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일거삼득 (一擧三得)- 2018. 5. 11.

jaykim1953 2018. 5. 11. 20:10

미국의 프로 스포츠를 이야기할 때에 흔히 4대 스포츠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프로 야구 (MLB),  프로 (미식) 축구 (NFL),  프로 농구 (NBA),  프로 아이스 하키 (NHL)  4 종목입니다. 이 가운데 야구와 농구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프로 스포츠로 이미 오래 전부터 경기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프로 축구는 수퍼 보울 등의 대형 게임 이벤트 등으로 꽤 친숙한 편입니다. 그러나 아이스 하키 경기는 상대적으로 우리에게는 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스 하키의 우승컵은스탠리 컵(Stanley Cup) 이라고 불립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농구와 아이스 하키의 플레이 오프 시즌 경기가 한항 진행중입니다. 아이스 하키 팀은  30 여개 팀이 있으며, 이 가운데 16개 팀이 지난 4 4일에 플레이 오프에 돌입하여 1 라운드 토너먼트를 마쳐서 8개 팀이 탈락하였고 2 라운드가 진행중입니다. 머지 않아 스탠리 컵의 주인공이 가려질 것입니다.

저의 작은 아들이 초등학교 4~5학년 때에 미국에서 동네 어린이 아이스 하키 리그에 참여하여 선수로 뛰었습니다. 경기는 매주 토요일아침 6시에 했습니다. 평소에 학교 가라고 8시에 깨워도 못 일어나던 작은 아들이 토요일에는 545분에 깨우면 벌떡 일어났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려고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 작은 아들이 아이스 하키를 좋아하기도 하였으나 그만큼 잘하기도 하였습니다 제 작은 아들은 초등학교 진학 전에 유치원 시절부터 우리나라에서 쇼트 트랙 스케이트를 배웠습니다. 기본적으로 스피드 스케이팅 실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갓 스케이팅을 배우기 시작한 다른 어린이들에 비하면 스케이팅 실력이 눈에 띄었던 것입니다 아이스 하키 코치도 제 작은 아들의 스케이팅 실력을 십분 활용하도록 기회를 만들어 줬습니다 그러니 제 아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코치로부터 인정도 받게 되니 더욱 좋아하는, 자연스러운 상승효과가 났던 것입니다.

제 작은 아들은 일찍 쇼트 트랙 스케이팅을 배우면서 여러 가지 부수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전국체전과 같은 전국규모의 대형 대회는 아니지만 초등학생이 참가하는 소규모 쇼트 트랙 경기는 꽤 여럿 있었습니다제 아들 둘 다 이런 대회에 자주 나가서 금  동메달을 곧잘 따왔습니다. 그러면 월요일 아침 조회 시간에 단상에 올라가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상장과 메달을 받는 행사를 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전교생에게 제 아들들은 스케이트를 잘 타는 친구로 각인 되었습니다.

그리고 겨울에 스키를 타러 가서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스케이트를 배운 다음에 스키 실력이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스케이트 코치의 말에 따르면 스키와 스케이트는 기본 동작의 원리가 똑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스케이팅 훈련의 결과 스키 실력이 눈 부시게 발전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제 작은 아들은 스케이팅을 배우고 조회시간에 전교생 앞에서 상장 메달을 받고 스키도 잘 타게 되고 미국에 가서 아이스 하키 실력도 인정 받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이 아니라 일거삼득 (一擧三得)의 효과를 본 셈입니다.

이미 은퇴한 노년층의 사람들은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그저 시간만 보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은퇴자들도 무언가 주변을 둘러 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일거리를 찾을 수만 있다면 일을 함으로써 아주 작은 돈이라도 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료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지 않고 소일 거리를 갖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마지막으로 무엇인가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렇듯 일거삼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제일 먼저 일감의 눈 높이를 낮추어야 합니다. 은퇴하기 전에는 자신이 사장님이었건, 회장님이었건 이제는 한낱 은퇴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고 직책에 가볍고 무거움의 차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사장님이고 회장님일 때에는 맡겨진 일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컸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에 따른 보상- 임금도 큰 금액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은퇴자에게 주어지는 일자리 기회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작을 수 밖에 없는 일자리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임금도 당연히 낮아질 것입니다.

은퇴 후에 기사가 운전하는 자동차의 뒷자리에 앉아 그린 피 비싼 회원제 골프장에 가서 많은 돈을 들여 골프를 즐기고, 좋은 레스토랑에서 가족들과 외식을 즐기는 것은 누구나 꿈꿀 수 있는 희망사항입니다. 그러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형편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만, 그러한 생활을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수입이 없는 은퇴자라면 당연히 그러한 꿈을 접어야 할 것입니다.

은퇴자는 더 이상 수입이 없습니다. 연급 수입에 생계를 의존하기 십상입니다. 연금이 충분하다면 좋겠으나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무엇인가 수입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창업을 시도하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업- 창업은 용의주도한 준비와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시작하여도 성공하는 확률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닙니다. 은퇴자들이 조급한 마음에 손쉽게 창업하려 달려 들어서 될 만한 사업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은퇴자가 경제적인 수익을 기대한다면 창업을 하기 보다는 자신의 눈높이를 먼저 낮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신의 생활 전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춤으로써 소비도 줄일 수가 있을 것이고, 아무리 작은 보상을 받더라고 무엇인가 일을할 수 있다면 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얼마 전 일간지에는 최저 임금 인상의 후유증으로 하루에 2~3 시간만 일하는 단시간 임시직이 늘어난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2시간짜리 알바) 제대로 된 직장을 찾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성에 찰 수 없는 일거리입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크게 쪼들리지 않는 은퇴자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봄직도 합니다. 하루에 2~3 시간의 육체 노동으로 월 60만원 정도 용돈을 번다면 이 또한 일거삼득의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입니다. 무료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느니 무엇인가 일하러 간다는 기분, 작지만 용돈이 생기는 기쁨, 그리고 몸을 움직여서 건강에 도움을 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짧은 시간의 아르바이트는 지극히 극단적인 예이기는 합니다만, 반드시 커다란 책상 앞에서 회전의자를 뒤로 제끼고 앉아 서류를 들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그런 일거리에 매여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작은 보상이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으면서 몸을 움직여 무엇인가 일할 꺼리를 찾는 것이 일거삼득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