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中國의 一帶一路 - 2015. 11. 13.

jaykim1953 2015. 11. 13. 09:17

지난 주와 이번 주에는 2 개의 비즈니스 포럼에 참가하였습니다. 지난 주의 포럼은 중국과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중국 위안화의 세계 기축통화 가능성, 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일대일로(一帶一路) 등이 토론 주제였습니다. 이번 주에 있었던 포럼은 무역, 통상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주제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메가(mega) FTA, TPP (Trans-Pacific Partnershi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그리고 중국의 일대일로였습니다. 이 두 포럼은 서로 성격과 주제, 접근방법에서 분명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 포럼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내용이 있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정책에 관한 것입니다. 서로 다른 주제의 포럼에서 다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평가나 전망에 대하여서는 두 번의 포럼에서 바라보는 시각(視角)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두 번의 포럼에서 다루어진 중국과 관련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최근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 취하고 있는 대외 경제정책에 대하여 크게 두 가지에 초점을 두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첫째로는 비교적 단기적으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AIIB 가 있고 둘째로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의 일대일로 정책입니다.

AIIB에는 이미 우리나라도 가입을 선언하였습니다. 그 설립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금년 3 G7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영국이 참가할 뜻을 밝히면서 총 57개국이 참가할 의사를 표명하였고 최종적으로는 70개국 이상의 회원국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hankyung.com/2015/10/23_AIIB) 비록 경제적인 목적의 개발금융은행이라는 명목으로 설립된다고 하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여 환태평양 지역의 12개 국가가 설립하는 TPP 에 대응하여 세력을 결집하는 것이 아닌지 미국의 입장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AIIB의 설립에 편치 않은 자세를 취하고 있음은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의 포럼에서 언급한 AIIB에 대한 중국측 입장에서 바라본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AIIB: part of China’s international economic strategy, aiming to promote China’s financial influence”

우리 말로 번역하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중국의 국제경제전략을 반영하여 중국이 발휘할 수 있는 재정적인 영향력을 증진하려는 것이다.’

AIIB는 전혀 정치적인 의도가 없다는 중국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부에서조차 중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을 높이려 한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대일로 정책에 대하여서는, ‘China’s first Pan-Continental strategy’라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대륙을 아우르는 전략이라고 평가 받는 정책입니다. 그와 동시에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할 전략이기도 합니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일대일로를 영어로 번역하면, one Belt one Road Initiative 혹은 Belt & Road Initiative (BRI) 라고 합니다. 하나의 벨트와 하나의 길, 또는 벨트와 길이라는 의미입니다. 아주 오래 전 중국의 한()나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 과거에 아시아와 유럽- 동양과 서양-을 잇는 무역로가 생겼고 이를 실크로드(Silk Road)라 불렀다고 합니다. 일대일로는 이 실크로드를 재건하여 유라시아 지역의 무역을 촉진하자는 의도입니다.  여기에서 벨트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단순히 실크로드가 통과하는 도시들을 잇는 선(, line)으로서의 의미보다는 해당 지역들을 폭 넓게 이어가는 하나의 띠- 벨트-를 형성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결 지역들간의 연계와 상호 교류, 정책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중국이 앞장서겠다는 것입니다. 해당 지역의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해당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합니다. 따라서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일대일로 정책에서 벨트(belt)가 내륙에서 실크로드(inland silk road as economic belt)를 재건하려는 것이라면, (road)은 해상에서 새로운 ‘21세기 해양 실크로드’ (21st century maritime Silk Road)를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일대일로 가운데 일대- 벨트는 특히 중국의 동서간 인구, 경제력 편차를 해소하는 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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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구밀도. 출처: Matt Hartzell’s China Blog)

 

중국의 인구밀도를 나타내는 위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의 인구는 남동부에 편중되어 있고 북서부에는 상대적으로 인구도 적고 경제력도 미약합니다. 이를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경제 벨트를 형성하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벨트가 중국 안에서 국한되면 그 유용가치도 미미해질 뿐 아니라 의미 있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의 북서부 지역을 관통하여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많은 중앙 아시아 지역 국가들을 거쳐 유럽까지 이르는 거대한 벨트를 형성하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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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교통 현황. 출처: 프린스턴 대학 웹사이트)

한편 해상 교통 물량을 보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물동량이 태평양이나 대서양을 건너는 물량보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21세기의 해양 실크로드를 재건하자는 것입니다.

일대일로는 여러 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지적하였듯이 하루 이틀에 이루어질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이러한 프로젝트가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 것인지에 대하여 제약을 두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것은 역시나 중국다운 발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비록 정치적인 주도권 싸움과는 별개라고 하지만 세계경제의 제2인자(G2)를 자처하는 중국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에 주목하여야 하겠습니다. 미국의 뉴 실크로드 이니셔티브 (New Silk Road Initiative관련기사: 2011/09/20_New Silk Road)는 아프가니스탄의 경제를 살리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고,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에 비하면 중국의 일대일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프로젝트에 어떠한 형태로는 동참하려는 것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관련기사: 2015.11.2. 유라시아-일대일로)

우리의 이웃 중국이 가난한 것보다는 부유한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의도하는 정책과 우리나라의 정책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의 일대일로가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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