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한번의 실수- 2016. 9. 23.

jaykim1953 2016. 9. 23. 08:56


최근에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youtube.com/worng once & million times right

내용은;

선생님이 칠판에 구구단의 9단을 쓰는데 맨 첫 번째로 9 X 1 = 7 이라고 씁니다. 그리고 나머지 9 X 2 = 18, 9 X 3 = 27, 9 X 4 = 36, 9 X 5 = 45, 9 X 6 = 54, 9 X 7 = 63, 9 X 8 = 72, 9 X 9 = 81, 9 X 10 = 90 은 모두 맞게 썼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맨 처음에 쓴 오답을 보고 비웃습니다. 이에 선생님은 자신이 이와 같은 오답을 의도적으로 썼다는 것을 밝히며, 학생들이 세상에 나갔을 때에 이와 같이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하여 다른 이들로부터 조롱 받을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백만 번의 옳은 답보다는 단 한 번의 틀린 답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단 한번의 실수, 그 것도 맨 처음 시작에 저지른 단 한번의 과오로 인하여 나머지 9번의 올바른 정답은 무시당하고 웃음거리가 됩니다. 이 동영상의 이야기를 하는 선생님 말씀처럼 이 세상은 우리들을 단 한번의 실수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백만 번의 옳은 일, 잘 한 일은 묻혀 버리고, 한 번의 실수는 남들의 주목을 끌고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실수를 한 당사자는 매우 억울하겠지만 이런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 선생님은 한 마디 더 합니다. 그렇다고 세상을 비관하지 말라고 합니다. 원래 이 세상이란 사람들을 다 그렇게 취급하는 것이라고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당부합니다

‘Always rise above all the laughter and criticism. Stay strong.’

(조롱과 비난을 항상 이겨내고 일어서라. 강하게 살아 남아야 한다.)

저도 아이들을 키웠고, 또 지금은 손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 또 청소년들에게는 매우 교육적이고 되새겨볼 만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깊이 명심하여야 할 내용이기도 합니다.

지난 추석 연휴에 저는 가족들과 미국의 라스 베가스(Las Vegas)를 다녀 왔습니다. 물론 주변의 좋은 경관-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자이언 캐년(Zion Canyon), 데스 밸리(Death Valley) 등을 다녀 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이사이에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라스 베가스의 도박장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도박장에 가더라도 이제는 더 이상 도박을 하지 않고 손자들 뒤를 따라 다니느라 바빴습니다만 저의 두 아들은 짬짬이 이런저런 도박을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한 가지 고마운 것은 두 아들들이 도박에 빠져 큰 돈을 잃는 일은 없었습니다. 소소하게 몇 십 달러, 혹은 백 달러 정도를 땄다고 좋아하면서 돌아오기도 하였고, 어떤 날은 몇 십 달러, 혹은 백 달러를 잃고 오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 결과는 거의 본전을 유지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도박장에서 받은 교훈을 이야기합니다. 찔끔찔끔 작은 금액을 조금 따는 듯 하다가도 한 번에 덜컥 큰 금액을 잃게 되는 것이 도박이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합니다.

도박에서 수십 번 베팅을 잘 하였다가도 한 번의 베팅 실수로 가진 돈을 다 탕진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투자에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적용됩니다.

투자 수익을 계산하려면 먼저 예상 수익과 예상 비용, 기회 비용 등을 비교하여야 합니다. 예상 수익은, 예를 들어, ABC회사의 주식을 매입하여 주가가 10% 정도 상승할 것을 기대한다면 예상 수익은 10%가 됩니다. 그리고 주식을 사고 파는 데에 드는 비용- 브로커 비용, 각종 세금 등의 비용을 계산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한나 주목하여야 할 부분은 기회 비용입니다. 10%의 수익을 올리는 데에 10년이 걸린다면 이는 연 () 1% 수준의 수익으로서 자금 코스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기회 비용과 함께 기대 수익을 회수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을 간과하여서는 안 됩니다. 수익과 비용을 비교하여 이익이 날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이 되면 투자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투자를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짚어 보아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리스크입니다. 투자의 수익과 비용을 비교하여서 적정한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시장의 동요로 인하여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한 가능성이 바로 리스크입니다. 수익에서 비용을 공제하여 이익을 조금씩이라도 내고 있다가도 갑자기 한 순간에 손실을 입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마치 계속적으로 수익과 비용을 비교하여서 또박또박 이익을 내다가도 단 한 번의 실수로 손실이 발생하면 그 동안 쌓아 왔던 이익은 한 순간에 물거품처럼 날아가고 맙니다.

엊그제 신문에 국내 유수의 자산운용사가 해외 부동산 펀드를 판매한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관련기사: biz.chosun.com_2016/9/19_박현주_ 부동산펀드)

이 기사에서도 언급되어 있습니다만, 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과거에 여러 차례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전력이 있습니다. 지금 그 회사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 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회사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보강하였다는 소식을 듣지는 못하였습니다.

오늘 첫 머리의 동영상에서 언급하였듯이 백만 번 잘 한 일보다는 단 한 번의 실수가 많은 사람들의 머릿 속에 남아 있게 되듯이 단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키기 힘든 손실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광고나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하여 회사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한 두 번의 실수를 소비자들 뇌리에서 잊게 만드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가능하기는 하고 또 이 회사는 성공적으로 그들의 실패가 잊혀지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적 자원에 대한 개발, 교육, 훈련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모 펀드가 우리나라에 소개 되기 시작하던 초창기 시절에 선풍적인 인기와 명성을 바탕으로 성장한 이 자산운용사는 몇 번의 실수로 커다란 손실을 냈습니다. 그 동안 있었던 손실이 어떤 이유에서 무엇이 잘 못 되어서 발생하였는지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다면 똑 같은 실수와 대규모 손실이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최고 경영자가 고객들 앞에 나서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으로는 손실을 예방할 수는 없습니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원칙과 시스템이 구축되어야만 손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백만 번의 잘 한 일을 덮어 버리고 단 한 번의 실수를 비웃고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금융 산업에서, 특히나 자산운용 업종에서는 단 한 번의 실수를 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욱이 이미 실수를 경험하였다면 과거의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리스크를 줄여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자산운용사라고 하여서 수익을 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자산운용사가 제대로 리스크 관리를 하는 자산운용사보다 손실을 더 크게 자주 낼 개연성은 매우 높습니다.

투자를 통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은 시장에서의 명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듯이 보이다가도 단 한 번의 손실로 원금의 반을 잃게 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손실을 예방하고 손실의 규모를 줄이도록 하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투자를 업으로 하는 자산운용사의 기본입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백만 번의 잘 한 일들이 묻혀 버리듯이, 단 한 번의 커다란 손실이 그 동안 잔잔하게 쌓아 올린 수익은 물론 원금까지도 까먹게 되는 것이 투자의 리스크입니다. 제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 가운데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를 선택하시려 할 때에는 과거의 트랙 레코드(실적)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반드시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