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비트코인- 2017. 12. 22.

jaykim1953 2017. 12. 22. 09:50

얼마 전 옛 직장 동료인 P 씨와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그는 저보다 나이는 약 6~7세 위이지만 직장에서 진급이 늦어지면서 직급은 저보다 낮았었습니다. 그 분은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정보를 많이 얻으려고 합니다. 스스로 정보를 찾아 본다던가 전문서적을 살펴보는 일은 잘 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P 씨가 식사를 하면서 제게 물었습니다. "요즘 비트코인이 한창 뜬다고 하는데 거기에 좀 투자를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해요?"

저는 되물었습니다. "비트코인이 어떤 것인지는 아세요? 어떨 때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가고, 어떨 때 떨어지는지 예측할 수는 있을까요?"

P 씨는 정확한 답변이 준비 되지 않은 듯이 보였습니다. 제가 관찰한 바로는 그 분은 비트 코인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듯 하였습니다. 사실 비트 코인은 이름만 Bitcoin 일뿐 실제 coin, 주화- 동전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 씨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화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요즈음에는 가상화폐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더욱 화폐라는 오해를 받기 쉽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것은 전형적인 투기(投機, speculation)에 불과합니다. 비트코인에 대하여 알아 보기 전에 먼저 투자와 투기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는 가치의 증가를 기대하고 가치가 증가하면 가격도 함께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매입을 하는 것입니다. 또는 스스로 가치를 증가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매입하여 그 부동산을 리모델링하고 고쳐서 가치를 상승시키고 그로부터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투자입니다.

그 반면 투기는 가치를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가격의 상승에 기대하여 매입하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아무런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단순히 사람들이 팔고 사는 행위를 통하여 가격이 형성되고 가격이 오르내립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을 사는 것은 전형적인 투기행위입니다.

비트코인은 발행기관이 없으며 블록체인(blockchain)이라는 일종의 데이터 베이스 (data base)운용 전자장부 (digital ledger)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사토시 나카모토 라는 사람이 처음 이름 붙였을 때에는 블록 체인 (block chain)이라고 두 단어로 썼으나 2016년부터 블록체인 (blockchain)이라고 하나의 단어로 고유명사화하여 쓰이고 있습니다. 블로체인을 통하여 일종의 함수를 풀면 비트코인이 생산됩니다. 생산된 비트코인은 처음 생산한 (영어로는 mine- 채굴- 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생산하는 행위를 마이닝-mining-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블록체인 으로 데이터 베이스에 저장됩니다. 그리고 저장된 블록체인이 p-2-p (peer-to-peer, 개인 대 개인)의 형태로 거래가 됩니다. p-2-p 형태의 거래를 형성하여 주고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 거래소입니다.

비트코인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채굴 가능한 비트코인의 양이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의 채굴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정해진 양의 비트코인을 모두 채굴하는 데에는 아주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합니다.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채굴 가능한 비트코인의 총량 21백만 비트코인 가운데 지난2017 10월 현재 약 1 6 60만 비트코인이 채굴되어, 추가적으로 4 40만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관련 소스: How-much-bitcoin-is-left-to-mine) 물론 이러한 자료는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고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개인들 주변에서 얻어낸 정보입니다.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된 블록체인과 2009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비트코인이 최근에 이르러 뜨거운 이슈로 등장한 것은 비트코인에 대한 투기 열풍 때문입니다. 1년 여 만에 가격이 20배 이상 폭등을 하면서 투기 광풍이 몰아치자 각국의 중앙은행장들이 나서서 투기를 만류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관련기사: hankyung.com_가상화폐는 투기) 비트코인이 인기몰이를 하자 비트코인의 파생상품에 해당하는 새로운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하드 포크(hard fork)를 통하여 새로운 업그레이드 버전의 비트코인도 거래됩니다. 이름하여 비트코인 우라늄, 슈퍼 비트코인, 비트코인 캐쉬 플러스 등입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플래티넘도 등장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으나 관련 하드 포크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발생하며 발표를 미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뿐 아니라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가상화폐를 검색하면 이더리움(Ethereum), 리플(Ripple), 라이트 코인(Litecoin) 등 다양한 새로운 가상화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정의하자면 이들 가상화폐는 화폐가 아닙니다.

화폐는 두 가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가치의 안정성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강제통용력입니다.

강제통용력을 먼저 이야기하면, 한 나라에서 발행한 화폐는 상거래 또는 재무거래에서 상대방에게 지불수단으로 사용되며, 거래 상대방은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물건을 살 때에 구매자가 외국화폐로 지불하는 것은 물건을 파는 상인이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건을 사는 구매자가 한국 원화로 지불하면 상인은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이 것이 강제통용력입니다. 강제통용력이 없는 화폐는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가상화폐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받아 줄 상대방이 없다면 전혀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상화폐의 더 큰 문제는 첫 번째로 이야기한 가치의 안정성에 관한 것입니다. 돈의 가치는 두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상업적인 가치와 재정적인 가치입니다. 상업적인 가치는 화폐의 구매력(購買力)을 의미하며 인플레이션에 의하여 가치가 하락하고, 물가지수로 이를 측정합니다. 재정적인 가치는 또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하나는 절대적인 가치- 스스로 가치를 늘려가는 화폐의 가치-인 이자입니다. 스스로 가치를 늘려 가는 힘-절대적인 가치의 크고 작음-은 이자율로 측정합니다. 화폐의 재정적인 가치 가운데 둘째로는 상대적인 가치- 서로 다른 통화와의 교환 가치- 즉 환율입니다. (*: 김재호 저 외환시장의 실무’ 1994 증권서적. pp 147~148) 그리고 이러한 화폐의 모든 가치는 화폐의 발행기관인 중앙은행이 (*. 미국의 경우에는 화폐 발행기관이 중앙은행이 아닌 미국 정부 재무성) 안정을 유지합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감시와 통화량 조정을 통한 화폐의 상업적 가치 안정을 도모합니다. 그리고 이자율과 환율에 대하여서도 중앙은행이 면밀히 감시하여 급격한 자국 화폐의 가치 변화를 피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가치의 안정 노력이 있기에 화폐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경제활동에 화폐를 사용하는 데에 아무런 저항이나 불편함이 없습니다.

그 반면 가상화폐는 무엇보다도 가치가 안정되지 않습니다. 상업적 가치는 거의 없습니다. 이제 조금씩 생겨 나고는 있다고 하지만 가상화폐를 이용하여 상행위,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아직도 제한적입니다. 아울러 상업적 가치는 전혀 측정이 불가능합니다. 어찌 보면 하나의 보조 지불 수단으로 간주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주 결제 수단으로는 갈 길이 요원합니다. 그리고 가상화폐는 이자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화폐의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인 이자 수익을 통한 가치의 증식이 불가능합니다. 가상화폐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재정적인 기능은 다른 화폐로의 교환만이 가능합니다. 그마저도 가치의 안정이라는 면에서는 지극히 불안합니다.

일반적인 화폐의 교환 가치는 발행국가의 경제, 재정, 무역수지 등의 상황과 맞물려 움직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는 가상화폐의 경제적인 가치가 전혀 없으므로 이러한 가치의 변동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지금 가상화폐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단순히 가상화폐를 매입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뿐 어떠한 배경 설명도 불가능합니다. 어느 순간 가상화폐가 물거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순간 가상화폐의 가치는 땅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관련분석: biz.chosun.com/2017/12/20/100 달러 아니면 0 달러) 가상화폐의 값이 오르는 것은 단순히 투기적인 수요에 의하여 매입자가 많고 채굴은 제한되어 있으므로 인하여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가상화폐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어느 국가에서도 통용이 보장되는 곳이 없고, 상업적 가치는 전혀 없으며, 이자 발생도 되지 않고, 단순히 주요 국가 통화로 교환이 가능할 뿐입니다.

거기에 덧붙여 이들 가상화폐의 거래 형태도 지극히 불안합니다. 이들 거래는 처음에 이야기한 대로 p-2-p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거래소를 이용합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거래소를 통하여 자신의 월렛 (wallet)을 가지고 교환소와 거래를 하게 됩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모든 가상화폐가 실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거래소에 기록된 자신의 월렛에 보관된 비트코인의 양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거래소라는 곳이 대부분 어떤 기관의 보증이나 보호막 없이 개인간 일반 상거래를 하듯 가상화폐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신용도의 문제, 거래 안전성의 문제, 거래소 컴퓨터 시스템의 문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biz.chosun.com/2017/12/21/비트코인거래소 4만원이면등록) 그 뿐 아니라 실제로 외부 해킹에 의하여 거래소가 파산하는 사태도 발생하였습니다. (관련기사: hankyung.com/2017/12/20_해킹에 뚫려 파산)

가격이 움직이는 모든 것이 트레이딩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트레이딩은 사고 파는 행위입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세계적인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yonhapnews.co.kr/2017/12/19/비트코인 CME, CBOE) 이는 마치 시카고 상품거래소 (CME: Chicago Mercantile Exchange)에서 기후(weather)를 거래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관련 싸이트: http://www.cmegroup.com/trading/weather/) 가격이 움직인다면, 가격을 매길 수 있고 그 가격이 변화한다면 모든 것이 트레이딩의 대상이 됩니다. 비트코인이 트레이딩의 대상이 되어 가격의 움직임에 대한 트레이딩을 하는- 사고 파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투자라는 이름 아래에 가상화폐를 매입하는 것은 리스크가 지극히 큰 투기 행위일 뿐입니다. 투기를 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한결 같이,”어쨌든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떨어지기 전에 팔고 나오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팔고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결과 손실을 입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손실 금액이 상당히 커지기도 합니다.

제 주변에 계신 분들은 무모한 가상화폐 투기에 휩쓸리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