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나라가 니꺼냐- 2020. 7. 31.

jaykim1953 2020. 7. 31. 06:30

지난 주말 경이었습니다. 느닷없이 인터넷 검색어에 나라가 니꺼냐라는 말이 상위에 랭크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관련기사: segye.com_2020/07/26_나라가 니꺼냐) 이런 검색에가 나오게 동기나 관련 스토리는 이미 언론에 자세히 보도 되었으니 모든 분들이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오늘 말을 하는 이유는 내용보다는 나라가 니꺼냐라는 말에 사용된 니꺼라는 단어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서울 사투리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있었습니다. 서울 사투리 중에 하나가 바로 라는 말입니다. 표준어로는 이라고 써야 하나 서울 사람들은 이를 니꺼라고 하였습니다. 서울 사투리인 것입니다.

원래 표준어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 기준으로 정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표준어 규정1988. 1. 19. 문교부 고시) 그러니 표준말의 기준이 되는 서울말에 사투리가 있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교양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을 기준으로 표준어를 정하므로, 기준에 조금씩 부합하지 않는 말들이 있을 있고, 그런 말들이 서울 사투리인 것입니다.

서울 사투리의 대표적인 말이 바로 너의라는 의미의 라고 하는 것입니다. 아니라 네가라라고 하여야 곳에 니가라고 말하는 것도 서울 사투리입니다. 예를 들어, ‘니가 뭔데? 라는 말도 서울 사투리입니다. 물론 경상도에서도 니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일부 지방에 따라서는 비슷한 사투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밖에도;

~하고→ ~허구: 세수하고 와라 세수허구 와라

~하면→ 허믄: 운동하면 배가 고프다 운동허믄 배가 고프다

~하듯이→ ~허드끼: 염불하듯이 중얼거린다. → 염불허드끼 중얼거린다.

~같은 경우→ ~겉은 경우: 이런 같은 경우가 있나 → 이런 뭣 겉은 경우가 있나.

부자지간→ 부재지간: 부자지간이 화기애애하다. → 부재지간이 화기애애하다. (허다)

가닥 하는 가락 허는: 사람 가닥 하는 사람이야. → 그 사람 한 가락 허는 사람이야.

이러한 말들은 지금은 사용 빈도가 현저히 떨어졌으나 제가 어렸을 때만 하여도 어렵지 않게 들을 있던 서울 사투리였습니다. 하지만 서울 사투리 가운데 제가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단어는 언니입니다. 언니라는 말은 여자 자매간에 동생이 사람을 부르는 말로 쓰입니다. 혹은 여자들 사이에서 단순히 가까운 사이에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윗사람을 부를 언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서울 사람들은 언니라고 불렀습니다. 형은 한자로 입니다. 형이라는 말은 한자어에서 말입니다. 형의 우리말은 언니였습니다. 다만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 언니 아닌 이다 보니 표준말이 되었습니다.

사전을 찾아 보면;

언니는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사이이거나 일가친척 가운데 항렬이 같은 동성의 손위 형제를 이르거나 부르는 . 주로 여자 형제 사이에 많이 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주로 여자 형제 사이에 많이 쓰인다는 설명이 말해 주듯이 반드시여자 형제 사이에만 쓰이는 말이 아닌 남자 형제 사이에서도 쓰일 있는 단어입니다.

아니라 어머니는 어무니’, 아버지는 아부지라고 부르는 것도 서울 사투리입니다. 이제는 쉽사리 들을 없는 사투리들입니다.

금융에도 일종의 사투리가 있습니다. 사투리라는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으나 표준 용어가 아닌 말이 쓰이기도 합니다. 이를 사투리라고 한다면 금융 사투리가 되는 셈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통장 이체입니다. 예를 들어 관리비 자동 납부를 때에 일반 사람들은 흔히 관리비를 통장 이체한다는 말을 사용하고, 어려움 없이 서로 의사가 통합니다. 그런데 통장이란 계좌에 있는 잔고와 계좌에서 일어나는 거래를 기록하는 일종의 장부입니다. 그러니 장부 이체한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표현입니다. 차라리 계좌 이체라고 하는 것이 보다 나은 표현이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들을 있는 통장 이체또는 계좌 이체 정확한 금융 표준 용어는 대체 결제’ (對替決濟)입니다. 예를 들어 관리비 결제를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계좌에서 이체하여 대체 결제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렇지만 일반 사람들의 대화에서 대체 결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번도 들어 보지 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편으로는, 요즈음 너무나도 표준말과 괴리된 말을 하는 것이 듣기에 거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걸핏하면 ‘1 없다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아마도 하나도 없다 숫자 1 바꾸어서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하나 숫자를 세는 데에 사용하는 수사 (數詞, 셈씨)이기도 하지만 명사(名詞, 이름씨) 쓰이면서, 뒤에 ~ 라는 조사와 함께 쓰면 전혀라는 부정을 강조하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하나도 없다라는 말에 쓰인 하나 명사이지 수사가 아니므로 ‘1’ 바꾸어서 사용할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마치 수사인 하나 ‘1’ 바꾸어서 ‘1 없다라고 하는 것은 우리 문법에 맞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말은 같은 수사라도 독특한 관용적인 쓰임새가 있습니다. 1 15분은 십오 이라고 읽습니다. ‘ 십오 아니고, ‘ 열다섯 아닙니다. 더욱이 열다섯 더욱 아닙니다. 시간을 읽는 방법은 우리 말이 쓰여 기나 세월 동안 누적된 관용의 형태입니다. 이를 쉽사리 바꾸지 못하는 것은 우리 말을 함께 나누는 사회에서 서로 묵시적으로 정해진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표준어를 정하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는 표현이 두루뭉실한 듯이 보이면서도 나름의 정확한 규칙을 정해 놓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러한 규칙들이 가급적 지켜질 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언젠가 세월이 많이 흐른 다음에는 하나도 없다라는 표현이 서울 사투리로 남게 지도 모릅니다. 그런가 하면 나라가 니꺼냐라고 예전에 쓰이던 서울 사투리를 다시 꺼내서 사용하는 일도 생길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변화하고 발전할 것입니다.

금용 표준 용어는 대체 결제일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계좌 이체 또는 통장 이체라고 부른다면 언젠가는 계좌 이체나 통장 이체라는 말도 금융 표준 용어로 쓰이게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자(漢字) 투성이인 금융 용어들이 서서히 뒤로 물러서게 수도 있습니다. 살아 있는 우리 말이 변화하는 데에 따라 우리들의 언어 생활도 함께 바뀌어 것입니다. 아마도 10 , 20 년이 지난 후에는 제가 지금 놓은 글들도 읽기에 어색한 문장들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기의 대결- 2020. 8. 14.  (0) 2020.08.14
가격예측- 2020. 8. 7.  (0) 2020.08.07
UAE- 2020. 7. 24.  (0) 2020.07.24
運命과 殞命 - 2020. 7. 17.  (0) 2020.07.17
마른 장마- 2020. 7. 10.  (0) 2020.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