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보수와 진보- 2016. 3. 11.

jaykim1953 2016. 3. 14. 14:40


금년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두 정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유세가 점점 더 열기를 더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 있게도 두 정당의 후보들 가운데에는 매우 튀는(?) 후보들이 있어서 여러 가지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후보입니다. 이 사람은 여러 가지 기행과 일반인의 상식을 벗어나는 언행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공화당 후보 가운데 선두 주자로 나서고 있음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공화당에는 쿠바 이민자 가문의 마르코 루비오 (Marco Rubio) 후보, 캐나다에서 태어난 테드 크루즈 (Ted Cruz) 등 조금씩 특이한 면이 있는 후보들이 있습니다.

그 반대 편인 민주당에는 선두를 달리는 힐러리 클린튼 (Hillary Clinton) 후보와 그 뒤를 쫓고 있는 버니 샌더스 (Bernie Sanders) 후보가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튼 후보는 전직 국무장관으로서, 또한 전 대통령 부인-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화려한 경력이 있는, 잘 알려진 여성 후보입니다. 그에 비하면 버니 샌더스 후보는 상대적으로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던 후보입니다. 예비 투표의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버니 샌더스 후보가 이렇게까지 강력한 후보로 등장할 것을 아무도 미쳐 예상하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의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은 대체로 공화당은 보수적인 노선, 민주당은 진보적인 노선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공화당=보수’, ‘민주당=진보의 등식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런 가운데 버니 샌더스 후보는 강력한 진보 성향의 후보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진보성향 가운데에서도 매우 급진적이고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를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자’ (Social Democrat)이라고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www.economist.com/2016/02/bernie_sanders) 민주당 후보 가운데서도 특별히 강한 진보성향을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는 후보입니다.

미국의 보수적인 언론에서는 버니 샌더스를 칼 막스 (Karl Marx)에 까지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버니 샌더스의 사회주의적 사고는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을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www.thefederalistpapers.org/why-bernie-is-doomed-to-fail)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대통령 선거이건 또는 국회의원 선거이건 가리지 않고, 모든 선거의 후보자들은 자신이 국민들을 배불리 잘 먹고 잘 살게 만들겠다고 공약합니다. 그리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 평등한 사회, 갈등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호언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약속은 항상 방법론에서 갈등을 더 유발하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제대로 세워 보지도 못하고 임기를 마치기 일쑤입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초기에 자신이 주장하였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곤 합니다.

언젠가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한 분이 가급적 바꾸지 말자가 보수고, 고쳐 가며 살자가 진보라고 보수와 진보를 정의한 적이 있습니다. 아울러 합리적 보수니 따뜻한 보수니, 별놈의 보수를 갖다 놔도 보수는 바꾸지 말자는 것그리고 보수는 힘센 사람이 좀 맘대로 하자, 경쟁에서 이긴 사람에게 거의 모든 보상을 주자, 적자생존을 철저히 적용하자, 약육강식이 우주 섭리 아니냐고 말하는 쪽에 가깝고 진보는 더불어 살자, 인간은 어차피 사회를 이뤄 살게 돼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연대하자는 쪽에 가깝다라고 언급하였습니다. (관련기사: 2004.5.27.연합뉴스-연세대특별강연)

말에 따르면 보수는 나쁜 , 진보는 좋은 이라는 아주 단순한 이분법적인 판단을 하고 있음을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진보 진영의 아이콘인 변화와 혁신은 진보 진영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수 진영의 사람도 개혁을 주창하며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합니다. ‘보수는 바꾸지 말자는 이라는 설명은 매우 자의적이고 보기에 따라서는 악의적이기도 설명입니다. 보수 진영이 지키려고 하는 것은 전통적인 가치관입니다. 방법론에서는 얼마든지 변화와 혁신을 도모합니다. 진보 진영은 반면에 가치관 자체를 바꾸려는 것일 따름입니다. (이러한 설명도 상황에 따라서는 반듯이 옳은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1990년대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보수와 진보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1) 경제 발전 (2)경제활동의 성과의 배분, 가지 가운데 어느 것에 중점을 것인가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1996-12-02_성장률도 낮춰야 한다) 기존에 있던 보수 진영의 사고(思考) 패러다임은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전반적인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면 이제는 경제의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배분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장하는 진보 진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논리의 공방에서는 쉽게 보수와 진보의 생각의 차이를 손쉽게 이해할 있습니다.

어떤 정치인들도- 대통령 후보이건 혹은 국회의원 후보이건 간에- 국민을 잘 살게 만들겠다는 구호를 외치기는 하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사람은 없습니다. 이는 마치 마음으로는 잘하고 싶지만 어떻게 하여야 잘하는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보수적인 후보나 진보적인 후보나 추구하는 목표는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한 목표에 도달하고자 하는 사고의 패러다임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금융 산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금융기관은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증식시켜 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증식시켜주는 금융기관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무엇인가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내어 놓아서 고객의 돈을 크게 증식시켜 주고 싶은 것은 마음뿐입니다. 현실적으로는 그러한 금융상품이 없습니다.

오히려 섣불리 돈을 증식시키려다 리스크를 부담하게 되고 결과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몸에 생각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수적 시각을 가지고 보수적 판단을 하여서 보수적 결정을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직 대통령이 정의한 방식대로 보수=나쁜 , 진보=좋은 으로 양분하는 단순 논리의 기준으로 바라보면 금융은 매우 나쁜 산업입니다. 보수로 똘똘 뭉친 아주 좋지 않은 사업 모델이 금융인 것입니다. 그러나 금융이 보수적이라고 나쁜 것은 아닙니다. ‘보수란 무조건 바꾸지 않는다 의미가 아니라 보수란 기존의 가치관을 유지하려 한다 것입니다.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금융산업은 아직까지 보수적인 가치관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리스크 관리에 관하여서는 금융기관은 지극히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의 대통령 선거 후보는 극단적인 진보성향의 후보가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지 않은 진보성향의 구호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와는 달리 금융기관들은 구체적인 사업 플랜과 리스크 관리를 수반하지 않고는 섣불리 진보성향, 또는 급진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보수와 진보는 어떤 경우에도 () () 또는 옳고 그름으로 획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적이고 예측 가능한 결과를 가져오는 방법론이 갖추어진다면 진보성향의 변화와 혁신이 금융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금융산업에서 진보를 자처하는 혁신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센세이셔날한 금융상품을 만들어 있는 작지만 중요한 변화의 출현을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