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Trend- 2017. 12. 15.

jaykim1953 2017. 12. 15. 19:15



지난 주말 예전 직장 동료 몇 사람과 어울렸습니다. 식사를 같이 하고 커피도 한 잔 함께 나누었습니다. 옛 직장 동료들과 만나면 주로 옛날 이야기를 하게 마련입니다. 그 날도 예외 없이 옛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예전과 달라진 요즈음의 세태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예전과 달라진 것들을 살펴 보는 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발전하는가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그 날 나누었던 이야기들 가운데 한 가지입니다.

요즈음의 커피 전문점과 예전- 30년 전 혹은 그 이전의 다방을 비교해 보면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구해 본 사진 두 장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사진입니다.  30여 년 전 시내 다방의 모습입니다.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두 번째 사진은 지난 주말 제가 예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찾아 갔던 커피 전문점의 모습입니다.


 첫 눈에 들어오는 차이는, 예전의 다방은 똑 같은 가구를 줄 맞춰서 정렬해 놓은 반면, 요즈음의 커피 전문점은 서로 다른 의자와 테이블을 자연스럽게 놓아 둔 모습입니다.

아마도 앞 뒤 옆의 줄을 맞추어서 잘 배치하면 자유분방하게 늘어 놓는 것보다 더 많은 좌석을 들여 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의 다방에는 좀 더 많은 좌석을 들여 놓기 위하여 줄을 맞추고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옆 좌석의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또 자신도 방해 받지 않으려는 공간을 확보하면서 자연스럽게 좌석을 늘어 놓다 보면 조금은 공간을 손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전처럼 빽빽이 좌석을 배열해 놓으면 손님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찾는 사람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이런 것이 바로 추세(趨勢)- 영어로 트렌드(trend)입니다. 시대의 흐름입니다.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으면 사업에 성공하기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직도 예전 식으로 열을 맞춰 빽빽이 좌석을 붙여서 놓는다면 그런 찻집은 손님들이 찾지 않을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은 과거의 그러한 좌석 배치를 벗어났습니다. 요즈음의 소비자들은 과거와 같은 좌석 배치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커피를 파는 곳에서도 시대의 흐름과 추세를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획일적인 것을 거부하고 자유 분방함을 추구하는 것을 쉽사리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과거에는 앞뒤, 좌우 줄을 맞추고,통일된 가구에 빈 틈 없이 빼곡히 들어선 질서정연한 환경을 선호하였습니다. 이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 군대식의 열 맞추기, 획일적인 제복 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금융권이라고 하여서 획일적인 관치 금융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7년 당시 5대 시중은행은 자본금을 증자하였습니다. 시기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으나 금액은5개 은행 공히 700억 원씩이었습니다. (관련기사: 매경 1987_6_10_ 시은 대규모 증자) 5개 시중은행이 증자를 하더라도 모두 똑 같은 금액을 증자하였습니다. 어느 은행이 어느 정도의 자본금 확충이 필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나 검토는 없습니다.  시중은행의 자본금을 증액하기로 하면 5개 시중은행에 똑같은 금액을 할당합니다. 그 당시의 가치 기준으로 보면 5대 시중은행은 모두 딱같아야 합니다.  어느 한 은행이 나머지 4개 은행보다 자본금 규모가 크거나 작아서도 안 되고 모든 면에서 획일적으로 통일 되어 있어야 했습니다.

지금의 금융은 과거의 획일성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습니다. 시중은해들의 자본금 규모는 제각각입니다. KEB 하나은행의 자본금은 1조 6천억 원이며, KB국민은행은 2조 900억 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금융지주회사들 시가 총액의 차이는 적지 않습니다.

KB 국민

신한

KEB 하나

우리

IBK 기업

   24,376

  22,738

  13,705

  10,444

   8,764

 (단위: 십억 원)

과거에 비하면 각 금융기관의 획일성은 많이 사라지고 다양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금융감독기관과 정부부처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해 보입니다. 아직도 구태의연한 과거의 획일적인 관치의 잔재가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국민들의 노후 연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관리본부가 느닷없이 주주권 행사를 통하여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donga.com_2017/11/27_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국민연금관리본부는 가입자의 노후 재정 복지를 위하여 맡겨진 돈을 관리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관치 경제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관련부서에서 아무리 외국의 사례를 들이대고, 논리적 정당성을 강변한다 하여도 경제, 기업 경영, 금융의 흐름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요즘의 트렌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금융감독기관과 정부는 관치금융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쓰는 말 가운데 한 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취존'- 취향존중. 각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듯이 각 금융기관의 취향과 특성을 존중하여 개성 있는 금융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