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은 우리나라 증권시장에 또 한 번의 재앙이 닥치는 듯하였습니다. 지난 해 8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이며 시장이 주저 앉았습니다. (관련기사: 코스피 급락에 매도 사이드카 발동…작년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_yna.co.kr- 2025. 4. 7. )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로 번져 나갔습니다,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관련기사: 'Black Monday' Fears Grow for Stock Market_Newsweek.com_ 2025.4.7.)
전세계 증권시장의 폭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뒤이은 무역전쟁의 공포 때문입니다. 증권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VIX 지수도 지난 월요일 미국 시장에서 한 때 60을 넘어서기도 하였으나 마지막 시장 마감 시간에는 47 수준으로 내려 앉았습니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37에 마감하였습니다. VIX지수는 지난 여러 달 동안 20 수준에 머무르고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30 아래에서 안정적인 수치를 보였습니다. 그러던 VIX가 갑자기 이렇게까지 높게 오른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증권시장이 이렇게 요동을 치는데도 이런 사태를 야기시킨 트럼프 대통령은 유유자적 주말 골프를 즐겼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야기한 이러한 사태가 자신이 의도한 결말을 맺으며 안정되리라고 확신하는 듯합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적어도 두 가지가 있어 보입니다. 몇 주 전 저의 칼럼에서 제가 언급하였듯이 (금요일 모닝커피- 트럼프式 무역전쟁- 2025. 3. 14. 참조)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관세를 이용한 무역전쟁에 돌입하게 되면 전세계의 경제는 (1) 물가 상승, (2) 경제 성장 둔화, (3) 기업의 이익 감소, (4) 실업률 앙등, (5) 불평등 심화, (6)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들을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하여 세계 경제가 붕괴되면 그 결과 미국의 소비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 해외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게 될 것이며, 그 결과 미국의 무역 적자가 해소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로 하는 무역 적자의 해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서는 그 과정에서 너무나도 큰 대가를 치러야만 합니다. 무역전쟁의 결과가 이러하다는 것은 이미 백 여 년 전에 전 세계가 경험한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가르침을 트럼프 대통령만 외면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그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성공한 비즈니스 맨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비즈니스에 그렇게 밝은 사람이라면서고 관세를 높이는 것이 거래 비용을 높이는 것이라는 아주 간단한 사실을 그가 놓치고 있습니다. 관세는 무역 거래에 아무런 가치 창출을 하지 않으면서 거래 비용만 높이게 됩니다. 거래 비용이 높으면 이는 소비자의 가격을 높이면서 생산자, 공급자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비자의 구매력에 불필요한 부담을 줍니다. 이와 같이 가치 증식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는 거래 비용이 발생하면 거래는 횟수가 줄고, 거래 빈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즉, 관세가 높아지면 무역 거래는 줄어들게 됩니다. 무역 거래가 줄어들면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만약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하는 과도한 관세가 여러 나라 사이에 횡행하게 되면 전세계 경제는 불황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설사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전반적인 미국의 경제는 불황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미국의 경제가 어려우면 세수(稅收)가 줄어들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정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 정책을 입안하여야 하고, 그 결과 자연스레 정부의 재정 적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하여 국채를 발행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무역 적자가 줄어들면서 미국의 무역 상대국인 외국이 벌어들이는 달러화는 줄어듭니다. 그 결과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의 외환 보유고는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미국이 국채를 발행하여도 그 국채를 매입하여 줄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가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의 미국 상황을 미국과 중국의 관계로 예시해 보겠습니다. 현재 미국의 무역 적자로 중국은 미국 달러화를 벌어들입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중국은 무역을 통하여 벌어들인 미국 달러화로 미국의 국채를 매입합니다. 이는 비단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의 무역을 통하여 미국 달러화를 벌어들인 여러 국가들이 그 달러화로 미국의 국채를 매입합니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미국 달러화가 전세계 경제의 기축 통화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각국은 미국 달러화를 보유하여 이를 외환보유고로 쌓아 두려고 합니다. 외환 보유고의 예치로는 미국의 국채가 가장 선호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미국은 사실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여 왔습니다. 속된 표현으로 ‘꽃놀이 패’ 였던 것입니다. 미국이 발행한 달러를 외국에 지불하고 물건을 사옵니다. 그리고는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는 채권을 발행하여 메꾸어 나갑니다. 그러면 무역으로 지불한 달러를 보유한 외국 정부가 미국의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의 다른 어떤 나라도 할 수 없는 이러한 꽃놀이 패 거래가 가능하였던 것은 미국 달러화가 기축 통화로 전세계 국가에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은 무역 적자와 재정 적자를 운용하려 해도, 무역 대금으로 우리나라 원화를 받는 나라가 없고, 우리나라 원화로 발행하는 국채를 매입할 외국 투자자가 없습니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직 미국만이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세계 기축 통화의 발권 국가로서 만끽하였던 이러한 혜택은 무시하고 마치 미국의 무역 적자로 인하여 미국이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고,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은 엄청난 특혜를 누리고 있는 양 몰아 부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더구나 엊그제 수요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90일간 잠정 정지 (90 day pause)한다는 뉴스에 증권시장에서 환호하듯 주가가 뛰어오른 것은 그의 판단이 시장과 얼마나 크게 괴리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관련기사: Nasdaq Soars to Best Day Since 2001 After Trump Pauses Some Tariffs- wsj.com- 2025. 4. 9.)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동을 “This is an economic revolution and we will win. Hang tough!” (이것은 경제 혁명이고 우리는 이길 것이다. 굳건히 버텨내자!)라고 일갈합니다. 그러나 미국 곳곳에서는 상당히 강한 저항과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Trump goes all in with bet that the heavy price of tariffs will pay off for Americans- CBS.com- 2025. 4. 7. 참조)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말 대로 끝까지 버텨(Hang tough.) 주는 미국 사람이 얼마나 될는지 걱정이 됩니다. 정말로 끝까지 버티다가는 미국 경제 뿐 아니라 세계 경제가 망가지는 결말을 보게 될 것만 같습니다. 걱정이 점점 더 커집니다. 그러나 전세계가 끝까지 저항하고 버티면 결국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 생각하였음을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전세계의 시민 여러분, 그 때까지 Hang t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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