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교육- 2020. 1. 10.

jaykim1953 2020. 1. 10. 04:17

 

 

제가 어린 시절 흔히 들을  있었던 자조적인 이야기 가운데 대학 교육에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대학 교수가 10  노트를 아직도 들고 들어 와서 강의한다  것이었습니다. 요즈음 같이 하루가 다르게 지식이 발전하고 바뀌는 세상이라면 10  노트가 아니라 불과 2~3  , 혹은 1   노트도 다시 고쳐 써야  것입니다.

그런데 바뀌어야  것도 있겠지만 바뀌어서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장에서는 지난 세월 동안 기존의 가치관과는 많이 달라진 교육이 이루어진  합니다. 1948 대한민국 수립 이후 1950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반공의식이 투철하게 자리잡은 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비록 가난하였지만 자본주의 경제가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켜 세울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경제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 사이엔가 반공 의식은 흐려지고, 사회주의라고 의심할 만큼 복지와 분배를 앞세우는 경제 교육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각급 학교에는 전교조라는 이름의 조직적인 교원 단체가 그러한 교육에 앞장섰습니다. 대학에서는 1980년대의 지하 조직을 시작으로 여러 캠퍼스 안의 동아리를 거쳐 민주화라는 이름을 앞세운 의식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지금의 사회 분위기는 이러한  동안의 교육의 결과라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기성세대들은 자신의 맡은   앞의 직무에 얽매여 후배 세대들의 교육에는 눈을 돌릴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후배들은 소위 386, 486이라 불리는 시기를 거쳐 오늘날의 586 이르기까지 기존의 기성세대와 다른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손에 쥐고 있는 권력을 휘두르는  있어서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있습니다. 그들이 그토록 비판하던 과거의 기성세대들이 보여 주었던 부패와 부정을 답습하는  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에 대한 비판에는 참지 못하며 스스로 결백한 듯한 착각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의 집권층이 스스로의 반성에는 인색하고 과거의 부정 부패에는 추상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보면서 이들의 도덕적 가치관을 의심하게도 됩니다. 이는 아마도 체계적이지 못한 교육이 빚어낸 결과로 보입니다. 제대로  교육을 체계적으로 가르쳤다면  과정을 이수하고 배출된 세대들이 지금과 같은 가치관의 혼란은 피할  있었을 것입니다. 대학 캠퍼스 안에서의 지하 동아리, 정식 교육제도가 아닌 전교조라는 과격 집단의 선동적인 구호가 교육 현장을 어지럽히면서 정상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합니다. 학교에서의 교재는 수십   것을 답습하고, 이를 가르치는 교사는 교과서와 다른 내용을 주입하면 혼란이 일어날  밖에 없습니다.

오늘의 경제 현장에서는 근로자의 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런데 자본의 기여도에 대한 보상이 적절한가에 대하여서는 아무도 자본의 기여도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듯이 보입니다. 노동이 중요한 만큼 자본도 중요합니다. 경제의 발전은 자본과 기술과 노동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서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되어 리스크를 부담하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가운데 노동만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 개발, 자본, 비즈니스 경영  모든 분야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이러한 균형 잡힌 인식의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히 필요해 보입니다.

금융 현장에도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한 현상이 있습니다. 제가 목격한 사례  가지를 이야기해 봅니다.  1   어느 중소기업의 요청으로 금융 관련 강의를  기회가 있었습니다.  기업은 국내 시장에서 상당히 성공적인 영업 실적을 올리고 있었으나 해외 시장 진출을 도모하면서 국제 금융, 외환 등의 수요가 발생하여 제게 교육을 부탁하였던 것입니다. 제가 교육을 시작하기   회사의 담당자들과 면담을 먼저 하였습니다. 그들은 실무를 담당할 직원들끼리 나름대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들이 공부하였다고 제게 보여준 교재의 내용을 보는 순간 저는 아연 실색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공부하는 교재의 내용은 대부분 20년은 족히 되었을 것입니다. 그 중에는 거의 40년 전에 쓰여진 책도 있었습니자.  동안 세상이 바뀌고 시장이 변하였는데도  교재의 내용은 케케 묵은 옛날 이야기만 적혀 있었습니다. 기본적이고 원론적인 내용이야 수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시장에서 금융 거래를 하고 외환 거래를 하여야  사람들이라면 현재의 시장이 어떠한 지를 배워서 알아야 합니다. 그들에게는 20~30  전의 시장이 어떠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 내용은 단지 참고 삼아 알아두기만 하여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시장에서 어떤 관행에 따라 어떤 산식(算式) 이용하여 거래하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경영 분야뿐 아니라 금융시장도 적지 않게 변화하였습니다. 오래  제가 학교에서 배우고 금융 현장에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배우던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주 오래 전에는 선형 계획(linear programming)이라 함은 극단적인 값만을 제시하여 현실적이지 못하고, 컴퓨터의 용량이 크지 않아 계산 자체도 많은 시간이 소요 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여러 가지 최적화의 방법이 개발되어 극단 값을 피하고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자그마한 개인용 컴퓨터만 가지고 있어도 상당한 양 데이터 처리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것은 불과 10~20 년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20 전의 교재를 들고 공부한다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오늘날의 금융 현장에서 뒤쳐질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30 전에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뒤쳐진 후진 시장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비록 선진 금융 시장에 속한다고 까지는 이야기하지 못하여도, 적어도 중진국 수준 이상은 되고, 금융 상품에 대한 지식은 상당한 수준에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각종 규제와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주요 금융기관의 전문성의  가지 면에서 아직은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금융기관의 최고 경영층의 금융 상품과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은 우리나라 시장의 발전에 크게 저해가 됩니다. 그들이 앞장서서 스스로에게 부족한 것을 열심히 공부하고 우리나라의 금융기관이 세계적인 금융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있도록 노력하여야  것입니다.

덩치만 커진다고 세계시장에서 일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규모를 따진다면 중국의 금융시장도 ()적인 면에서는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 따져 본다면 중국의 금융 시장은 결코 고급 금융시장으로 분류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의 경제가 초고속 성장을 멈추고  자릿수 성장을 보이기 시작하자 전세계의 경제가 영향을 받았습니다. 중국 시장의 크기가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스스로 흡수하고 정비하기에는 중국 경제의 수준이 아직은 부족하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6. 1. 8. 참조) 불과 4 전의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중국의 금융은 많은 전문가들이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가운데 하나가 중국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입니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경쟁적으로 개발 정책을 쏟아내면서 우후죽순처럼 초대형 건물들이 여러 지방 도시에 세워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초대형 건물들이 아직도 많은 공실(空室) 인하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건물 건설에 도입된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상환에도 어려움이 덮칠 것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4. 6. 20. 참조)

우리나라의 금융도 양적으로는 엄청난 성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도 부족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최근에 금융기관들이 DLF  파생관련 펀드를 판매하면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면 아직도 우리나라의 금융기관들- 특히나 최고 경영층-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는 많이 개선되어야  것입니다. 파생상품을 어떤 고객에게  것인가를 제대로 이해하고 파는 금융기관이 과연  곳이나 될는지,  파생상품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고 판매 드라이브를 거는 경영층이  사람이나 될는지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금오일 모닝커피 2019. 8. 23. 참조)

 

 나라의 금융시장 수준이, 금융기관의 수준이 하루 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금융시장의 참가자와 금융기관의 구성원들이 금융에 대한 지식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들을 교육시켜야 합니다. 조급한 마음에 쫓기지 말고 차근차근 정확한 내용을 교육하면서 시간이 흐르면 보다 많은 구성원들이 금융에 대한 지식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질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금융이 선진국 금융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그런 날이 하루 빨리 다가오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