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On us.- 2017. 1. 26.

jaykim1953 2017. 1. 26. 15:31


지난 주말에 제가 지금 있는 캘리포니아의 대너 포인트에서 차를 운전하여 4시간 30분 걸리는 라스 베가스를 다녀 왔습니다. 라스 베가스라고 하면 가장 먼저 도박을 떠올리게 될 만큼 도박과 쇼 공연 등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제가 도박을 즐겨서 라스 베가스를 간 것은 아니고 손자를 데리고 그 곳에서 실내 곤돌라, 쇼핑 몰, 후버 댐 등을 돌아 보고 왔습니다.

라스 베가스에서 2 박을 하고 돌아 오자 제가 묵었던 호텔에서 광고성 이메일이 왔습니다. 제목은 ‘Third night’s on us.” 우리 말로 번역하면 세 번째 묵는 날은 무료"입니다. (관련 인터넷 페이지: Third night's on us.) 이틀을 머물고 하루 더 머물게 되면 세 번째 날은 숙박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셋째 날 숙박은 서비스라고 하여야 할 것입니다.

영어로 무료 제공을 흔히 ‘on the house’라고 합니다. 그리고 house 를 대신하여 지배인, 또는 책임자가 이야기할 때에는 ‘on us’ 라고 이야기하고, 이 때 ‘us’ 는 우리, ‘house’를 의미합니다.

최근 골든 글로브 시상에서 7 개 부문을 휩쓸어간 영화 La La Land’ 에서도 ‘on us’ 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여주인공 미아가 커피 전문점에서 일할 때에 유명 여배우가 들어와서 커피를 주문하고 돈을 내려고 합니다. 그 때에 옆에서 지배인이 나타나 ‘on us’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자 그 여배우는 그 돈을 봉사료(tip)로 놓고 나갑니다.

나중에 미아가 유명 여배우가 되어 다시 그 커피 전문점에 들어 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미아를 향하여 지배인이 ‘on us’라고 이야기하고, 미아는 팁으로 돈을 놓고 나갑니다.

유명 인사에게 무료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우리 점포에 이러이러한 유명 인사가 자주 온다는 광고 효과, 또는 유명 인사가 우리 제품을 사용한다는 광고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요즈음 같이 사방에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는 세상에서 유명 여배우가 자신들의 가게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는 장면이 알려집니다. 또 그 여배우는 자신들 점포의 커피 잔을 들고 있는 것을 보여 주게 됩니다. 일부러 돈을 주고 광고를 하지 않아도 지극히 자연스럽게 더 큰 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유명 여배우가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주문하였을 때에 그 점포에서 돈을 받지 않고 ‘on us’라고 하는 것은 커피 한 잔 가격보다 훨씬 더 큰 광고 효과를 기대한다는, 작지만 매우 중요한 경제학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커피 한 잔의 ‘on us’는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좋습니다. 커피 한 잔이 아무리 비싸다고 하더라도 불과 $5~6 수준인데 반하여 유명 여배우가 커피 전문점 이름이 새겨진 커피 잔을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on us’ 상품 제공은 가격이 비싸지면 불가능해집니다. 기대 효과에 비하여 제품의 가격이 비싸지게 되면 비용이 많이 들게 되므로 ‘on us’는 곤란하겠지만 가격의 일부 할인은 가능합니다. 이러한 마케팅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소위 연예인 할인또는 연예인 DC’ 라고 불립니다.

가끔 TV 프로에서 일부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사적인 생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클럽이나 유흥업소에 갔을 때에 그 곳에서 할인 혜택을 받는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유흥업소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할인을 하여줄 것입니다. 유흥업소에 유명 연예인이 다닌다면 흔히 이야기하는 물 좋은업소로 부각될 수도 있어 손님이 더 많이 올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연예인에게는 술 값을 깎아 주어서라도 자기네 업소에 자주 오도록 유도할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연예인들은 이러한 마케팅 전략을 잘 못 이해하고 있는 듯 합니다. 종편 TV의 연예 프로그램에서 어느 연예인이 연예인 DC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는 아파트를 매입하는 데 30%의 할인을 받았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아파트 연예인 DC 30%) 이 기사를 보면 이 연예인은 30%의 할인된 가격이 정상적인 아파트 가격이라고 이해하고 아파트 분양가에 그만큼의 거품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파트를 분양하는 시행사의 입장에서는 그 연예인에게 30%의 할인을 해준 부분은 분양 마케팅 비용으로 정리를 하였을 것입니다. 이 기사의 연예인이 이해하고 있는 듯이 30% 할인하여 팔아도 되는 아파트를 비싸게 거품이 잔뜩 끼어 있는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다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혹은 실제로 시행사가 분양 가격을 턱 없이 높게 만들어 놓은 다음에 30%씩 할인을 하여 생색을 낼 가능성도 아주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자본주의 시장에서 가격을 공급자가 마음대로 높게만 받을 수는 없습니다. 시장에는 경쟁 공급자도 있고, 소비자에게는 소비자가 판단하는 상품의 가치가 있습니다. 소비자가 판단하는 가치에 비하여 가격이 너무 높으면 그 상품은 팔리지 않습니다. 또 경쟁 업체에서 유사한 제품을 판매하는 가격이 있는데 어느 한 공급업체가 혼자서만 비싼 가격에 팔 수는 없습니다.

좀 더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Buy one and get one free.’ 라는 판매 촉진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거저 얹어준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구입하는 물건은 제 값을 내고 사지만 두 번째 물건은 공짜로 사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물건은 공짜로 줄 수 있는 물건인데 돈을 받고 파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첫 번째 물건을 제 값을 주고 샀기 때문에 두 번째 물건을 거저 제공하는 것입니다. 50% 할인하여 물건을 파는 것입니다.

이 경우 50%의 할인을 하여 팔아도 되는 물건을 정가를 높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소비자의 불만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산 고정비, 상품의 개발비, 재고 비용, 금융 비용 등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제조원가에 상당한 금액의 마진을 얹어야만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하면 그 이후에는 기존의 개발 비용, 생산 고정비 등이 상당 부분 보전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추가적인 재고 비용과 금융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원가, 또는 원가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에라도 재고 물건을 처분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덤핑(dumping)의 이론은 생산량이 증가하면 제조 단가가 감소한다는 단순한 원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상품의 제조 비용은 고정비와 변동비로 구분됩니다. 변동비는 생산량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반면, 고정비는 최초에 투입된 비용이 고정되어 있으므로 생산량이 늘어나면 생산 단위당 고정비의 원가 배분은 줄어 들게 됩니다. 이를 그래프로 그려 보면;

 

이와 같이 됩니다. 생산량이 A 보다 작을 때에는 원가가 40이 되어 판매가격을 그 이상으로 하지 않으면 손실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덤핑을 하여서라도 판매량을 늘리고 생산량을 늘리게 되면 생산 단가가 낮아집니다. 따라서 40 이하의 가격에 판매하더라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단순한 덤핑의 이론을 이해한다면 섣불리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판단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똑똑한 소비자가 생산자의 가격을 낮추는 노력에 부응할 수 있습니다. 또 생산자도 소비자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에 상품을 공급하여야 합니다. 막연히 생산자의 가격이 불합리한 거품이 끼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보다는 할인, 덤핑의 경제학을 이해하고 이들을 잘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보다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고 생산자들도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