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UAE- 2020. 7. 24.

jaykim1953 2020. 7. 24. 09:38

지난 월요일 20일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중동국가인 UAE 에서 아랍권에서는 처음으로 화성 탐사선을 발사하였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munhwa.com_2020/07/20_UAE 아랍권 화성 탐사선 쐈다) 비록 우주선을 쏘아 올린 장소는 일본에 소재한 우주쎈터에서 이루어졌으나 아랍권 국가 가운데에서는 처음으로 화성 탐사선을 쏘아 올린 나라가 되었습니다.

UAE United Arab Emirates 의 줄인 말입니다. 흔히 '유나이티드 아랍 에미레이츠'라고 읽습니다. 사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은 '유나이티드 아랍 이미릿츠' 라고 읽으며, '이미릿츠' ''에 액센트를 주어서 말합니다. UAE에 관하여서는 저는 아주 오래 된 옛날의 추억이 있습니다.

1980년 즈음의 일입니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외환 거래는 당시의 특별법인 한국외환은행법에 의하여 설립된 한국외환은행이 고시하는 각 통화의 거래 기준율에 따라 일정 스프레드(spread)를 가감하여 전신환 거래율을 정합니다. 전신환 거래란 송금, 신용장 결제 등의 거래를 하면서 외국통화와 한국 원화 사이의 거래에 적용하는 환율을 말합니다. 고객이 은행에게 외화를 매각할 때에는 '전신환 매입율'을 적용하고, 고객이 은행으로부터 외화를 사 갈 때에는 '전신화 매도율'을 적용합니다. 매입 또는 매도라는 용어가 은행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은행의 고객 입장에서는 반대의 용어로 이름지어진 환율을 적용하여야 했습니다. 고객이 살 때에는 매도율, 고객이 팔 때에는 매입율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매일 8 30분에 한국외환은행이 16개 지정통화의 매매기준율을 고시하였습니다. AP-DJ 뉴스 에이전트를 통하여 전일자 뉴욕의 외환시장에서 은행 마감시간인 오후 5시 경에 거래되던 환율을 받습니다. 그러면 그날자에 한국은행이 고시하는 미국 달러화와 한국 원화의 거래 기준율을 적용하여 16개 통화와 한국 원화 사이의 환율을 계산하였습니다. 그리고 계산된 환율을 녹음하여 놓고 한국외환은행으로 전화를 하면 자동응답 시스템을 통하여 환율이 반복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여 놓았습니다. 그 당시 환율의 녹음을 담당하였던 사람은 N 대리로, 저보다 5년 선배 뻘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목소리가 낭랑하고 특히 발음이 정확하여 해당 부서에서 만장일치로 녹음 담당으로 선발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8시 이전에 출근하여 환율을 계산하고, 혹시라도 틀렸을까봐 검산을 두 번 하고, 그리고 나서 녹음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녁 약속은 가급적 피하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그 때에는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이어서, 저녁 약속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 많이 늦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다음 날 아침 녹음을 하는 데에 목소리에 이상이 생긴다던가 행여 실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였다고 합니다.

그 당시 16개 지정 통화에는 우리나라의 원유 확보를 위한 외교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중동 국가의 화폐가 많이 있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리얄(Riyal), 쿠웨이트 디날 (Dinar) 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UAE의 더함 (Dirham) 16개 지정통화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UAE UAE라 부르지 않고 '아랍 연방 토후국' 이라고 불렀습니다.

United Arab Emirates 의 단어들을 사전에서 하나하나 찾아 보면 '아랍 연방 토후국'이라는 이름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그런데 '토후국' 이라는 이름이 후진국 같은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 있어 이름을 달리 부르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대안이 쉽게 떠오르지 않자, 그냥 '유나이티드 아랍 에미레이츠' 라고 부르기 시작하였고, 이 이름이 너무 길다 하여 줄여서 'UAE' 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당시의 환율 계산은 잘 못 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한국은행이 고시한 미국 달러화와 한국 원화간의 기준환율이 1,200 원이고, 그 전날 미국 뉴욕에서 미국 달러화와 일본 옌화 사이의 환율이 100 이었다고 한다면, 일본 옌화와 한국 원화간의 환율은 1,200/100= 12, 100 옌 당 환율 1,200 원으로 고시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고시하는 미국 달러화와 한국 원화간의 환율은 고시 당일에 수도하는 거래의 환율입니다. 예를 들어 2020 7 24일 환율은 미국 달러화와 한국 원화를 2020 7 24일에 교환하는 거래에 적용하는 환율입니다. 그런데 그 밖의 통화들은 경우가 조금 다릅니다. 미국 달러와 일본 옌화의 환율은 계약일로부터 2 영업일 후에 수도가 일어나는 거래의 환율입니다. (2 영업일 후를 스팟- spot- 이라고 부릅니다.) 7 24일에 거래 된 달러와 일본 옌화와의 거래는 주말인 25, 26일이 지나고 2 영업일째인 7 28일에 수도가 일어나는 스팟 거래입니다. 그러니 달러와 한국 원화의 거래는 7 24일에 수도가 일어나고 달러와 일본 옌화의 거래는 7 28일에 수도가 일어나는 서로 다른 수도일의 환율을 혼합하여 일본 옌화와 한국 원화 간의 환율을 계산한 것입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모든 외환 거래는 거래 당일에 수도를 일으키는 거래였으므로, 미국 달러와 일본 옌화와의 환율을 2 영업일 후에 수도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 거래 당일에 수도를 일으키는 환율로 보정하여 계산하여야 합니다. 이럴 때에 사용하는 거래가 소위 backward 거래입니다. 수도일보다 미래에 수도가 일어나는 거래를 선물환(先物換 forward) 거래라고 부르는 것에 반하여, 수도일보다 이른 시점에 수도를 일으키는 거래를 수도일로부터 뒤로 거래를 움직인다 하여 backward 라고 부릅니다. Backward 거래는 3 가지가 있습니다. 거래 당일부터 원래의 스팟 거래일까지 2 일간의 backward 거래는 spot over today, 또는 오디너리 스왑(ordinary swap) 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거래일부터 바로 다음 영업일까지의 거래는 over-night 이라고 부르고 O/N 이라고 씁니다. 그리고 거래일 다음 영업일부터 스팟일까지의 거래는 tom-next 라고 부르며 T/N 으로 표시합니다. Tom 이란 tomorrow- 내일을 의미합니다. Backward 거래는 이렇게 세 가지뿐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O/N T/N은 많이 거래합니다. 그러나 spot over today는 많이 거래되지 않으나, O/N 거래와 T/N 거래를 동시에 일으키면 spot over today와 동일한 효과가 납니다. 정확하게 환율을 고시하려면, 일본 옌화의 경우는 미국 달러화와 일본 옌화의 환율을 spot over today 거래를 통하여 거래 당일에 적용하는 환율로 바꾼 다음에 미국 달러화와 한국 원화와의 환율을 이용하여 일본 옌화와 한국 원화 사이의 환율을 계산하여야 합니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외환시장이 걸음마 조차도 제대로 떼지 못하는 수준이다 보니 이와 같은 환율 계산의 오류를 설명하여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었습니다. 더구나 2 일의 환율 차이 정도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는 엄연히 O/N, T/N 등 하루의 환율 차이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거래가 이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외환은행은 환율 계산에 반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기야 UAE '아랍 연방 토후국' 이라고 부르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음에 비추어 보다 정확하게 환율 계산하고, 시장 관행과 논리에 합당한 거래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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