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듣기 좋은 말- 2014. 7. 4.

jaykim1953 2014. 7. 4. 07:23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경기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나라의 축구경기를 응원하느라 밤잠을 설쳐야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축구 경기를 중계하는 TV 경기를 예상하는 신문 기사를 보면 천편일률적으로 상대는 하다,’ ‘ 경기만 하면 16강이 보인다 긍정적인 글들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개관적이고 냉정한 분석, 우리나라가 경기 기록이나 전력에서 열세라는 기사는 찾아 보기 쉽지 않습니다. 모두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내용의 듣기 좋은 말들뿐입니다.

월드 대회와 같은 경기를 두고 우리나라 대표팀의 약점을 들추거나 우리나라가 탈락할 것을 예측하는 기사는 금기시되어 있는 합니다. 그런 기사를 쓰게 되면 아마도 반민족적이고 비애국적이라고 비판 받을 것만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FIFA 랭킹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더라도 경기력으로 극복할 있다던가 (관련기사: 2014/6/15_스포츠조선_랭킹보다실전중요) 혹은 정신적으로 많은 부담 있을 텐데 빨리 털어버리고 편하게 경기하면 좋은 성적 거둘 있을 이라는 응원의 (관련기사: 2014/6/18_일간스포츠_한방이 있다) 일색입니다.

그러나 일단 16강에서 탈락하고 나자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비판은 기다리기라도 것처럼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옵니다. (관련기사: 2014/6/27_일간스포츠_4년허송세월, 2014/7/2-중앙일보_한국축구민낯) 기사들의 중에는 추첨 때부터 알제리의 풍부한 지중해 역사와 열렬한 축구 문화를 무시한 그저 16 제물이라고 얕잡아 보았던 철학의 부재, 전술의 부존, 이것이 한국 축구의 민낯이다.’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이런 지적을 진작 추첨 당시에는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조금은 곤혹스럽더라도 사태를 추스를 있을 때에 미리 충고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번번이 일이 어긋나고 다음에 그것 봐라 식의 비판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미 일을 그르치고 뒤에야 그럴 알았다 소리는 약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보입니다. 일이 잘못된 다음에서야 있는 날카로운 분석이 사전에 수면 위로 떠올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주요 보직에 등용된 인사를 평하는 신문기사에도 듣기 좋은 일색입니다. ‘뚜렷한 소신’, ‘추진력’, ‘강력한 리더십등이 자주 쓰이는 말입니다. 취임 당시에는 이러한 미사여구로 묘사되던 사람들이 좋지 않은 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 고집불통’, ‘저돌적’, ‘안하무인등으로 표현이 바뀌는 것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국내 금융기관의 인사도 되짚어 필요가 있습니다. IMF 경제 위기 시절에 우리나라 금융가에서는 외국은행 출신을 많이 영입하였습니다. 특히 씨티은행 출신들의 진출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결과가 좋지 않은 일과 연루되면 기존의 금융기관 임직원들은 이들을 가차 없이 씨뱅이’ (*: 씨티뱅크의 발음에서 연유한 은어)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하였습니다.

외국은행 출신의 중용에 때로는 즉흥적이고 적절치 못한 사례도 없지 않습니다. 어느 외국은행의 부지점장이 어느 갑자기 금융감독기관의 국장급 직원이 되는가 하면, 대형 은행의 감사를 역임하고 금융통화위원의 자리에까지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분은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외국계 은행에서 인사를 담당하였던 분입니다. 스스로도 금융에 대한 자신의 전문지식이 충분치 못하였음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외국 금융기관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장점은 세계적인 금융망을 가진 금융기관에서 상대적으로 정비된 규칙과 금융 원칙에 대한 교육과 경험을 쌓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편으로는 모든 지침과 원칙이 본점에서 하달되고, 지점에서는 이를 실행하는 말단 집행기관의 역할만 충실하게 됩니다. 따라서 정책과 원칙을 수립하는 과정을 경험할 없다는 약점도 있습니다.

지금의 금융기관은 소위 관피아 판을 치고 있습니다. 관피아라고 지적 받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이 관련분야의 규정과 국내 상황에 정통하다고 항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생각일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관피아가 주름잡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경영 성적은 초라하기만 합니다. 경영성과의 지표 가운데 자산수익률(ROA, Return on Assets) 자기자본수익률(ROE, Return on Equity) 보면 선진국과의 수준 차이를 실감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1/4분기 기준으로 국내 은행들의 ROA 0.28%, ROE 3.58% 였습니다. (관련기사: efnews.co.kr_2014/5/1_재정건전성빨간불) 같은 기간 미국 은행들은 ROA 1.01%, ROE 8.99% 입니다. (자료: http://www.bankregdata.com )

금융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찾아내어 적재적소에 앉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을 외국은행 출신이라는 이유로 느닷없이 금융기관의 요직에 등용하는 것도 못된 일입니다. 또한 금융기관이 어렵게 데에는 기존의 임직원들도 일말의 책임을 느껴야 것입니다. 금융기관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현실적으로 가장 적합한 인재를 찾아 내어야 합니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라 하여도 가운데에서 그래도 상대적으로 나은 사람을 찾아내어야 것입니다.

금융기관의 수장을 뽑는 위원회에 접수된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모두 스스로를 전문성과 경험을 두루 갖춘 적임자라고 주장합니다. 듣기 좋고 보기 좋은 미사여구를 총동원하여 자신을 과대포장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의 능력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것입니다.

금융기관을 책임지고 이끌어 사람을 선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면서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현재의 시장상황과 금융기관이 처한 경영상태, 개인의 능력 등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남이 놓은 일을 비판하는 것과 자신이 책임지고 하나의 금융기관을 경영하는 것은 다릅니다. 관료 출신이나 학계의 저명인사가 책임 지고 이끌어 가기에는 금융 산업이 그리 간단치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금융 전문가가 금융산업을 이끌고 발전시키는 풍토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