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변액보험- 2015. 7. 3.

jaykim1953 2015. 7. 3. 07:57

얼마 전 금요일 모닝커피 애독자 가운데 한 분이 제게 이메일을 보내 오셨습니다. ‘변액보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고 물어 오셨습니다. 어떻게 답변을 드리는 것이 좋을까 한참 동안을 고민하였습니다. 가장 솔직하고 간단하게 답변 드린다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라고 말씀 드려야 할 것입니다.

변액보험이라는 상품에 대하여 살펴 보겠습니다.

변액보험은 보험의 한 종류에 불과합니다. 보험은 다수의 일반대중으로부터 보험료를 거두어 기금을 조성한 다음 그 기금을 운용하여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필요로 할 때에 지급하는 것입니다. 변액보험은 이러한 보험의 기금을 운용하는 방법에서 일반적인 보험과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보험은 보험계약자(가입자)에게 기금 운용의 성과와 관계 없이 일정한 수익률로 기금의 가치를 증가를 산정하여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그에 반하여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기금을 운용하여 거두어 들인 실제 수익을 계산하여 보험계약자에게 돌려 줍니다.

보험을 가입하게 되면 보험계약자는 보험료(프리미엄, premium)를 지급합니다. 보험사는 보험료를 모아서 기금을 조성합니다. 그런데 기금을 조성하기 전에 보험계약자와의 계약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비용을 보험료에서 공제합니다. 이를 사업비(loading)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험료를 계산하는 데에는 사고율(혹은 사망률)을 감안하여야 합니다. 발생 가능성이 낮은 (사고율이 낮은) 사고에 대한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싸고, 발생빈도가 높은 (사고율이 높은) 사고에 대한 보험료는 비쌉니다.

보험은 보험료를 지급하고 보험이라는 금융상품을 매입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보험료를 얼마나 저렴하게 지급하고 보험을 구입할 수 있는지가 소비자에게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입니다. 이 보험료를 산정하는 데에는 앞에서 이미 이야기하였듯이 세 가지 요소를 감안하여야 합니다; (1) 사고율, (2) 사업비, (3) 기금운용 수익률의 세 가지입니다.

이들 요소에 대하여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고율

보험은 통계를 근간으로 하는 상품입니다. 그 이유는 보험이란 사고율을 기초로 하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보험이 다른 금융상품과 가장 큰 차잇점은 계약의 만기가 사전에 약정된 사건(event)에 의하여 유발된다는(trigger)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금융상품의 지급기일은 만기일자(maturity date)에 약정된 금액- 많은 경우, 원금 + 이자- 을 돌려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험의 경우에는 약정된 사건이 발생하여야만 계약에 의한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을 통계에 의하여 사전 계산한 것이 사고율입니다.

(2)  사업비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와의 계약 유지를 위하여서는 사업비가 필요합니다. 사업비 가운데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보험모집인에 대한 보상입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을 통하여 보험계약자가 직접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보험모집인에 대한 보수 금액만큼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이 출시되었습니다. ‘다이렉트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여러 가지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더 저렴한 것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운용수익률

모든 금융상품은 돈의 시간가치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보험도 금융상품의 하나입니다. 보험료를 납부하는 시점으로부터 보험금을 지급 받는 시점 사이에는 돈의 시간가치 변화가 있었을 것이며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자에게 시간가치의 차이를 지급하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보험상품은 이 시간가치를 계산하는 데에 적용하는 수익률을 사전에 미리 공지합니다. 그러나 변액보험의 경우에는 수익률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고 실제 운용수익률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변액보험은 대부분의 경우 저축성 보험입니다. 저축성 보험이란 약정된 사건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계약에 명시된 사건이 발생하지 않고 시간이 경과하여 보험계약이 만료하고 나면 원칙적으로 그 보험계약은 그냥 소멸하고 맙니다. 그렇게 되는 경우에 많은 보험계약자들은 자신이 납입한 보험료가 아무런 보상 없이 사라져 버렸다고 여기게 됩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꺼리는 소비자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저항을 무마하는 방법으로 아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만기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저축성 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저축성 보험은 조금 더 자세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축성 보험의 보험료는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래의 보험 성격을 가진 보험보장을 위한 보험료인 순수 프리미엄이 있고, 만기에 돌려줄 보험금(저축성 보험의 만기 지급금)의 적립을 위한 추가 적립금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험회사의 사업비는 이 두 가지- 순수 프리미엄과 추가 적립금- 모두에서 떼어 갑니다. 보험계약자가 납입하는 보험료 전체에 대하여 일정 부분 사업비를 떼고 난 다음 나머지 금액에서 순수 프리미엄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적립합니다. 이렇게 적립된 금액을 만기에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보험계약자 입장에서 자신이 적립하였다고 생각하는 금액과 보험회사가 실제로 적립한 금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보험이라는 금융상품은 예기치 못한 불행에 대비하는 수단으로서는 무엇보다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품입니다. 그러나 저축, 또는 투자의 수단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만기에 보험금을 돌려 받는 저축성 보험에 가입할 것이라면 차라리 예금을 하거나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를 하는 것이 낫습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하여야 할 점은 예금과 투자의 차이입니다. 예금(deposit)은 사전에 미리 약정된 이자율이 지급될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원금보전형 금융상품입니다. 그 반면 투자는 수익률이 사전에 약정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으며 원금의 일부 또는 전부에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분류에 따르면 변액보험은 투자 상품입니다.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목적으로 하는 보험상품을 투자 형태로 한다는 것은 원론적인 시각으로 보면 옳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러한 투자 성격의 상품을 저축성 보험이라 부르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변액보험은 보험회사가 보험소비자의 수요에 맞추려고 개발한 상품입니다. 그러다 보니 금융의 원칙에서는 다소 어긋나는, 조금은 불편한 구석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께서 모두 변액보험을 해지하시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보험은 해지하면 손해입니다. 보험은 만기까지 유지하는 것이 가장 손해를 줄이는 것입니다.

오늘은 조금은 불편한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다음 주에는 조금 더 편한 이야기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