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한국 GM- 2018. 3. 16.

jaykim1953 2018. 3. 19. 09:15

지난 한 달 여 동안의 기간에는 굵직굵직한 뉴스가 정신 못 차릴 정도로 터져 나왔습니다. 정치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끌 만한 북미 회담 기사도 있었고, 사회면을 달군 미투 (#Me Too, 금요일 모닝커피 2018. 3. 2. 참조)기사들도 인하여 크고 작은 충격적인 소식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소위 ‘적폐청산’을 주장하는 흐름도 지속되어 사회의 주목을 받을 만한 인사들이 신문 기사의 윗자리를 차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경제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뉴스 거리가 있었습니다. 경제 분야의 뉴스 가운데에는 단연 지난 2월 13일 GM 본사가 한국 GM의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것입니다. 그 이후 한국 GM의 해결 방법은 아직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한국 GM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본질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진영 논리를 앞세워 사태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제목조차도 ‘GM 사태, 피아 식별도 못하나’ 라고 합니다. (
한겨레_2018/3/8
 ) 이 기사의 논조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 줄의 글이 있습니다;

‘한국지엠 사태’의 본질은 간명하다. 지엠 본사가 일자리와 지역경제를 볼모로 한국 정부를 압박해 지원을 받아내려는 것이다.


이 글만 보면 한국 GM은 나쁜 사람, 한국 정부는 GM에게 몰리는 착한 사람의 포맷이 그려집니다. 그 사이에 끼어 있는 GM의 직원- 노동자들은 불쌍한 사람으로 그려지게 될 것입니다. 이 기사가 ‘피아’를 구분도 못 한다고 폄하하는 대상은 바로 보수 언론입니다. 기사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일부 보수언론은 일차적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낮은 노동생산성이 부실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고 노조의 주장 가운데 지나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영난의 가장 큰 책임을 노동자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지엠 본사의 잘못을 합리화해주는 결과를 낳는다.


이 기사를 읽어 보면 GM은 피(彼: 즉, 적군)고 노동자들은 아(我:즉, 아군, 우리편)라고 하는 이분법적인 발상을 근저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GM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고용과 지역경제를 볼모로 협박한다는 강한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GM이 맞닥뜨린 어려움에는 노조의 잘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GM 본사에 있다는 것입니다. 노조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것은 GM 본사의 잘못을 희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뿐 아니라 보수언론에 대하여서도 포화를 열었습니다. 제목에 사용한 ‘피아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표현은 보수언론을 향한 비판입니다. 아군인 노동자와 적군인 GM을 구분하지 못하고 아군인 노동자에게 비판적인 글을 썼다는 것입니다.

위에 언급한 기사와는 다른 시각의 기사도 있습니다. 제목은 ‘20년 전 패착 답습하는 GM 노조’ 입니다.(관련기사: 중앙일보 2018/3/9 ) 이 기사 내용을 일부 옮겨 보면;

미국 GM은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 부품을 해외에서 위탁 생산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GM 노조는 이를 반대하며 1998년 대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이 파업은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가 미국 시장에 안착할 기회를 줬다. 과격한 파업에 진저리가 난 일부 소비자가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한때 50%를 넘나들던 GM의 내수 점유율은 28.3%(2002년)까지 하락한다.


미국 GM이 세계 최고의 자동차 자리를 일본 자동차 회사들에게 물려주게된 가장 큰 원인으로 GM노조의 파업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의 자동차 노조 (UAW: United Automobile Workers, 전미자동차노조)의 위세는 대단하였습니다. 그들의 요구는 거의 신성불가침이었고, 그들의 요구를 거스르는 것은 자동차 산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하였습니다. 이에 관한 기사 내용의 일부를 보면;

경영 상황이 나빠져도 전미자동차노조는 복지 혜택을 포기하지 않았다. 일자리은행·유산비용 제도가 대표적이다. 일자리은행은 일자리가 부족해 실업한 근로자에게 임금·복지의 85~95%를 지급하는 제도다. 여기에 GM은 2005년부터 5년간 22억 달러(2조4000억원)를 지불했다. 또 GM은 퇴직 근로자의 의료보험·연금(유산비용)까지 내줬다. 이 돈을 마련하느라 GM은 자동차 1대당 가격을 1904달러(200만원)나 올려야 했다.


이 기사에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불과 20년 전의 GM 노조의 위세는 대단하였고, 그들의 요구는 상식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GM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바로 GM의 어려움으로 직결되었느냐, 또는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쳤느냐에 관하여서는 보다 심도 높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GM 전반의 경영에 어려움을 더한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시각으로 한국 GM 사태를 바라보는 기사도 있습니다. ‘한국GM 부품 협력사 부도 위기…정부ㆍGM 빨리 협상해야’라는 기사는 이번 한국 GM 사태의 원인 분석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점검하며 당사자인 한국GM과 우리나라 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도록 하라는 독려입니다. (관련기사: 연합뉴스- 2018/3/8 ) 이 기사 가운데 일부분을 옮겨 보면;

 자동차협동조합은 "연초부터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에 이어 근로시간 단축이 확정되면서 협력업체들의 수익 구조는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GM의 수출과 내수판매 부진까지 맞물리면서 납품물량이 급감한 협력업체들은 매출액 감소, 가동률 저하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누적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원·부자재 납품업체 등 한국GM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이해관계자들의 고용 인원은 총 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기사는 한국 GM 자체보다도 한국 GM에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하여서는 한국 GM의 수출부진과 내수판매 부진을 원인으로 언급하였을 뿐입니다.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현사태는 한국 GM뿐 아니라 협력업체 전반에 파급효과가 크므로 하루 빨리 해결하여야 한다는 원론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노조가 현재의 사태에 얼마나 책임이 있는가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노조가 더 이상 강력한 요구를 하여서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을 주목하여야 하겠습니다. 한국 GM의 현재 근무여건이나 근로환경이 지극히 열악하다거나, 견디기 어려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만약 현재의 한국 GM 근무 환경이 정말로 열악하였다면 노조 간부의 자녀나 친인척을 이 회사에 취직시키려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수 년 전 신문기사를 보면 (관련기사: ohmynews.com_2016.7.8. )

한국지엠 내 채용비리는 노조간부의 자녀나 친인척을 우선 협력업체에 취직시킨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탁채용 때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조 간부와 인연이 없더라도 브로커를 통하면 정규직으로 전환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자녀가 다니기를 원하는 직장이라면 결코 나쁜 직장은 아니라는 반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직장에 들어가기 위하여 돈을 주고 청탁을 하였고, 일부 부도덕한 노조 간부가 돈을 받았습니다. 외부인들이 돈을 내고서라도 들어가고 싶어하는 직장입니다. 이러한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도록 지키고, 경영진과 협력하여 회사를 살려내는 것도 아름다운 결과를 나을 수 있는 노조의 순기능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GM 노조가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2017년 성과급을 받지 않겠다는 협상안을 내놓으면서 군산공장의 폐쇄의 철회를 요청한 것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yonhapnews.co.kr_2018/3/15_한국GM노조_임금동결,성과급無 ) 부디 건설적인 협상과 긍정적인 결과가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