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21살 챔피언- 2015. 4. 17.

jaykim1953 2015. 4. 17. 10:10

지난 월요일 13 아침에는 TV에서 미국 PGA 마스터스 골프 마지막 경기를 생중계하여서 경기를 보았습니다. 21세의 조단 스피스 (Jordan Spieth) 우승을 하였습니다. 소식은 금융전문 신문인 스트리트 저널에도 대서특필되었습니다. (관련기사: http://www.wsj.com/jordan-spieth-storms-to-masters-win)

얼핏 보면 골프 이야기를 스트리트 저널에서 자세히 보도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골프 경기는 특별히 골프 매니아가 아니라면 대부분 은퇴한 노인층이 관심을 갖는 분야입니다. 실제로 골프 경기를 중계하는 TV 프로의 스폰서에는 은퇴 재무상담(financial consulting) 또는 자산관리 (wealth management) 관한 기업이 많습니다. 그리고 골프를 즐기는 것이 일반화, 대중화 되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일반 대중을 위한 골프장과 비교한다면 고급 골프 클럽의 호사스러움과 소요 비용은 일반 대중이 감히 넘볼 수도 없는 엄청난 고가(高價) 스포츠입니다. 이러한 극명한 양극화를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와 많이 다릅니다. 실제로 마스터스 대회가 열린 조지아 () 있는 오거스타(Augusta) 골프장은 단지 300명의 회원만 가입되어 있으며 이들은 연간 1~ 수만 달러의 연회비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 서민들로서는 연간 수만 달러를 골프에 소비하는 것은 벅찰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골프는 일반 퍼블릭 골프장에서는 대중 스포츠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최고급 클럽에서는 부자들이 즐기는 귀족적인 스포츠입니다. 자산관리를 주요업종으로 하는 금융기관에서는 귀족적인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하기 위하여 골프 대회의 스폰서를 한다고 수도 있습니다.

이번 마스터스 대회의 결과 조단 스피스는 마스터스 경기와 관련하여서 가지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1997 타이거 우즈가 21세의 나이에 우승한 이래 다시 21세의 우승자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조단 스피스가 기록한 18 언더파 우승은 타이거 우즈가 가지고 있던 기록과 같은 최소타 우승입니다. 그러나 신문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조단 스피스의 이번 우승은 1997 타이거 우즈가 우승하던 때보다 코스에서 우승한 것입니다. 동안 골퍼들의 타격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코스 셋팅이 조금씩 조금씩 길어져서 지금의 오거스타 코스는 타이거 우즈가 우승할 당시와 같은 코스이지만 거리는 500야드나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경기를 보고서 저는 문득 제가 21살이었을 때에 저는 무엇을 하였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1974 9 11일에 군에 입대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21 번째 생일인 1974 9 27일을 논산 훈련소 30연대 1 중대 2소대 막사에서 맞이하였습니다. 저의 21 생일을 훈련소에서 맞이하였으니 자연스럽게 21세의 1년은 말할 것도 없고 그로부터 3년간 저의 신분은 군인이었습니다. 지금이야 군복무 기간도 2년이 되는 기간이라고 하지만 저희 때에는 3년을 거의 채워서야 제대할 있었습니다. 요즈음에는 입대하는 제대 날짜를 알려준다고 하지만 당시에는 막연히 3년쯤 지나면 제대하겠지 하는 기대만 가질 정확히 언제 제대를 있을는지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시에는 군대 내부에 구타와 언어폭력이 난무하였습니다.

제가 군대생활을 때에는 불문율이 하나 있었습니다. ‘튀는 행동 하지 마라. 모난 돌이 맞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군대에서는 어떻게든 남들과 비슷하게 묻어 가야 했고,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흔히들 하는 말로 ‘1 등은 고롭다.’라고 하였습니다. 무언가 잘하는 듯이 보이면 계속 일을 시키고 일만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잘한다고 칭찬하고 상주기 보다는 많이 부려 먹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무슨 일이든지 적당히 중간만 하려 들고 남들이 보기에 잘하는 듯이 보이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튀는 행동을 하여서는 된다는 불문율은 저의 사회생활에서도 알게 모르게 계속되었습니다. 제가 외국은행에서 일하던 1980~1990년대의 일이었습니다. 당시에 외환 선물환 거래는 전혀 불법이 아니었으나 시중은행에서는 이를 등한시하였습니다. 거래 당일의 현물환 거래는 당시의 고시가격- 한국은행 집중기준율 +/- 1%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물환 거래를 하게 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보다 가격에 외환을 사거나 혹은 비싼 가격에 외환을 매각할 있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선물환이 이익이 되었습니다. 반면 시중은행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이익을 축소시키는 이러한 선물환 거래가 마땅하였고 자연스레 선물환 거래를 기피하였습니다. 외국은행들만 선물환 거래를 열심히 하였고 기업들은 이를 반겼습니다. 그러자 금융 감독기관에서는 소위 실수증빙이라는 규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외국은행들의 선물환 거래를 규제하고 시중은행들의 현물환 거래를 보호하기 위하여서입니다. 모든 선물환은 건마다 증빙서류를 첨부하여 실제 외환 거래의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현실적으로 수출입 업무와 외환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내부의 부서가 달라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업무의 흐름상 실수 증빙 문서가 쉽사리 외부로 반출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당시로서는 외국은행을 꼼짝 없이 옭아맬 목적으로는 아주 훌륭한(?) 규정이었습니다. 그로 인하여 외국은행들은 금융감독기관의 정기감사 때마다 선물환 거래 실수증빙 미비로 인한 처벌을 감수하여먄 했습니다. 모난 돌이 맞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 아침에 조단 스피스는 달랐습니다. 그는 자신이 튀어서 맞을 것을 조금도 두려워 하지 않았습니다.자신이 잘하는 것을 남들 앞에서 한껏 뽐내면서 1등을 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정을 맞는 것이 아니라 영예의 그린 재킷을 입고 1 상금 $180만을 받았습니다. 상금을 골퍼 혼자 모두 갖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180만이라는 금액은 우리 돈으로 20억원에 달하는 돈으로 웬만한 월급쟁이가 평생 동안 모아야 겨우 모을 있는 금액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도 필드에 나가면 100타를 오르내리는 소위 ‘100돌이골퍼입니다. 그러니 저의골프 실력이라는 것을 조단 스피스와는 언감생심 감히 비교도 하여서는 되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제게도 골프가 아닌 다른 무엇인가의 재능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늦은 후회 아닌 후회를 봅니다. 만약 제가 지금 21살이고 무엇인가 남다른 재능이 보인다면 일을 죽기살기로 달려들어 것입니다. 그리고 분야에서 1등을 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것은 동안 우리 사회가 서구화하면서 바뀌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젊은 사람이 똑똑하게 눈에 띄면 어떻게 해서든지 없애려 하였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좋은 예가 조선시대의 남이(南怡)장군이 있습니다. 약관 20세의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고 세조의 총애를 받아 승승장구하던 남이장군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조가 죽고 뒤를 이어 예종이 왕위에 오르자 유자광 등의 모함으로 역적으로 몰려 처형당하게 됩니다. 그가 지은 다음과 같은 시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白頭山石磨刀盡 (백두산석은 마도진이요; 백두산의 돌은 갈아서 칼을 만드느라 다 없애고)

豆滿江水飮馬無 (두만강수는 음마무라; 두만강 물은 말이 마셔서 말라 없애지게 하겠다.)

男兒二十未平國 (남아이십에 미평국이면; 남아가 20세가 되어서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

後世誰稱大丈夫 (후세수칭 대장부이리오;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고 부를 것인가?)

이 시는 원래 남아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나타내는 것이었으나 세 번째 귀절에 있는 나라를 평정한다는 의미의 ’ () 한 글자를 ’ () 자로 바꿨습니다.

男兒二十未得國 (남아이십에 미득국이면; 남아가 20세가 되어서 나라를 가지지 못하면)

마치 남이 장군이 나라를 빼앗으려고 하는 듯이 보이도록 하였습니다. 결국 남이 장군은 반역으로 몰리고 온 몸이 찢겨 처형 당하게 됩니다. 20대의 호연지기와 출중함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의 시기의 대상이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누구도 출중함, 뛰어남을 드러내지 못하게 막았을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튀는 행동 하지 마라. 모난 돌이 맞는다라는 말보다는 똑똑하고 재능 있는 젊은 사람들의 용기를 북돋우고 들의 꿈을 한껏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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