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화재- 2015. 1. 30.

jaykim1953 2015. 1. 30. 04:54

미국 뉴욕시간으로 지난  수요일 오후 4 30분에 뉴욕의 맨하탄에서 허드슨 강의건너편  저지(New Jersey) 에지 워터 (Edgewater) 있는 아파트 건물에  불이 나서 건물  동을 거의  태웠습니다. (관련 TV 뉴스: nbc_newyork-Edgewater-Fire) 아파트는 제가  10 전쯤부터 2  동안 살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살던 곳에불이 나서 건물이 모두  타버렸다고 하니 기분이 조금은 우울해 집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망자가   사람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화재 진화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소방관 등이 부상을 당하였다고는 하나 그리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번 아파트 화재에서는 세입자들을 위하여  가지 보험이 가입되어 있다고 합니다.하나는 동산에 대한 손실 보전으로 세대당 $1만까지 지급이 가능하고, 책임보험(liability insurance) 세대당 $10만까지 가입되어 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http://www.northjersey.com_insurance-avalon_1/23/2015)


화재사고를 접하면서 아주 오래  일이 생각 났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의이야기입니다. 1963  조흥은행 본점에 불이 나서 본점 건물을 모두  태웠습니다. (관련기사: 동아일보_ 1963. 4. 17_조흥은행본점 전소, 경향신문_1963-04-17_조흥은행본점전소)  당시 기사를 보면 건물도 탔지만 손실 규모는 책상 130, 교환대 3,캐비닛 68개를 비롯하여 동산 180만원, 부동산 389만원, 합계 569만원으로 추산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재보험금으로 1,220만원을 받았습니다. (관련기사: 경향신문_1963. 9. 28. 보험금 1,220만원) 불이  본점 건물은 연건평이 580평이었고  가운데 380평이 불에 탔습니다. 건물 전체에 대한 보상이라고 한다면 평당  2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의 보상을 받았습니다. (일부 언론보도에서 보험료와 보험금의 용어가 정확히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동아일보_1963.4.17_보험료 1300만원. 보험회사가 조흥은행에 지급하는 돈은 보험금입니다. 보험료는 조흥은행이 보험회사에 납부하였습니다.)


정상적인 보험 상식으로는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보험금이라고 보이기도 합니다.화재보험은 원칙적으로 원상 복구를 전제로 보상을 합니다. 동산과 부동산을 합하여569만원의 손실이 발생하였는데 보험금이 1,220만원이 지급된 것은 과다 지급된 것이라고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공식적인 가격과 실제 시장가격과는 괴리가 심하였고, 부동산 계약서에도 세무신고를 위한 계약서와 실제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는 관행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따라서 경찰 추산 손실 금액과 보험회사의 보상금액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있었을 것입니다.


화재가  3  새로운 본점 건물이 완공되었을 때의 기사를 보면 (관련기사: 동아일보_1966.12.19._조흥은행본점_낙성) 새로운 건물의 연건평은 5,060평이었고, 건설비용은  5억원이 들었습니다. 평당 건설비가  1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보험금 1,220만원으로는 도저히 건물 신축을 엄두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조흥은행의 연간 순이익 규모는  9천만원 수준이었습니다. (관련기사: 경향신문_1964.4.23_금융역조) 이런 상황에서 조흥은행이 5억원이라는 돈을 들여 새로운 본점 건물을 신축한 것은 대단한 결단이었습니다.


한국은행 물가 통계를 보면 2010년도 물가지수 100 기준으로 1965년의 물가지수는3.022 였으며, 2014년의 물가지수는 119.68 입니다. 이는 50년간  40 가까운 (정확히는 39.6) 물가상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가지수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조흥은행 본점 건물은 지금의 화폐가치로 평당  4백만원의 공사비를 들인 건물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당시의 상황 가운데에는 지금으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특이한 점이있었습니다.  당시 조흥은행과 거래하던 고객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은행에 위로금을 전달하였습니다. 기업 고객들은 물론이고 일부 개인 고객들도 위로금을 전달하였다고 합니다. 요즈음으로 치면 마치 수재민을 위한 수재 의연금을 걷듯이 화재 위로금을 거두어서 전달하였습니다. 어려움을 당한 이웃과 사업 파트너에게 따뜻한 온정의손길을 보내는 것이 미덕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만 하여도 소위 금융역조(金融逆調, *: 은행의 예금잔고보다 대출잔고가  많아지는 현상) 인하여 대출을 받는 것이 하늘의  따기만큼이나 어렵다고 하던 때였습니다. 요즈음 흔히 하는말로, 은행은 이고 채무자는 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본점 건물에 화재가  것에 대하여  위로금을 전하는 것을 순수하게만 보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당시에는 저희 선친께서도 적지 않은 위로금을 전달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963년의 화재로 없어진 조흥은행 본점 건물은 1912년에 입주한 건물로 지은  50년만에 화재로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새로운 본점 건물을 완공하고  다시 50년이 지난 지금에는흥은행이 없어지고 건물만 남았습니다. 조흥은행은 2006년 신한은행에 합병되었습니다.


옛말에   집이 장사  된다 말이 있었습니다. 조흥은행 본점에 불이 났을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해준 위로의 말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안 조흥은행은 상당히영업성과가 좋았습니다. 1980 대에 신군부가 들어서면서 시중은행들이 돌아가면서  가지씩 금융 스캔들을 겪었습니다. 조흥은행도 예외 없이 어려움은 겪었으나 특별히 문제가  심각하다거나 문을 닫을 정도로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조흥은행도 1997~1998년의 외환위기 때부터 시작하여 다른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은 문을 닫고 신한은행에 합병되고 말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에서 5  시중은행이라고 위세를 떨치던 , , , , - 조흥은행, 상업은행, 제일은행, 한일은행, 서울신탁은행 등은 지금   곳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2012. 9. 14. 금요일 모닝커피 우리나라 사회와 은행의 변천사 참조) 그만큼 우리나라의 금융시장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50  조흥은행 본점 건물이 불에  때의 우리나라의 금융제도와 경제 상황은 지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 느끼게 만듭니다.  때와 비교하여 지금의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엄청난 발전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당시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을 구성하던 주요 은행들이 이제는 모두 없어졌다는 현실이 조금은 서글픕니다. 건물이 화재가 나면 다시 지을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이 없어지면 같은 은행은 다시 세워지지 않습니다.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 , , - 과거의 5 시중은행이 어떻게,  사라져야만 하였는지를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 우리나라의 은행들이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훌륭하게 살아 남게 되기를 바랍니다.본점 건물이 차라리 화재로 없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은행 자체만은 없어지는 일이 없어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