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부동산 2013~2020. - 2020. 3. 6.

jaykim1953 2020. 3. 6. 05:19



최근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하여 경제가 많이 위축 되었습니다. 아울러 지난 해 말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과 최근까지도 지속된 부동산 투기 단속 대상지역의 지정으로 인하여 서울 시내는 물론이고 서울 근교의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도 거래가 얼어 붙었다고 합니다.


이번 주 초에 주변에 가깝게 지내는 친지분으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최근에 얼어 붙은 부동산 시장의 상황으로 보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하며, 제게 자문을 구하였습니다.


그 분은 지난 2012년 말에 제가 썼던 칼럼을 읽고 부동산을 사기로 마음 먹었었다고 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2. 11. 16. 참조그 때 제가 썼던 칼럼 내용 가운데 끝 부분에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아직은 쉽사리 일어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살아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면 이미 때가 늦을 수도 있습니다. 반 박자 빠른 움직임을 원한다면 폭풍전야와 같은 고요함 속에서, 끝 없이 떨어질 것 같은 깊은 계곡에서 상승의 첫 움직임에 한 발 앞서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 당시에 바로 자신의 재력에 맞추어 청량리 근처에 있는 27평 아파트를 3 5천만 원에 매입하였다고 합니다. 이 아파트가 지난 해 말에는 8 6천만 원에 거래가 되었고, 지금은 시세가 약 10억 원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투자를 실행할 수 있도록 귀띔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저의 충고를 조금 더 진지하게 들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합니다. 그 동안 여러 번 이야기하였던 '똘똘한 한 채'의 아이디어를 따라서 강남의 압구정동에 있는 20평 정도의 아파트를 샀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2013년 초 압구정동에서 20평 정도의 아파트 시세는 실거래가 기준 6 5천만 원이었습니다. 지난 2월에 이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20억 이었으며, 현재 매물은 최고 23~24억 원까지도 나와 있다고 합니다. (출처: 네이버 부동산)


이 분이 지난 2013년 초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3 5천만 원에 부동산 대출 3억 원을 받아서 강남에 있는 아파트를 65천만 원에 샀더라면 지금은 약 20억 원이 넘는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22억 원에 매각한다면 155천 만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고, 여기에서 대출금 3억 원을 지급하고 나면 125천만 원의 수익을 올렸을 것입니다. 3억 원에 대한 이자 비용은 연 4%의 이자율로 계산하여도 1 년 이자 비용은 1 2백 만원이고 7년 간 8 4백만 원입니다. 1억 원도 채 안 되는 이자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이 소위 레버리지(leverage)를 이용한 투자입니다. 자신이 가진 돈 35천 만원으로 아파트를 사서 그 아파트가 현재 10억 원이 되면 6 5천만 원의 이익을 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레버리지를 이용하여 65천만 원의 아파트를 샀다면 125천만 원의 매매 차익에 이자비용 84백만원을 빼면 순수익은 1166백만 원이 됩니다.


이 분께 저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아직도 똘똘한 한 채의 전략은 유효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0. 1. 3.참조) 그런데 이 분이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는 똘똘한 한 채의 정의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아파트를 팔고 새로운 똘똘한 한 채로 바꾸기에는 거래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우선 거래세(去來稅)가 듭니다. 새로운 아파트를 매입하면 취득세, 등록세 등 약 3%의 비용이 듭니다. 그리고 새로운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자금이 부족한데 지금은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로 인하여 자금을 동원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똘똘한 한 채로 갈아 타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팔 것인가 혹은 계속 보유할 것인가의 결정을 하여야 합니다. 지금의 분위기로 보아서는 부동산을 팔 시점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적으로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인하여 부동산 시장이 잠시 주춤할 수는 있으나 궁극적으로 인기 있는 주거의 중심지, 서울 시내, 수도권의 순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입니다. 수요자가 선호하는 곳에 있는 부동산은 정부의 규제와 관계 없이 가격은 계속 오를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은 시장 참여자인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의 커다란 특징 가운데 하나가 부동산의 가격은 위치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 지은 집이라도 그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심지어는 같은 아파트 건물 안에서도 소위 로얄층이라는 이름이 붙은 아파트는 가격이 더 비쌉니다.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가 있다면 그 지역은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기 있는 주거 지역의 아파트가 40~50 년이 되어도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되는 것은 소재한 위치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정부에서- 중앙정부 또는 지방자치정부 모두-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지극히 혐오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갖은 이유와 핑계로 재건축, 재개발을 막아 왔습니다. 그러다 보면 해당 지역에는 수요는 계속 몰리는데 공급이 없어서 가격은 더욱 오르게 됩니다.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면 수요가 많은 지역에 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순리(順理)이고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입니다. 정부가 각종 규제와 단속으로 시장의 흐름을 막고 역행하려고 하면 시장 가격은 널뛰게 됩니다. 시장 가격을 강제로 통제하면 암시장(暗市場) 가격이 형성되듯이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게 됩니다.


지금과 같이 정부의 규제가 시장을 거스르게 되면 가격은 당연히 뛰게 됩니다. 정부의 강력한 제재가 도입되면 잠시 주춤하겠지만 결국은 주춤한 것 이상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시장과 맞서서 이기는 정부가 있을 수 없습니다. ‘나는 다르다. 나는 시장을 이길 수 있다. 자신 있다 라고 말하는 정부일수록 시장을 절대로 이기지 못합니다.


엊그제 3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국민소득을 보면 1인당 GNI 37,356,000 원으로 전년(36,787,000 )보다 1.5% 늘었습니다. (, 미달러 화 기준 1인당 GNI $ 32,047로 전년 ($36,787)보다 4.1% 감소했습니다.) (관련기사: mk.co.kr_2020/03/03_국민소득) 그 동안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추진하였던 경제정책이 그리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소비주도성장을 기도하였더라면 더 나은 결과를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경제성장은 생산, 분배, 소비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지금과 같이 세금으로 소득을 밀어 부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나 증세는 바로 가처분 소득 (DI- disposable income 혹은 DPI- disposable personal income)은 소득-세금 (DPI=Personal Income−Personal Income Taxes)이므로 세금이 늘어난 만큼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게다가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소득에서 소비를 위한 지출을 줄이고 저축 (savings)을 늘리는 경향이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는 더욱 감소하여 경제성장이 위축됩니다. 아파트를 재건축하고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고 소비를 진작하여 경제성장을 기도하는 것이 지금과 같은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지금의 정부와 같이 계속 부동산 시장을 억누르고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운용한다면 결국은 시장이 이에 대한 반응을 할 것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궁극적으로 더 오르게 될 것이고,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려 할 것입니다. 가정경제의 주체인 개인들은 안 쓰고 저축하며, 부동산을 부여 잡고 자신의 자산 가치를 지키려 할 것입니다. 파는 사람은 없고 수요는 성장하는 부동산 시장이라면 가격은 당연히 오릅니다.

끝으로 가정을 한 가지 해 보겠습니다. 7년 전에 아파트를 사셨던 저의 친지분이 그 때 아파트를 사지 않고 전세를 들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당시 그 아파트의 전세는 1 2천만~ 1 3천만 원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전세가가 3 5천만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계속 전세를 살았더라면 전셋값을 계속 올려 주었어야 하였을 것입니다생각만 하여도 눈 앞이 캄캄해 질 것입니다. 아마도 지금으로부터 7년쯤 시간이 지나서 다시 부동산 시장을 복기한다면 비슷한 결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