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아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2017. 10. 27.

jaykim1953 2017. 10. 27. 09:50


가을이 깊어 갑니다 가을이면 이런 가사의 노래가 생각납니다. 여러분들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아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 젖은 이즈러진 조각달

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맵니다

 

아아 뜸북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잊어진 그 사랑이 나를 울립니다

들녘에 피고 있는 임자 없는 들국화

바람도 살랑 살랑 맴을 돕니다~ ~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 젖은 이즈러진 조각달.

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멥니다.

 

~ ~ 뜸북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잃어진 그 사랑이 나를 울립니다.

들녘에 떨고 섰는 임자없는 들국화.

바람도 살랑살랑 맴을 돕니다.

~ ~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 젖은 이즈러진 조각달.

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멥니다.

 

~ ~ 뜸북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잃어진 그 사랑이 나를 울립니다.

들녘에 떨고 섰는 임자없는 들국화.

바람도 살랑살랑 맴을 돕니다.

~ ~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 젖은 이즈러진 조각달.

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멥니다.

 

~ ~ 뜸북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잃어진 그 사랑이 나를 울립니다.

들녘에 떨고 섰는 임자없는 들국화.

바람도 살랑살랑 맴을 돕니다.

 

이 노래의 제목을 아시나요? 1930년대에 발표한 원로 가수 고복수 선생의 짝사랑이라는 곡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짝사랑이라는 제목보다도 으악새라는 가사에 쓰인 단어로 젊은이들에게 많이 알려지기도 하였습니다.

한 때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던 실없는 우스갯소리 가운데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새는?’이라는 질문의 정답으로 으악새라는 말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으악새는 새가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으악새는 억새의 사투리입니다. 억새는 들판에 무리로 자라는 들풀이며 얼핏 보면 갈대와 흡사합니다. 억새풀은 바람이 불 때에 유난히 바람에 휩쓸리기를 잘 하고 그 때마다 잎새를 스치는 소리가 스산하게 들립니다. 억새풀이 바람에 잎새 스치는 소리를 내는 것을 시적으로 으악새 슬피 우니라고 표현한 것이랍니다. 가을이면 누렇게 물든 억새풀이 바람에 쓸려 이리저리 쓰러지면서 소리를 내는 풍경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억새풀이 자라서 바람에 쓸리기 시작하는 계절은 가을입니다. 바로 요즈음이 억새풀이 누렇게 물든 채 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시기입니다. 가을의 낭만을 만끽해 볼 수 있는 시기입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추석을 맞이하여 또 한 차례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는 흥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단군 이래 최장이었다는 10일간의 공휴일 연휴를 지냈습니다.

그런데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이 오면 모든 국민이 수확의 기쁨을 누리던 것은 이미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GDP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13%입니다. (통계 출처: http://ecos.bok.or.kr) 2017 2/4분기 GDP는 약 430조원입니다. 이 가운데 농업이 기여한 금액은 약 9조원을 조금 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음은 이미 2년 전 금요일 모닝커피에서도 이야기한 바가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5. 9. 25. 참조)

과거와 같이 우리의 생활에서 농경이 차지하는 부분이 절대적이었다면 수확을 마치고 기뻐하는 추석 명절의 의미가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의 추석은 오히려 고향을 떠나 멀리 살고 있는 식구들, 친척들이 고향을 찾아 어른들을 만나 뵙고 인사하는 것으로 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농업이 처한 상황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농업 종사자들이 영세함을 면치 못하는 데다가 그들이 대부분 고령의 노인들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우리나라 전체를 물들이고 있는 계급 논리, 편가르기에 의한 오해와 왜곡 또한 우리나라 농업의 앞날을 밝게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농업 종사자의 손실을 정부가 보상해주어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나라에는 팽배해 있습니다. 그러니 농업 작황이 좋으면 원인을 분석하여 재발을 방지하기 보다는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집회부터 합니다.

그 뿐 아니라 농업에 대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매우 죄악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국내 농민 신문에 난 기사가 있습니다. (관련기사: 대기업 농업 진출) 대기업이 농업에 참여하는 것을 가로 막게 되면 결국 우리나라의 농업은 농업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보다는 영세 영농자들에 의하여 영위되는 사양 농업이 되고 말 것입니다. 대기업이 참여한다면 농산물의 수요, 공급에 대한 예측도 이루어질 것이고 영농 기술도 개발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좀 더 나은 농업 기술, 영농 패턴 등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농업은 전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기술 개발에 의존하여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가 그 동안 공들여 왔던 농업 기술의 최대 과제는 쌀의 증산이었습니다. 어떻게든 단위 면적당 생산하는 쌀의 양을 늘리는 것에 몰두하였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쌀의 질에서는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였습니다. 경쟁국가들- 일본, 중국,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단위 면적당 생산량뿐 아니라 밥을 지었을 때의 맛과 끈기, 색깔 등에서 다양한 고급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고급 쌀을 생산하여 수출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2015.10.26. 베트남 고급쌀 수출) 일본에서도 일반 쌀 가격의 30배에 달하는 고급 쌀을 생산하여 수출하였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yonhapnews.co.kr/2016/01/22_가격이 보통쌀의 30)

대기업이 진입하는 분야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세 상인을 도태시키고야 만다는 인식이 반드시 이론적으로 맞고 옳은 것은 아닙니다. 물론 그 동안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행태가 중소기업과 영세상인들을 어렵게 만들고 여러 가지 면에서 불신을 조장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중소기업이 진출해 있는 분야에 대기업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 정의(正義)로운 것으로 비춰지는 것도 잘못입니다. 이미 전세계는 무한 경쟁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우리의 중소기업들은 우리나라의 대기업뿐 아니라 전세계를 상대로 생존경쟁을 하여야 하는 시대입니다.

미국의 금융시장에서는 우리나라와 다른 신선한 장면이 연출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을 보호하려면 대기업에 족쇄를 채우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그런데 미국의 연방 준비위원장(FED Chairwoman) 재닛 옐런 (Janet Yellen)dl 지난 10월 초 미국의 커뮤니티 은행 (Community Banks)에 관한 언급을 하였습니다. 장소는 2017 Community Banking in the 21st Century Research and Policy Conference (2017년 커뮤니티 은행의 21세기 연구와 정책에 관한 컨퍼런스)에서 행한 연설입니다. (Welcoming remarks- Yellen- 10/4/2017 참조)

이 연설 가운데 옐런은 커뮤니티 은행들은 그들 고객의 생활과 건강한 미국 금융 시스템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 (vital role in their customers' lives and in a strong and stable U.S. financial system) 기대한다고 하였습니다. 미국의 커뮤니티 은행은 우리나라로 치면 저축은행 수준의 은행들입니다. 미국 연방 준비위원장이 대형은행들만을 상대로 연설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 커뮤니티 은행들에게까지 관심을 표명하며 미국 전체의 금융 시스템에 활기를 불어 넣어 주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옐런의 연설 내용 가운데 EGRPRA (Economic Growth and Regulatory Paperwork Reduction Act)에 의한 규제 완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서류 작성 부담을 줄여주고 형식에 얽매인 감독과 검사가 아니라 전화 통화를 통한 유선보고를 정식보고로 인정하는 등 지역을 잘 아는 지역은행으로서의 커뮤니티 은행을 존중해 준다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커뮤니티 은행들의 영업 영역에 대형 금융기관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조치는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규모가 작은 금융기관은 규모가 작은 대로, 규모가 금융기관은 규모가 대로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고 강점을 살려나가라는 취지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이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역을 구분하고 서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은 사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영세 상권을 살리겠다고 대형 마트의 영업을 2 제한하는 조치를 지난 5년간 시행하였으나 효과는 전혀 기대 이하였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joins.com_헛다리 짚는 전통시장 지원)

정부가 나서서 중소기업, 중소형 금융기관을 지원하는 것이 반드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대기업, 대형 금융기관에게 제약을 가하고 족쇄를 채우는 것이 중소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기업 스스로 살아갈 방도를 먼저 강구하고, 기업이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면 정부가 개입하여도 늦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농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정부에 손을 벌리고, 대기업의 진출을 막으려고만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강구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산업도 이상 투쟁만을 외치는 사람들에 의하여 휘둘릴 것이 아니라 경쟁에서 이길 있는 체력을 길러야겠습니다. 그리고 생활의 여유로움을 찾아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을 보내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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