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보물선- 2018. 9. 7.

jaykim1953 2018. 9. 7. 08:04



불과 1~2 달 밖에 안 되었습니다. 언론에 울릉도 인근 해변에 구 한말 시절에 침몰한 러시아 국적의 보물선이 발견되어 곧 인양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yonhapnews.co.kr_2018/7/17_113년전 침몰 보물선 발견) 뒤이어 이 보물선에 실려 있는 금괴의 가치가 15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자료가 나돌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150조 원에 따른 여러 가지 잡음이 일자 해당 업체는 일단 150조 원에서 한 발 빼더니, 그 후의 기자 회견 등을 통하여 횡설수설하는 느낌을 받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밝혀진 사실은 이 회사가 일종의 가상화폐를 팔아서 자금을 확보하려 하였다는 것입니다. 급기야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여 약 26백 여 명에게서 9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였다는 보도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관련기사: yonhapnews.co.kr_2018/8/26_투자사기 2600여명 90 피해)

관련 기사들을 자세히 읽어 보면 이 회사가 판매한 것은 가상화폐도 아닙니다. 현재 우리가 가상화폐라고 부르는 것은 통상적으로 블록체인(blockchain)과 같은 알고리즘을 통하여 산출되는 crypto currency 를 일컫는 말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7. 12. 22.참조) 그런데 이 회사가 판매한 소위 가상화폐라고 이름 지은 것은 아무런 알고리즘의 역할도 없이 발행회사가 임의로 발행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발행회사가 자기 마음대로 찍어낸 유령의 물건인 거짓 가상화폐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러한 거짓 가상화폐에 2,600 여 명의 사람들이 90억원이라는 거액을 맡겼습니다.

이러한 황당한 일들이 일어나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피해자들의 무지(無知)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그에 못지 않게 일확천금을 노리는 헛된 욕망도 크게 역할을 하였을 것입니다. 일확천금을 노리다가 일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 그 때는 이미 너무 늦습니다. 되돌아 가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렸고, 되돌아 갈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미리 예방하는 방법은 무모한 일확천금을 기대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전문가에게 상의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사기성 짙은 수법들이 금융을 빙자하여 사람들에게 파고 드는 것은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많은 은퇴자들, 또 은퇴를 앞 둔 사람들이 노후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시중 금리가 너무 낮아 웬만한 자산가가 아니라면 금융 소득- 이자로 노년 생활을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셋째로는 경기가 워낙 좋지 않으니 어느 한 곳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고 믿고 맡길 만한 곳이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조금만 달콤한 유혹이 있으면 그에 넘어가기 십상입니다.

금년 초 미국에서 있었던 서베이(survey)에 의하면

1.     2017년에 노후를 위한 단체 퇴직연금(401k)에 적립된 금액은 수입의 6.2%에 불과하다. (Only 6.2% of income contributed to 401(k)s in 2017.)

2.     2017년에 퇴직자들이 받는 사회보장 연금의 월평균 수령액은 $1,386 이다. ($1,386 is the average monthly Social Security payment received by retirees in 2017.)

3.     56~ 61세의 세대주가 가지고 있는 은퇴 준비 예금의 중앙값은 $17,000 이다. ($17,000 is the median retirement savings for families aged 56-61.)

(관련기사: 74%-not-ready-for-retirement)

자기 수입의 6.2%만 적립하여 은퇴 준비 재산을 $17,000 가지고 있다면 월 $1,386의 사회보장 연금으로 노후를 살아가기에 벅찰 것입니다. 이 금액들을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은퇴자산 1 8~9백만원에 월 15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려면 은퇴하기 전에 더 많은 금액을 저축하여 은퇴를 준비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미국의 경우) 자기 수입의 6.2% 만 저축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서베이에서 왜 은퇴 후를 위한 저축을 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금년 2월에 미국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성인 1,000 명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였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은 다음 표와 같았습니다;


(출처: cnbc.com_2018/3/6_42 % Americans at risk of retiring broke)

가장 많은 답변이 저축을 할 만큼 충분히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무려 40%가 넘습니다. 실제로 수입이 많지 않아서 저축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수입이 적을수록 저축을 더 하여야 합니다. 저소득층일수록 은퇴 후에 대한 준비를 더 잘 하여야 합니다.

노후 대비의 지름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저축, 둘째는 빨리 시작하는 것입니다. 은퇴 준비를 위한 저축을 빨리 시작하면 빨리 시작할수록 저축 기간이 늘어나고 원금이 커지게 됩니다. 아울러 적지만 이자가 불어나는 기간도 길어지게 됩니다. 지나간 금요일 모닝커피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하였던 내용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4. 4. 4.참조)

이미 은퇴를 한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현실을 바탕으로 아껴 쓰는 것 이상의 지혜는 없을 것입니다. 이제 와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 남다른 것을 하려다가 사기행각에 빨려 들어가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은퇴 자산마저도 날리게 됩니다. 허황된 일확천금을 꿈꾸기 보다는 아껴 쓰는 마음 가짐을 다잡는 것이 보다 현명한 은퇴자의 자세입니다.

우리 속담에 과부 삼 년에 은이 서(3) 말이고 홀아비 삼 년에 이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과부란 알뜰하게 아껴 쓰는 아녀자를 상징하는 말이고 홀아비란 계산 없이 흥청망청 써대는 한량을 빗댄 말입니다. 같은 살림에서도 아껴 쓰면 3 년이 지난 후에 은을 서 말씩 모을 수 있을테고, 흥청망청 마구잡이로 쓰면서 살면 이부자리에 이가 득실거리는 불결하고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보물선이나 헛된 가상화폐에 눈이 팔려 얼마 남지 않은 은퇴 자산을 날려 버리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더 늦기 전에 알뜰하게 아껴 쓰며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허황된 꿈에 젖어 일확천금을 꿈꾸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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