성과 경쟁력은 떨어지기 십상입니다. 지원 대상에 선발되는 것이 목표가 되어 버리기 쉽고, 일단 지원 대상이 되면 정부의 지원에 안주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제가 보고 들은 것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만, 제가 목격한 사례 가운데 하나를 이야기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벤처 기업들은 대체로 정부의 벤처 지원 대상 기준에 맞추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가 됩니다. 일단 정부의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 처음의 벤처 기업 정신보다는 정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에 매달리게 됩니다. 물론 자금력이 취약하기 이를 데 없는 벤처로서는 그렇게라도 하여서 회사를 살려 나갈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과연 벤처의 자생력(自生力)을 얼마나 키워주고 벤처의 성장에 얼마나 기여하였는지에 대하여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에 안주하면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원치 않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까지 보인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2013_9_18_중앙일보+피터팬증후군)

벤처들은 스스로 비즈니스를 일구려는 노력보다는 정부 프로젝트에 매달려 지원금을 받으려고 하고, 중소기업은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의지하여 성장을 꺼린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합니다. 벤처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게 되고, 정부의 프로젝트가 끊어지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은 성장이 멈춰진 외형은 중소기업, 사업성은 중견기업의 기형적인 형태를 보이게 될 것입니다. 더욱이 중소기업의 카테고리에 들기 위하여 사업분야를 여러 개로 나누어 쪼개서 하나의 중견기업으로 커나가는 것을 피하고 여러 개의 중소기업으로 계속 남기를 원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이라고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합리적인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미국의 벤처, 중소기업 지원 사례를 한 가지 살펴 보겠습니다.

미국 뉴저지 주에는 순영업손실(NOL: Net Operating Loss)에 따른 법인세 감면 이월(移越, carry over)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참조: NJ state/sci & tech/NOL) 이 제도는 정상적인 사업활동을 하면서 발생한 손실에 대하여 미래의 수익에 대한 세금 감면으로 이월하는 것을 활용하여 미래의 세금 감면 혜택(loss carry forward credit)을 당장 현재의 현금화 해주는 방법입니다. 이 제도를 이용하려면 현재 영업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의 도움이 있어야 합니다. 영업 손실이 나는 회사는 현재 영업 이익이 나서 세금을 납부하는 회사에게 자신의 회사가 가지고 있는 미래 세금 이월 혜택을 80%이상의 현금을 받는 조건으로 매도할 수 있습니다. , 미래의 세금 혜택 $100을 포기하고 현재의 현금 $80 또는 그 이상을 받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벤처 또는 중소기업을 창업하였을 때에는 창업 초기 몇 해 동안은 영업 이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창업 초기의 벤처들은 자금력 또한 매우 취약합니다. 이러한 창업 초기의 중소기업이나 벤처에게 당장의 손실에 대하여 미래에 세금 혜택을 주는 것보다는 당장의 현금이 더 절실하고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Net Operating Loss (순영업손실금액)                                  $3,000,000

Corporate Business Tax (법인세율)                                      9%

Tax Benefit Available for sale (미래의 세금 감면 가능액)                   $270,000

Minimum Sale Price of Tax Credit (법인세 감면 이월액) @80%           $216,000 또는 그 이상

 

영업 손실 $3백만의 기업이 미래에 받게 되는 세금 감면 혜택 $27만을 포기하는 대신 $27만의 80%에 해당하는 $21 6천 또는 그 이상의 금액을 당장 현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이용하기 위하여서는 부합되어야 하는 조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 이익이 나는 회사와 영업 손실이 나는 회사가 서로 관련이 없어야 하고, 영업 손실이 나는 회사가 뉴저지 주민을 일정 인원 이상 직원으로 고용하여야 하는 등의 조건입니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과 벤처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이 있습니다만, 일부 내용은 우리나라의 정책과 유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부에서 지원 대상을 선정하여 현금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형태의 지원으로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 년 전에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21세기 유망 산업을 선정하여 해당 분야 기업에 발전기금을 지원하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2003_8/차세대성장동력10대산업) 이 당시 정부가 선정한 산업은 1. 디지털 TV·방송 2. 차세대 이동통신 3. 디스플레이 4. 지능형 홈 네트워크 5. 지능형 로봇 6. 디지털 콘텐츠·SW솔루션 7. 미래형 자동차 8. 차세대 전지 9. 차세대 반도체 10. 바이오 신약·장기 등입니다. ‘차세대’, ‘지능형’, ‘미래형등의 수식어는 부분적으로 애매하거나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미래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정부가 예측하고 지원을 결정하는 것에 대하여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정부 지원에 따르는 정부의 간섭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이라 해도 시장성과 경쟁력에서 뒤지게 되면 과감히 정부 지원을 중단할 필요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정부가 지원할 산업 분야를 정해 놓기 보다는 경쟁력 있고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기업을 찾아서 도와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과 벤처들이 정부의 지원에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이겨 살아남고, 더 나아가서는 크게 번창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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