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연말에 국내에서는 별로 독자층이 많지 않은 농민신문에 실린 기사 한 가지입니다. 일본에서 지난 해 농업기술 관련 10대 뉴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nongmin.com_2017/12/31-일본농업기술)
기사 내용을 보면 한결 같이 IT 기술과 농업의 접목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농업-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쌀 농사는 예전부터 손이 많이 가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불려 왔습니다. 오죽하면 한자의 쌀 미(米) 자가 한자 八十八을 의미 한다고 까지 자조적인 푸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쌀 농사를 지으려면 88번의 손이 가야 추수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만큼 사람 손이 많이 가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입니다. 그러다 보니 농업 종사자 1 인당 생산성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위의 기사를 보면 일본의 농업은 전근대적인 노동집약적인 농업에서 벗어나 최신 IT 기술과의 접목을 통하여 현대화된 농업으로 발전시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농업의 현실이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음은 저도 여러 번 언급한 바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7. 10. 27, 금요일 모닝커피 2015. 9. 25. 참조) 통계를 살펴 보면 GDP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입니다. 2017년 3/4분기 GDP는 440조원입니다. 이 가운데 농업이 기여한 금액은 약 9조 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2%라는 농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문제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전반적으로 크게 성장하면서 농업부분이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아졌을 뿐 특별히 생산성이 저하되었다거나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전체적인 경제의 성장속도에 비추어 농업부분의 성장속도가 매우 낮았다는 점이 몹시 아쉽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농업 구조 내부를 들여다 보면 안타까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농업 인구의 고령화입니다. 그리고 가구당 농업 규모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 몇 차례 농업 분야를 다루면서 언급하였습니다만, 우리나라 농업이 기업화하는 것이 매우 절실합니다. 지금 소규모 가족 경영 형태의 농업이 고령의 농업 종사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들 고령의 농업 종사자들이 기력이 쇠진하여 더 이상 영농을 못하게 되거나, 이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그 뒤를 이어서 농업을 이끌어 갈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서라도 농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영농을 맡게 되면 기업의 영속성과 함께 영농이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사실 지금 우리나라 농업 기업의 수준은 매우 열악합니다. (관련기사: nongmin.com_2018/1/15-농업인구 감소_법인수 증가 한계)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의 진출을 막는 분야가 있었습니다. 소위 ‘중소기업 고유업종’ 이라는 분야에는 대기업의 진출이 막혀 있습니다. 중소기업 고유업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농업분야는 대기업이 넘볼 수 없는 분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동안 일부 대기업이 농업 분야에 진출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그 때마다 농민들과 관련 단체들로부터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뜻을 접어야 했습니다. (관련기사: newsfarm.co.kr_2017/4/25_대기업 농업진출) 이러한 저의 생각과 비슷한 의견을 보이는 신문기사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농어민신문_2018/1/16_농촌인구 감소 시키는 농업정책) 이 기사의 내용을 보면; 현재의 농업인구는 전체 인구의 5% 수준- 약 250만 명인데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를 조금씩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단순 노동만 제공하는 고령의 대다수 영농 인구는 이제 그 수를 줄여나가고, 고급 인력, 고도화된 영농기술을 갖춘 전문 농업인들이 농업 생산의 일선에 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농기업 위주의 농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영농 기업이 필요한 이유는 생산성의 향상도 있지만 그보다도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맨 앞에 언급한 지난 해 일본에서의 농업 분야 10대 뉴스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IT 기술을 접목한 영농은 영세 농가에서도 사용할 수는 있겠으나 경제성에서 대량으로 영농을 하는 대기업 농업 생산에 더 어울리는 기술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하는 것은 금기시 되어 있음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적합할 듯한 영농기술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한다는 계획을 이야기합니다. (관련기사: yonhapnews.co.kr_2018/1/6_이총리 스마트 팜 지원) 이 기사를 보면 ‘㈜농산은 1999년 파프리카 수출농가들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법인으로, 정규직 70명과 일용직 3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7천47t을 생산해 2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연간 매출이 255억 원에 이른다면 농업에 종사하는 농가들이 모여서 설립한 중소기업으로는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업이 좀 더 규모가 크게 조직적인 경영이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생산과 수익이 가능할 것입니다. 연간 매출이 수 천억을 넘어 수 조 원에 이르는 대형 영농기업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농업생산성보다 훨씬 더 경제성을 갖춘 대형 영농기업에 새로운 영농기술이 접목된다면 그 가치는 상승효과를 타고 더욱 커질 것입니다. 세계 10위~ 11위를 넘나드는 규모의 우리나라 경제에 비추어 국무총리가 시찰을 하는 영농회사의 규모가 연매출 255억원에 불과한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입니다. 연매출이 최소한 조 단위의 금액까지는 되었으면 합니다. 그 정도 규모의 영농 대기업에서 IT 기술을 통한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을 이룩한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이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입니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식량의 소비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주식으로는 쌀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쌀의 생산을 영세한 영농 가정의 고령화된 농업 종사자들의 손에 맡기는 것은 우리나라 농업의 앞 날을 위하여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영농 가정의 반발이 있을 수 있으나 영농기업의 대형화를 통하여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위에 IT 기술을 접목하여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면 우리나라의 농업 경쟁력은 몇 단계 높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 심어진 ‘농업기술=다수확’이라는 등식을 타파하고, 높은 품질의 농산물을 낮은 생산 원가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대형 영농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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