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연휴의 경제학- 2016. 9. 13.

jaykim1953 2016. 9. 18. 20:10

이번 주 목요일이 추석입니다. 추석을 전후하여 3일간의 연휴가 이어집니다. 이번 주 금요일 모닝커피는 추석 연휴를 앞 두고 화요일에 배달합니다.

이번 연휴는 어제와 오늘,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을 쉴 수 있다면 지난주 토요일부터 이번 주말 일요일까지 9일간의 연휴가 이어집니다. 지난 주 초에는 정부가 이러한 연휴를 장려한다는 공문을 각 민간기업에게 발송하였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chosun.com/2016/9/6_추석 9일 연휴)

기사 내용을 보면 정부는 민간 기업들에게 연차 휴가를 권장하여 직원들이 9일간의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고 그에 대한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의 반응은, “9일간의 휴일이 보장되면 근로자의 여가 보장은 물론 기업 생산성 향상과 내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이었습니다.

이틀 휴일 후 이틀 일하고 다시 5일간 연휴를 하는 것보다 9일간의 연휴를 이어서 쉬는 것이 과연 ‘기업 생산성 향상과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될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분히 정부시책에 호응하여야 하는 경총의 입장을 보는 듯한 구절입니다.

우리나라가 한창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수출에 전력투구하던 때에는 휴일에 쉬는 것을 죄악시하고 휴일에도 일을 하고 수출 증진에 앞장 서는 것이 애국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경향신문_75/11/11_연말까지 휴일에도 근무)

징검다리 연휴일 때에도 휴일과 휴일 사이에 끼인 날에 쉬는 대신 그 다음 휴일에는 출근을 하여 일을 하는 것이 그 당시로서는 ‘기업 생산성 향상과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조치로 평가 받았었습니다. 예를 들어 1979년의 9월말과 10월 초 달력을 보면, 9월 30일은 일요일, 10월 1일은 월요일- 국군의 날 휴일, 10월 3일 화요일- 개천절 휴일, 10월 5일 금요일- 추석 휴일 (당시에는 추석 당일 하루만 휴일이었습니다)과 같이 징검다리 휴일이 이어졌습니다. 아마도 지금 같은 분위기였다면 10월 2일과 4일에 연차 휴가를 쓸 것을 권장하였을 것입니다. (지금은 주 5일 근무로 10월 6일 토요일은 자연스럽게 공휴일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여서 또 다시 9일간의 연휴를 권장하였을 것입니다.


09월 30

10월 01일

2

3

4

5

6

7

 

국군의날

 

개천

 

추석

 

 


그러나 그 때의 분위기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관련기사: 경향신문_79/10/2_ 대기업 몰아쉬기) 10월 5일 공휴일- 추석을 반납하는 대신 10월 2일을 쉬어서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4일간 연휴를 즐기는 방법과 10월 1일 휴일- 국군의 날과 10월 3일 휴일- 개천절을 반납하는 대신 10월 4일과 10월 6일을 쉬어서 10월 4일부터 10월 7일까지 4일간 연휴를 즐기는 방법의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하도록 하였습니다.

1979년 당시로서는 4일간의 연휴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4~5일간의 연휴는 어렵지 않게 자주 접하는 편이고 그 이상 기간이 되면 바로 9일간의 연휴가 이어지게 됩니다. 이는 주 5일 근무에 따른 연휴 패턴의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듯 빈번한 연휴가 과연 어떤 방향으로 효과가 나타날지 우려되기도 합니다. 정부가 바라는 대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경기가 살아날 수만 있다면 그처럼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현실을 직시해 보면, 재계를 대표하는 경총이 현재의 임시 공휴일과 연차를 이용한 정부의 연휴 정책에 찬성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재계가 처음에는 공휴일이 늘어나는 것에 대하여 반대를 하였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관련기사: sisain.co.kr_2016/5/17_재계는 반대) 이 기사를 보면 재계는 공휴일이 늘어나는 것에 반대하였고 그 이유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경총은 2013 4 “만약 공휴일에 일할 경우 최소 250%, 최대 350% 달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라며 공휴일 확대에 반대했다. 경총은 자신들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조업 일수가 줄어들어 광공업 등에서 발생하는 생산 차질이 135093억원, 간접 영향을 받는 산업까지 합치면 생산 감소 효과가 281127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수치는 대체공휴일제를 도입할 때 평균적으로 늘어나는 공휴일 2.3일에, 당시 법정공휴일도 아닌 어버이날이나 제헌절까지 포함해 3.3일로 계산한 결과였다. 대체공휴일 도입에 찬성했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실제로 늘어나는 공휴일 수는 향후 10년간 평균 1.9일이다라고 반박했다. 재계는 연휴가 길어지면 국민들이 해외여행을 더 선호해 국내 경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여기에 나오는 수치들의 정확성에 대하여서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만, 공휴일에 초과 근무를 하게 되면 임금을 250%~350% 지급하여야 하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재계도 공휴일이 늘어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지 않습니다. 찬성의 논리도 비록 정부가 내세운 논리를 복사한 듯 하지만 나름대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재계는 ‘내수활성화라는 찬성 논리를 그대로 따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 8 임시공휴일 1일이 발생할 때 전체 소비지출액은 19900억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13100억원, 취업 유발 인원은 45700명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이 국내 여행에서 쓰는 1인당 평균 휴가 비용을 79600원으로 계산하고, 전체 노동자 50% 임시공휴일을 사용해 여행을 떠났다고 가정한 경제효과 수치였다. 소비가 주로 일어나는 분야로는 숙박·교통·식비·오락문화를 꼽았다.

이러한 논리는 바로 앞에서 반대의 논리 말미에 언급하였던 ‘연휴가 길어지면 국민들이 해외여행을 더 선호해 국내 경기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과 대치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면 통계가 나오겠지만, 연휴를 이용하여 해외로 여행을 나가는 사람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거 70년대의 봉급생활자들은 자조적인 말로 ‘우리의 일주일은 월 화 수 목 금 금 금 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심지어는 일요일에도 출근하여 특근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토요일은 당연히 저녁 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정상근무’를 하였습니다. 그 당시 자조적인 말로 토요일의 ‘정상근무’는 오후 1~2시 퇴근인데 어떻게 토요일에도 9시에 퇴근하는 것을 정상근무라고 부르느냐고 한탄하였습니다. 이렇듯 쉬는 시간 없이 일을 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못하고 생산성도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요즈음처럼 걸핏하면 4~5일 연휴에 그도 모자라서 9일간의 연휴를 정부가 나서서 권장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연휴가 가져다 주는 경제적인 효과- 근로자의 여가 보장은 물론 기업 생산성 향상과 내수 활성화- 를 홍보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밑 돌고 소비는 늘어나지 않아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획기적인 상품 또는 재화, 용역의 개발을 통하여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경기를 살리면서 기업이 살아나고 기업이 지불하는 임금, 비용 등이 전체 경제에 파급되어 국민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는 것입니다. 정부가 공휴일을 늘려 준다고 하여서 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내수가 활성화 되는 것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하여 정부가 앞장서서 공휴일을 늘리기 보다는, 정부는 기업의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 걸은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기업들의 창의적인 연구 개발이 결실을 맺어 우리나라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만한 상품, 서비스의 개발이 이루어져서 기업들이 살아나고 경기가 활성화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