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Covid-19 유감(遺憾)- 2020. 2. 28.

jaykim1953 2020. 2. 28. 05:11



우한(武漢) 폐렴이라고도 불리고 정식 명칭은 Covid-19 인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역병(疫病)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그 동안 정치적인 언급은 자제하여 왔으나 이 번에는 조금은 정치적인 면을 다루지 않을 수 없음에 미리 양해를 구하는 바입니다.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고 이 역병에 대한 원인 분석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역병이 전국적으로 확산 되기 직전, 초기 상황이 잠시 주춤하던 때에 집권 여당 대표와 출입국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법무부 장관은 언론을 통하여 '국제사회도 한국의 감염병 확산 차단에 대해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평가를 하고 있는 상황' 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통령도 '국내에서의 방역 관리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 이라고 자화자찬과 낙관론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chosun.com_2020/2/20_세계적 모범사례) 그러나 최근 의사협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번 역병이 처음 발발하였을 때부터 전염병의 방역에 관한 전문가들이 의사협회를 통하여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들을 막아야 한다는 건의를 6~7 차례에 걸쳐 정부에 전달하였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의사단체, 중국 입국금지 요구 '빗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의사단체를 비롯한 전염병 관련 전문가들의 요구대로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들을 막았더라면 지금보다는 이 역병의 상황이 나은 방향으로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쉽사리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인터넷 상에는 여러 전문가들, 평론가들이 유투브 등을 통하여 정부의 대응을 아쉬워하거나 비난하며 이미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들을 막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집권 여당에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들을 막는다는 것은 입 밖에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법무부 장관이 언론을 통하여 '미국 같으면 중국 사람을 완전히 입국 차단하고, 또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상당히 정치적인 분위기로 끌고 가고 있다' 라고 하여 마치 미국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듯이 이야기하였습니다. (관련기사: joins.com_2020/2/21_추미애식 홍보) 그러나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보면 전문가들의 빗발치는 건의를 묵살하고 아무런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우리나라가 오히려 정치적인 이유로 입국금지 조치를 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을 들먹이며 '정치적...' 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이러한 사태 진행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우리나라에 만연한 전문가 하대(下待) 현상을 절감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문가의 의견은 정치적인 권력을 가진 사람에 의하여 언제라도 무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는 집권자의 입 맛에 맞는 전문가 의견만을 추려 내어 그 말이 곧 정의이고 진리인 양 선전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펴나갑니다. 전문가의 전문적인 의견은 집권자의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됩니다. 이번의 사태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이러한 현상은 그 동안 통계를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도 의견이 분분하였습니다. 급기야는 나라의 통계 자료를 책임지는 통계청장이 정부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임기 도중에 경질되는 사태도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hankyung.com_2019/10/9_경제 조언 귀막은 靑...바른 소리하면 '아웃') 사실 통계의 중요성은 점점 중요해져만 갑니다. 최근 제 4차 산업혁명의 근간 가운데 하나인 소위 빅 데이터라고 하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통계에 바탕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세상은 복잡해지고 데이터의 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데에는 두 자기 요소 - 초대형 용량의 컴퓨터와 통계기법- 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걸핏하면 마치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인 양 '전수 조사'를 주장합니다. 예를 들면 지난 해 말 '고용 절벽 40대 지원을 위한 전수 조사'를 지시한 경우입니다. (관련기사: hani.co.kr_2019/12/19_ 창업 지원  특화 대책) 그런데 더욱 아이러니컬한 것은 이미 지원 대책으로 어떠한 정책을 시도할 것인지 답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아래 도표 참조.)



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607/imgdb/original/2019/1219/20191219503600.jpg


이미 정해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하여 40대 창업 지원을 위한 수요를 '전수 조사' 한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조사를 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의아해 집니다. '전수' 라는 말은 한자의 全數, 즉 모든 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전수 조사란 모든 대상을 다 조사하겠다는 것입니다. 40대 창업 지원 전수 조사란 창업하려는 의사를 가진 40대의 사람 모두를 대상으로 어떠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지 조사하겠다는 것입니다. 누가 보아도 한 편의 코메디 같은 발상입니다. 창업하려는 의사를 가진 40대의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단 한 사람도 빠트리지 않고 모두 조사하겠다는 의지는 매우 가상하나 도저히 불가능한 무모한 시도입니다. 아마도 이런 말을 한 위정자도 이 말이 어떤 작업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도 관심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저 '전수 조사' 라는 단어를 남발하여 무언가 열심히 빠지지 않고 다 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현대의 경영과 관리에서는 '전수 조사'는 결코 자주 남발하여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훌륭한 통계 기법과 통계 전문가를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하면서도 정확도 높은 통계와 그를 바탕으로 한 예측이 가능합니다. 단순한 립 서비스(lip service) 목적으로 '전수 조사'를 들먹이는 것은 그러한 말을 하는 사람이 스스로 얼마나 무지하고 생각이 짧은 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경영과 관리는 과학적이어야 하고 순리에 따라야 합니다. 무조건 '전수 조사'만이 해결 방법은 아닙니다. 전문가의 의견과 그들의 해결 방법을 신뢰하고 따라야 합니다. 


걸핏하면 전수 조사를 들먹이는 우리나라 만큼 전문가가 존중 받지 못하는 나라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아무 상황에서나 '전수 조사' 운운하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와 같이 전문가의 건의를 철저히 무시하여서 사태를 악화시키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입니다.


행여 Covid 19 감염 여부를 전국민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 하겠다는 과욕은 부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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