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Thank you! - 2016. 2. 26.

jaykim1953 2016. 2. 26. 14:19


금년 초 국내 일간지에 실린 기사 가운데 새해에 대한 다짐이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chosun.com/2016/01/15/성공의 가지)

이 기사에서는 네 가지 다짐을 영어로 써 놓았습니다;

  1. Don't be late. – 늦지 말자.

  2. Be thankful. – 고마움을 표현하자.

  3. Apologize. – 사과하자.

  4. Good humour. – 유머감각을 갖자.

이 글을 쓴 사람은 이 네 가지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지키지 못하는 4 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자신부터 잘 지키지 못하고 있기에 금년에는 이 것들을 지켜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이 기사 내용 가운데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게 만드는 내용이 적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한 구절을 인용하면;

"차가 너무 밀려서"는 변명이 될 수 없다. 서울에서 차가 밀리는 것은 20년 전부터 모두 아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런 변명은 자주 듣기도 하고 때로는 저 자신도 사용하는 변명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서울 시내에 차가 밀리는 것은 30~40 년 전부터입니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차가 밀리고 길이 막혀서약속에 늦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밖에 고마움, 사과, 유머에 관한 이야기들에 대하여 대부분 수긍을 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도 두 번째로 이야기하는 고마움의 표시에 대하여서는 특별히 저도 적극 공감하는 바입니다. 오늘은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쯤 전의 일이었습니다. 제가 뉴욕에 있을 때에 제가 아는 분의 20대 초반인 딸이 뉴욕으로 약 한 달 동안 연수차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분의 딸을 공항에서부터 픽업하여 호텔까지 차를 태워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출근할 때에 입을 옷 몇 가지를 사겠다고 하여 함께 옷 가게로 쇼핑을 나갔습니다. 그 여자 아이는 옷을 몇 가지 사고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였습니다. 저는 그녀의 바로 옆에 서 있었습니다. 계산이 끝나자 옷을 포장하여 건네주며 종업원이 웃는 얼굴로 ‘Thank you.’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 아이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무표정하게 옷을 받아 들고는 돌아서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황하여 얼른 그 종업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미소로 답하여 주었습니다.

그 날 이후 저는 가게에서 한국 사람들이 종업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지 유심히 지켜 보았습니다. 미국의 가게에서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종업원들과 눈인사를 하면서 서로 고맙다는 말을 주고 받습니다. 서울에 있는 가게에서는 가게 종업원이 손님에게 고맙다는 말과 인사를 하여도 손님들은 제대로 인사를 받아주거나 고맙다는 말로 답례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고맙다는 인사말이 많이 인색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고마움을 표시하는 데에 인색한 것을 경험한 또 다른 사례입니다.

지금으로부터 7~8년 전 제가 아는 분 A씨의 아들이 필라델피아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습니다. A씨가 뉴욕으로 출장을 와 있는 기간에 주말을 이용하여 저와 함께 아들을 만나러 필라델피아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좋은 레스토랑으로 아들을 데리고 가서 좋은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같이 하였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웨이터가 계산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음식 값을 지불하면서 A씨는 제게 팁을 얼마나 주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보통 세금 포함되기 전 금액의 15~20%를 지불한다고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그 때 A씨의 아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아빠 저 사람이 한 게 뭐 있다고 그렇게 많이 줘요? 저는 그냥 10~12% 만 줘요. 아빠도 그렇게 하세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제가 권한 금액과 A씨의 아들이 주장하는 금액의 차이는 - 그 날 식사가 $250 정도 나왔으니 - 아마도 $10~$30 정도의 차이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만한 금액이 쌓이고 쌓이면 그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웨이터에게는 상당한 수입의 차이가 발생할 것입니다.

웨이터가 한 게 뭐 있다고팁을 주느냐는 생각을 하는 A씨의 아들을 보면서 조금은 서글펐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웨이터는 팁을 기대합니다. 웨이터는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는 일뿐 아니라 낯설어 하는 손님에게 식당과 메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친절을 베풀어 줍니다. 그러한 서비스에 대한 손님의 고마움을 표시하는 방법이 팁입니다. A씨 아들의 말대로 웨이터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했을 뿐 한 게 뭐 있다고팁을 주느냐는 생각은 웨이터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자신의 봉사에 대한 대가를 고객의 팁으로 보상 받기 원합니다. 그리고 고객이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방법이 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의 여러 관계에서 흔히들 의 존재를 확인하려 합니다. ‘의 위에 군림하려고 하고, ‘에게 봉사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하지 않습니다. A씨 아들 생각에는 고객은 이고 웨이터는 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에게 감사의 표시를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일단 처음에는 이 당황할 것입니다. ‘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은 익숙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에게 감사를 표시하면 을 존경하게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은행에 예금을 하면 은행직원이 머리를 숙여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대출을 받으면 오히려 은행직원이 고객에게서 인사를 받으려 하였습니다.

예금자는 은행으로부터 이자를 받고,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대출 이자를 받습니다. 그러므로 이자를 받는 예금주가 은행에 고마워 하여야 정상일 것입니다. 그리고 대출을 일으키면 은행이 이자를 받습니다. 이자를 받는 은행이 돈을 빌린 차주(借主) 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여야 옳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그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곤 하였습니다.

요즈음에는 은행에서 예금주나 돈을 빌리는 차주나 모두 은행의 고객이라고 인식하여 은행직원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초저금리 시대를 맞이하면서 조금이라도 예금 이자를 지급해 주는 은행에 대하여 고객들도 고마운 마음을 가질 것입니다.

1990년대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국인 자본에게 넘어간 국내은행이 있었습니다. 그 은행의 은행장으로 근무하던 H씨가 2000년대 초 직원 교육에서 한 내용의 일부를 옮겨 봅니다;

We need three S’s;

Smile, Service & Sale.

번역하면- 우리에게는 세가지 S가 필요합니다; 스마일(미소), 서비스 (봉사) 그리고 세일 (판매)입니다.

과거의 우리나라 은행 직원들은 예금 고객에게 예금 상품을 팔기 위하여서는 미소와 봉사의 필요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비단 예금 상품뿐 아니라 대출을 포함한 모든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데에 미소와 봉사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미소와 봉사는 고마움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H씨가 은행직원들에게 하였던 또 한 마디 이야기를 되뇌어 봅니다;

Always show your appreciation to the clients. They are the ones (that) feed us.

(항상 고객들에게 감사하십시오. 그 고객들이 우리에게 밥을 먹게 해주는 분들입니다.)

그 은행은 H씨의 고객 중심 경영에 힘 입어 영업성과가 호전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은행, 금융기관들이 모든 고객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영업한다면 우리나라 금융산업도 좀 더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단 금융산업뿐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이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나라 전체가 밝아질 것입니다. 그런 사회가 더 바람직한 사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