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GREXIT ? - 2015. 7. 10.

jaykim1953 2015. 7. 10. 06:59

지난 일요일 7 5일 그리스에서는 유로 존의 채권국가들이 제시한 그리스의 부채 조정안에 대한 그리스 국민들의 국민투표가 있었습니다. 채권국들이 제시한 조정안을 받아들일 것인가 여부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투표 결과는 반대가 61%39%에 불과한 찬성을 22% 포인트차로 압도하였습니다. 국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그리스는 채권국들의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투표를 실시하기 전 많은 언론에서는 그리스의 국민 투표 결과가 가지고 올 변화에 대한 다양한 예측을 하였습니다. 국민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오게 되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Alexis Tsipras) 총리는 물러나게 될 것이라 예측하였습니다. 그리고 반대의 결과- 즉 국민투표의 결과 부채 조정안에 대한 반대를 하게 되면 그리스가 유로 존(Euro zone)에서 탈퇴하여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게 될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소위 그렉시트(GREXIT)의 가능성을 내다 본 것입니다. 그렉시트란 그리스(Greece)와 엑시트(Exit)를 합하여 만든 새로운 조어(造語)로 그리스가 유로 존에서 나가는(exit)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현실은 그리스의 국민 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렉시트는 일어날까요?

실제로 그리스가 유로 존에서 탈퇴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지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국민투표라는 포퓰리즘을 이용하여 채권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41세의 젊은 총리에 대한 역공으로 채권국들이 그렉시트 가능성을 언급하였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국민투표 결과 반대 여론이 우세하면 투표 결과를 등에 업고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국들에게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려 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채권국들은 더 이상 유로화를 공급하지 않을 가능성도 불사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통화의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그리스는 유로화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새로운 자국의 통화를 발행하여 사용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결과는 자연스럽게 그리스가 유로 존에서 탈퇴하는 그렉시트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여러 언론에서 이미 상세히 다루고 있으므로 저까지 거기에 편승하여 새로운 의견을 더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읽혀진 기사가 있습니다. 이 기사는 2013 2월 가디언(the Guardian) 잡지에 실렸었으니 쓰여진 지가 꽤 지난 것입니다.  제목은 Greece and Spain helped postwar Germany recover. (관련기사: www.theguardian.com_Feb/27/2013-greece-spain-helped-germany-recover) 약간의 의역을 곁들여서 번역하면 전후 독일이 되살아나는 데에는 그리스와 스페인의 도움이 컸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 일부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차 세계 대전 후 독일의 복구와 재건을 위한 재정 지원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뿐 아니라 그리스, 스페인은 물론이고 파키스탄과 에집트도 포함되어 있었다. 작금 소위 PIGS 라 불리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이 가지고 있는 현재의 채무 규모에 비하면 그 당시 독일의 채무는 상대적으로 작은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독일은 당시 국가 경제규모의 약 1/4을 채무에 의존하고 있었다. 독일이 경제 건설과 채무 상환을 함께 이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 당시 러시아의 세력이 확장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서방 국가들은 독일의 자립과 국력의 신장이 필요하였다. 1953년 영국의 런던에 모인 채권국가들은 최대 50%까지 채무를 탕감해 주고 독일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을 도와주기로 결정하였다. 이 결정에 그리스도 참여하였음은 물론이다.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어 그리스는 채무국가로 전락하였고 독일은 그리스의 운명을 좌우할 만한 위치의 채권국가가 되어 있습니다. 독일의 입장에서는 과거의 그리스에 대한 보은의 의미에서도 그리스를 도와야 한다는 논조였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의 독일이 이렇게 경제적 호황을 누리는 것은 유로 존의 시스템적인 약점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아침 일간지 기사에는 유로화로부터 가장 덕을 본 나라는 독일이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joins.com/2015/7/8- 독일 돈풀어 유로존 양극화 줄여야) 독일의 수출경쟁력을 반영하자면 현재의 유로화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독일은 무역흑자가 계속 증가하게 되고 부의 축적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 반면 그리스의 경제력에는 유로화가 고평가 되어 있어 무역적자를 개선하기에 벅찹니다. 그러니 독일이 그리스를 도와 무역역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의 문제는 유로화를 도입하면서 일찍이 예상하였던 것들입니다. 경제력의 차이가 큰 나라들이 하나의 통화를 사용한다는 것은 재정, 무역의 두 가지 문제의 해결을 모두 어렵게 만듭니다.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ECB (European Central Bank; 유럽 중앙은행)의 입장에서는 어느 한 나라의 상황을 해결하려는 것 보다는 전 유로 존의 통화정책을 중립적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독일과 그리스 같은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중립적인 ECB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독일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그리스를 도와 줄 것을 기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ECB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조치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스에 유동성 지원을 해주고 이에 대한 탕감을 해주고 그 재원을 독일에게서 지원 받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조치일 것입니다.

현실적인 대안은 그리스에게 온정적인 대책뿐입니다. 그렇다고 그리스의 현재 상황에 대한 비판이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무디스는 그리스의 국가 신용도- 그리스 국채의 신용평가를 Caa2에서 Caa3로 평가절하하였습니다. (관련 링크; www.moodys.com/Greece-Caa3_7/1/2015) 무디스의 신용평가 Caa3에 대한 정의는 In default with little prospect for recovery’ 입니다. , ‘회복 전망이 어려운 채무 불이행 상태입니다. 그리스는 국가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국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여러 언론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오늘의 그리스 상황에 이른 이유는 대부분 그리스 내부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biz.chosun.com/2015/07/05-그리스가 망한 5 이유) 유로화를 사용하는 것이 그리스의 경제에는 무리수였다는 분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리스 내부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분석에 한두 가지 덧붙인다면;

1.     그리스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대체로 가족 또는 친척 중심의 경영에 의존하고 있으며 주주, 세무 당국 등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기 보다는 회사내부에서 정보를 독점하고 외부에는 잘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탈세와 부정이 횡행합니다. 기업이 잘 된다고 하더라도 국가 경제에 기여도는 낮게 됩니다. 그나마도 기업들이 지금과 같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 국가 경제는 내부경제로부터 자생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2.     어느 정도 연세가 드신 분들이라면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오나시스 (Aristotle Sokrates Onasis)라는 이름의 그리스 사람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존 에프 케네디(John F. Kennedy) 미국 대통령의 미망인 재클린 케네디(Jacqueline Kennedy) 여사와 재혼하여 그녀의 이름을 재클린 오나시스로 바꿔 버린 그리스의 대부호였습니다. 오나시스와 같은 그리스인이 그리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자들입니다. 자신의 부를 투자하여 배를 사고 그 배는 세금이 거의 없는 국가들- 예를 들면 파나마와 같은 곳-에 설립한 선주회사의 자산으로 만듭니다. 이런 선주들은 상당한 부를 가지고 있으나 그들의 재산은 대부분 세율이 낮은 외국에 있고 그리스에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리스에 아무리 부자가 많은들 나라에서는 거두어 들일 세금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스의 부자들이 제공하는 일자리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그리스 부자들의 전형적인 모습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앞으로 그리스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수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그리스의 저력 또한 이번의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데에 한 몫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