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기회- 2015. 2. 6.

jaykim1953 2015. 2. 6. 00:06

저는 지금 남부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있습니다. 곳의 날씨는 아침이면 화씨 55 (섭씨 12~3) 정도이고 한낮이면 화씨 75~78 (섭씨23~25)까지 올라갑니다. 일교차가 크다 보니 아침 저녁으로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한낮에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돌아다니게 됩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다고는 하나 서울의 겨울 날씨에 비하면 쌀쌀하다는 표현 자체가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사진: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는 모습)

 

기후가 좋아서인지 사람들은 크게 긴장하거나 애타게 무엇을 해보려는 마음가짐이 부족한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곳에 부자들이 많이 산다는 것은 아마도 기후 좋은 곳을 찾아 많은 사람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여유롭게만 보이는 이곳에서도 지난 일요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들썩거렸습니다.

지난 일요일 2 1일은 미국에서 가장 스포츠 행사 가운데 하나인 슈퍼 보울 경기가 있었습니다. 슈퍼 보울 경기는 미식 축구 경기입니다. 전세계에서 미식 축구 경기를 하는 나라는 미국뿐입니다. 그런데도 신기할 정도로 슈퍼 보울 경기는 전세계에 TV 생중계가 됩니다. 아울러 경기 중계에 걸린 광고도 치열합니다. (관련기사: jtbc.1분에100억원) 미국 광고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이 아마도 슈퍼 보울 경기 중계일 것입니다.

이번 슈퍼 보울 경기 중계 광고 가운데 BMW 새로운 전기차 i3 광고하였습니다. (관련광고: BMW_i3_commercial) 광고에 출연한 사람들은 케이티 쿠릭 (Katie Couric) 브라이언트 검블 (Bryant Gumbel)입니다. 사람은 아직도 미국의 방송계에서는 주요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 사람이 한창 전성기였을 때는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이었습니다. 브라이언트 검블의 나이가 금년에 67(1948년생)입니다. 아직도 현역으로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예전만큼의 왕성함은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케이티 쿠릭과 브라이언트 검블이 함께 진행하였던 뉴스 쇼는 NBC 아침 간판 프로그램인 투데이(Today)입니다. 투데이는 지금도 계속 방영되고 있습니다. 브라이언트 검블은 1997 돌연 NBC 떠났습니다. 그리고 10 케이티 쿠릭도 NBC 떠났습니다. 이번 BMW 광고는 정말 오래간만에 사람이 함께 TV 출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브라이언크 검블은 처음 NBC 투데이에서 스포츠 기자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하였다가 후에 메인 앵커의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 그런 그가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에 돌연 NBC 떠나면서 NBC에서는 황망히 후속 투데이 메인 앵커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사람이 나서지 않자 당시에 투데이 뉴스 쇼에서 뉴스를 전하던 어나운서 맷트 라우어 (Matt Lauer) 메인 앵커로 기용합니다. 이렇게 하여 브라이언트 검블의 돌연한 메인 앵커 사퇴로 1997년부터 NBC 투데이 뉴스 쇼의 메인 앵커 자리를 떠맡은 맷트 라우어는 오늘까지도 투데이의 메인 앵커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라우어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한 시기에 뜻하지 않은 좋은 기회가 왔고 그는 기회를 살려 성공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였습니다.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하여도 NBC TV 아침 뉴스 투데이의 메인 앵커는 라우어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7~8 전으로 기억합니다. 뉴욕 맨핫탄의 최고급 호텔 가운데 하나인 시즌즈 호텔 (Four Seasons Hotel) 식당에서 작은 아들과 아침 식사를 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마침 두어 자리 건너 테이블에 라우어가 자신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와서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식당 안의 사람들은 짐짓 그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라우어가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화장실을 갔습니다. 때에 식당 안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우어가 움직이는 곳으로 시선이 따라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모습을 아들이 깔깔거리고 웃으면서, 사람들이 점잖은 , 보는 하면서 라우어를 주목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라우어는 이제 미국 사회에서 명사의 반열에 올랐고, 그가 그렇게 되기까지는 브라이언트 검블이 물러나면서 그에게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저에게도 이와 유사한 -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 경험 있습니다.

저는 1984 체이스 맨핫탄 은행 ( JP 모건 체이스) 서울 지점으로 자리를 옮겨 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체이스 맨핫탄 은행 서울지점의 트레저리 (treasury)부서에는 10 명의 인원이 있었고 저는 중도에 합류하여 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였습니다. 체이스 맨핫탄 은행의 내부 조직 성격 탓도 있었으나 일단 비즈니스 볼륨에 비하여 인원이 많다 보니 내부에서 경쟁을 하면서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실적을 올려야 하기에 빚어진 현상이었습니다. 그러던 트레저리 매니저였던 중국계 미국인 (Bill Wu) 결단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저는 자금과 투자분야를 담당하게 되었고 비로소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도의 실적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나은 실적을 올릴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아는 분의 소개로 파리바 은행( BNP 파리바 은행) 서울 지점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 지점장, 부지점장과의 인터뷰, 식사에 이어 홍콩의 지역 본부로 가서 인터뷰, 식사 등을 마치고 채용이 결정되어 1986 11월에 파리바 서울 지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제가 서울 지점으로 출근하던 파리의 본점에서 국제 담당 부책임자인 에바 디디에르 (Eva Didier)라는 분이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 저녁 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날의 대화 가운데 아직도 잊지 못하는 대목을 소개합니다;

디디에르: 우리는 1987 사업 계획을 굉장히 공격적으로 잡고 있다. 동안 서울 지점은 1년에 외환과 자금 분야에서 30~40 달러의 실적을 올렸는데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우리 계획으로는 외환, 자금 분야 연간 50 달러, 그리고 새롭게 투자, 자본시장 분야에서 연간 50 달러, 분야 합계 연간 1백만 달러의 이익을 기대한다. 있겠는가?

김재호: (애써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을 테니 열심히 해서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겠다.

저는 1987 2 12일에 1987년의 이익 목표인 1백만 달러의 이익을 달성하였습니다.

당시의 파리바 은행은 제게 아주 좋은 기회를 제공하였던 것입니다. 다행히 서울 시장의 상황에 그리 밝지 못한 경영층이 (제가 보기에는) 만만한(?) 목표를 설정해 주었고 저는 목표를 어렵지 않게 달성하였습니다. 이후 년간 저는 파리바에서 상당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전세계에서 외환, 자금, 투자, 자본시장 분야에서 적지 않은 이익을 올렸을 아니라, 서울 지점의 리스크 수준에 비하면 획기적인 성과를 올렸던 것입니다. 그로 말미암아 파리바 은행 본사의 사장(행장) 이사회 회장도 이름을 기억하고, 제가 파리에 출장을 가게 되면 그들은 저를 불러 함께 식사를 하면서 저를 격려하여 주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기후 좋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온화한 날씨를 즐기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고 제게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멋진 실적을 올려 보일 마음의 준비는 항상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도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여서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기회가 앞에 닥쳤을 때에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