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안심전환대출- 2015. 4. 3.

jaykim1953 2015. 4. 4. 12:18

최근 1~2주 동안 국내 금융가에는 안심전환대출이라는 단어가 뉴스의 초점이 되었습니다. 안심전환대출이란 은행권에서 일으킨 (1) 단기, (2) 변동금리, (3) 일시상환의 조건을 갖춘 주택담보대출을 (1) 장기, (2) 고정금리, (3) 분할상환의 조건으로 바꿔주는 대출상품입니다. 정부의 금융 당국에 의하여 기획되어 금년 324일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이자율은 연 2.65%를 기준으로 조건에 따라 약간의 가감이 있습니다. 2%대 중반의 금리로 대출을 장기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20조원의 책정 금액이 일주일도 채 안 되어서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급기야는 추가 20조원의 한도를 책정하여 이번 주에 다시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매경_2015/3/30_안심대출 추가판매도 인기)

그 반면 은행의 정기 예금 금리는 계속 하락하여 급기야 연 2% 밑으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관련기사; 중앙일보_2015/3/31_2%대금리멸종)

안심전환대출의 금리는 2% 중반대라고 하지만 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는 일반적인 대출의 이자율은 대체로 3%를 초과하고 4% 수준의 대출도 적지 않습니다. 대출 이자와 예금 이자의 차이를 예대차(預貸差) 혹은 예대 마진이라고 부릅니다. 전반적인 금리 수준이 떨어지면서 예대차도 예전보다는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그와 더불어 은행의 수익도 과거에 비하여 많이 떨어졌습니다. (관련기사: 동아일보_2015/2/1_위기의 은행)

은행의 가장 큰 수익원은 예금으로 조성된 자금으로 대출을 일으키는 사업모델입니다. 대출이자는 수익이고 예금이자는 비용입니다. 수익과 비용을 비교하여 수익이 비용보다 커야만 이익이 납니다. 수익과 비용의 차이가 커지면 이익은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대출 이자가 예금 이자보다 높아야 합니다. , 예대차가 커지면 이익이 커집니다. 그런데 저금리 시대를 맞이하면서 전반적인 금리수준이 낮아지고 예대금리차가 벌어질 수 있는 여유가 많지 않아 예대차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과거에 대출 금리가 12~13% 수준일 때에 예금금리는 6~7% 수준에 그쳐 예대차가 6~7%씩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출 금리가 4% 수준이고 예금 금리는 2%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어서 예대차는 3%를 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에 따라 은행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예금 이자율과 대출 이자율의 차이에 대하여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예금 이자율과 대출 이자율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야만 합니다. 예금을 받아 대출을 일으키는 사업 모델에서는 기본적으로 적정 수준의 이익이 발생하여야만 사업모델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 모델을 운영하는 데에 필요한 비용도 감당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대출 이자율이 예금 이자율보다 높아야 하는 당위성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두 금리의 차이가 나는 수준에 대하여서는 은행의 입장과 고객의 입장에서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예대금리차에 의한 수익 창출은 은행과 은행의 고객사이에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 零和 게임)의 논리가 성립합니다. 은행의 고객은 예금주와 은행에서 대출을 일으킨 차주(借主)입니다. 은행의 이익을 늘어나게 하려면 예금 이자를 줄이거나 대출 이자를 늘려야 합니다. 이는 곧 고객의 수익을 줄이거나 비용을 늘려서 고객의 부담이 늘어납니다. 반대로 고객의 부담을 줄이려면 은행의 이익이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은행과 고객이 모두 만족하는 적정 수준이란 쉽사리 찾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예대차의 존재에 대하여서는 당위성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예대차의 수준에는 쉽게 접점을 찰을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은행에서 사업모델에 맞는 적정 수준의 예대차를 적용하면 은행의 고객이 그에 응하고 있습니다.

예금과 대출의 사업모델에서 발생하는 예대차를 기본적인 금리차이라고 한다면 실제로 거래에 적용되는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는 기본적인 금리차이에 추가적인 요소가 더해진 것입니다. 추가적인 요소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법적인 비용과 리스크 프리미엄 성격의 비용입니다.

먼저 법적인 비용은 일반 은행 고객은 잘 알지 못하는 비용입니다. 은행에서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게 되면 예금보험공사에서 예금 원금 5천만원까지는 보장을 합니다. 이 때에 보장에 대한 보험료를 은행에 부과합니다. 예금주들은 알지 못하지만 은행에서는 예금 원금에 대한 일정비율을 계산하여 정기적으로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지불합니다. 현재 기준 보험료율은 연간 1만분의 8 (8/10,000), , 0.08%이며 매 분기 -3 개월-마다 지불합니다. , 차등 보험료를 적용 받는 경우에는 보험료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출에 대하여서도 법적인 비용이 발생합니다. 여신업무를 취급하는 모든 금융기관은 법으로 정하여진 신용보증기금 출연금을 부담하게 되어 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출연금의 기준요율은 연간 1 만분의 13.5 (13.5/10,000), 0.135%이며 매월 말에 납입하여야 합니다.

이 두 가지 법적 비용만 감안하여도 은행에서는 자연스럽게 0.215% (0.08% 예금보험료+0.1356% 신용보증기금 출연금)의 법적 비용에 의한 예대차가 발생합니다. 만약 차등 보험료, 추가 출연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이 보다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리스크 부담에 대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예금의 경우에는 요구불예금의 이자율이 정기예금의 이자율보다 낮습니다. 만기까지 예치가 약속된 정기예금에 대하여서는 만기에 대한 리스크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제 인출하여 갈지 모르는 요구불 예금은 초단기 자금으로서의 유동성에 대한 리스크가 있습니다. 요구불 예금에는 이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작용하여 예금 이자율을 낮게 적용합니다. 그 반면 정기예금에는 만기에 대한 유동성 리스크가 없으므로 리스크 프리미엄을 부담시키지 않아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 이자율을 적용합니다. 만약 정기예금을 만기 이전에 해약한다면 그 동안 누렸던 리스크 프리미엄의 면제에 대한 혜택을 박탈 당하게 되어 기존에 약정된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은 이자율의 해약 이자를 지급 받게 됩니다.

대출의 경우에는 리스크 부담에 대한 비용으로 신용 리스크 프리미엄이 부과됩니다. 대출을 받는 차주의 신용도에 따라 신용 리스크의 크기를 가늠하여 그에 상응하는 리스크 프리미엄- 신용 스프레드(credit spread)를 대출이자에 더하게 됩니다. 신용도에 따른 신용 스프레드는 어느 정도가 적정할 것인가에 대하여서는 그 동안 수 많은 논란과 연구가 있었습니다. 현재의 각 은행에서 적용하는 신용 스프레드가 적정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끝 없는 논란만 일으킬 뿐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수학적 계산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만 은행과 고객 사이에 서로 합의를 하여 대출을 일으키고 그에 따른 이자율을 적용합니다.

신용도의 차이와 그에 따른 신용 스프레드를 이용하여 시장에서 수익을 올렸던 사람으로는 일찍이 정크 본드의 왕이라고 불렸던 마이클 밀컨(Michael Milken)이 있습니다. (2012.1.27. 금요일 모닝커피 참조) 시장에서 신용 스프레드를 과도하게 부과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또는 신용 스프레드가 신용도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제대로 보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도에 따라 신용 스프레드에 차등을 두고 적용하여야 한다는 원칙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안심전환대출의 이자율이 2% 중반대이고 정기예금 금리가 2%를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면 예대 금리차는 0.7~0.8% 수준에 불과합니다. 정상적인 은행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법적 비용에 의한 예대차가 최소한 0.215% 발생합니다. 이를 감안한다면 안심전환대출의 금리는 비정상적으로 쌉니다. 만약 안심전환대출이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금융이 아니고 정상적인 은행 비즈니스 모델을 통하여서 제공되는 대출이었다면 이와 같은 낮은 금리로는 공급이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안심전환대출은 정상적인 대출 상품이 아닙니다. 안심전환대출은 특수한 상황에서 정부가 주도한 정책금융상품이라는 것을 금융소비자들은 이해하여야 할 것입니다. 자칫 모든 대출 상품의 대출금리를 안심전환대출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이자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정상적인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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