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기다림의 지혜- 2016. 9. 2.

jaykim1953 2016. 9. 2. 10:54


지난 한 주 동안 언론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된 것은 아마도 날씨 이야기일 것입니다. 식을 줄 모르고 펄펄 끓듯 달아오르기만 하던 날씨가 어느 날 갑자기- 정말로 어느 날 갑자기 새벽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오는 것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더니 어느덧 달력은 8월이 끝나고 9월이 다가왔음을 알려 줍니다.

이 번 여름은 기록적인 더위였다는 것이 모든 언론의 중평(衆評)입니다. (관련기사: chosun.com/2016/8/21/열대야) 그러나 아무리 더위가 못 견디게 심하여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누그러지게 마련입니다. 지난 주말부터 한 풀 꺾이기 시작한 더위는 이번 주초부터는 제법 가을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어제는 기온이 조금 오르기는 하였으나 이를 반짝 더위라고 부르는 데에 아무도 반기를 들지 않습니다.

옛 어른들은 곧잘 시간 앞에는 장사 없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기운 센 장사도 나이를 먹게 되고 나이가 들면서 체력은 물론 건강도 젊은 시절 같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나가면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이 변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시간이 지나가니 열대야, 찜통 더위와 같은 말들도 슬며시 꼬리를 내리게 됩니다.

사람이 살아 가는 데에는 때로는 시간을 기다릴 줄 아는 지혜와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금융 상품 가운데에서도 시간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상품들이 있습니다.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들이 대표적으로 그러합니다.

이자를 발생시키는 데에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1) 원금, (2) 이자율, (3) 기간입니다. 이자는 [원금 X 이자율 X 기간]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원금 1억원, 이자율 2%, 기간 1년의 예금이 있을 때에, 1 년 후 만기 이자는 [1억원 X 2% X 1/1] = 2백만원이 됩니다. 이자가 발생하려면 반드시 기간이 경과하여야 합니다.

요즈음과 같은 초저금리 상태에서는 이자 수익이 만족스럽지 못 합니다. 어떤 금리 상품도 만족스러운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를 하는 데에 신중을 기하여야 합니다. 단순히 이자만을 기대하는 투자라면 예금에 돈을 맡기면 됩니다. 그렇지만 예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금액이 부족하다고 판단 된다면 예금 이외의 금융 상품에도 투자를 하여야 합니다. 이자 수익과 시장 가격의 변동, 이 두 가지를 모두 기대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이 채권입니다.

채권에 투자를 하면 채권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자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채권의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게 되면 채권 매입할 때의 수익률 대로 이자 수익이 발생합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채권에 투자하게 되면 단순한 이자 수익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움직임에 따라 채권 가격의 변동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채권 투자도 마치 주식에 투자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표면 금리가 2%이고 만기가 1년인 액면 금액 100만 원의 채권이 있다고 한다면, 이 채권의 수익률이 3%일 때는 이 채권의 현재가격은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1년 후 가치: 102만 원. (원금 100만원 + 2% 이자 2만원)

           1년 후 3%의 수익률을 가지려면 현재가치는;

102만원 ¸ 1.03 = 990,261

(실제 채권 가격 계산에서는 단위 금액 1/100에서 절사)

만 약 똑 같은 채권의 수익률이 1% 라고 한다면 이 때의 현재 가치는;

                     102만원 ¸ 1.01 = 1,009,900

위의 계산에서 보았듯이 똑 같은 채권이라 하더라도 수익률이 3% 일 때에는 현재 가치가 99만원, 수익률이 1%일 때에는 현재 가치가 100 9천원이 됩니다. , 수익률이 높아지면 현재의 가치는 작아지고, 반대로 수익률이 낮아지면 현재 가치는 높아집니다.

위의 예에서 계산한 채권을 수익률 1%에 샀다가 수익률 3%에 판다면 액면 100만원을 1,009,900 원에 샀다가 990,261원에 팔게 되어 100만원 당 19,639원을 손해 보게 됩니다. , 채권을 매입한 다음 수익률이 상승하게 되면 손실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수익률이 3%에서 1%로 떨어지게 되면 채권의 가치는 상승하게 되어 100만원 당 같은 금액인 19,639원의 이익이 발생하게 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의 채권 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원인은 계속되는 채권 수익률의 하락 덕을 보았던 것입니다. 채권 펀드가 매입한 채권의 시장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면서 보유 채권의 가치가 상승하게 되고 그에 따라 이익이 발생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머지 않아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현재의 낮은 수익률에 채권을 매입하였다가 시장의 실세금리가 상승하여 수익률이 높아지게 되면 그 채권의 현재가치는 떨어지게 되어 손실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의 미국 연방준비은행 (FED)의 움직임은 이자율 상승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6.8.19. 참조) 이자율이 언제 오를 것인가 하는 시기의 문제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투자 전략은 매우 신중하여야 합니다. 이자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는 가장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여야 할 시기입니다. 이자율이 상승하게 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주식 시장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이자율 상승이 점쳐지는 시기에 섣불리 주식과 채권의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기다림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시장의 방향성이 명확해지면 그 때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더위가 극도의 기승을 부릴 때에는 가을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예상하며 더위를 참고 이겨내면서 가을을 기다려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자율 상승이 머지 않았다는 예상을 할 때에는 공격적인 투자는 피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기다려야 합니다.

이제 한여름 더위는 한 풀 꺾이고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다가 왔습니다. 좋은 계절을 만끽하면서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면서 이자율 상승에 대비하는 지혜로운 기다림의 전략을 권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