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프라이빗 에퀴티- 2022. 8. 19.

jaykim1953 2022. 8. 19. 06:20

지난주 모닝커피를 읽은 독자분들 가운데 프라이빗 에퀴티(private equity) 대한 질문을 오는 분이 계셨습니다. 프라이빗 에퀴티가 무엇인지를 묻는 분도 계셨고, 프라이빗 에퀴티의 특징과 투자형태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프라이빗 에퀴티에 대한 글을 부탁하였습니다. 그런데그 동안 금요일 모닝커피에서 프라이빗 에퀴티에 대한 글은 다루었던 적이 있습니다. 10 전에 (금요일 모닝커피 2012. 3. 23., 금요일 모닝커피 2012. 6. 15. 참조) 썼었습니다. 이후로도 간간이 프라이빗 에퀴티에 관한 이야기는 몇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프라이빗 에퀴티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한다면, 프라이빗 에퀴티는 상대적으로 소수의 투자자들이 거금을 동원하여 펀드를 조성하고 적절한 대상을 물색하여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합니다. 여기에서 소수의 투자자라 함은 숫자가 정해진 것은 아니고 펀드 규모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투자자 숫자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금을 동원한 펀드라 함은 투자자 숫자에 비하여 조성된 펀드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내의 사모 펀드에 대한 규정에서 정하여 놓은 투자자의 숫자와 같은 일정한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자유로운 자본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펀드의 형태입니다.

프라이빗 에퀴티의 구성에서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리미티드 파트너(limited partner, LP) 제네랄 파트너(general partner, GP)입니다. LP 자금을 갹출하여 투자에 참여할 펀드의 운용이나 투자한 대상 회사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GP 펀드의 운용과 투자 대상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여 펀드의 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집니다. GP 투자 대상물을 물색하여 투자하고 펀드를 관리합니다. LP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투자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프라이빗 에퀴티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계기는 1997 IMF 구제 금융 신청을 유발한 경제 위기 때입니다. 당시 우리나라의 금융기관들 가운데 특히 시중은행들은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었고, 결과 몇몇 은행이 합병되었습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하여 한빛은행이 되었고,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하였으며, 하나은행이 일부 지방은행, 보람은행 등과 함께 서울신탁은행은 인수하였습니다. 그리고 제일은행은 브리지 캐피탈(New Bridge Capital)이라는 프라이빗 에퀴티가 인수하였습니다. 브리지 캐피탈이 아마도 우리나라 대중에게 가장 먼저 가장 널리 알려진 프라이빗 에퀴티일 것입니다.

브리지 캐피탈은 전형적인 프라이빗 에퀴티의 비즈니스 형태를 보였습니다. 브리지 캐피탈은 제일은행을 매입하여 새로운 은행장으로 월프레드 호리에(Wilfred Y Horie)씨를 선임하여 강력한 변화의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도중에 은행장이 바뀌기도 하였으나 2005년 스탠다드 챠터드 은행(Standard Chartered Bank) 제일은행을 인수할 때까지 브리지 캐피탈은 제일은행을 완전히 탈바꿈 시켜 놓았습니다. (관련기사: SCB 제일銀 인수한다_세계일보_2005. 1. 9.) 기사에서 보듯이 IMF 구제금융 당시 제일은행은 한보그룹, 기아자동차 등에 지원하여 주었던 대출이 부실화하면서 정확한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할 없는 커다란 금액의 손실을 떠안고 있었으나, 2005년 스탠다드 챠터드에 재매각 당시에는 2004 3분기 동안 850 원이 넘는 이익을 기록하였습니다. 제일은행의 경영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던 것입니다. 과정에서 구조조정이라는 이름 아래 대량 해고도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제일은행은 수익성을 갖춘 은행으로 탈바꿈하였고 스탠다드 챠터드 은행에 매각하면서 브리지 캐피탈은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정에서 브리지 캐피탈은 전형적인 프라이빗 에퀴티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 주었습니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문제점이 많은 기업 (금융기관) 값에 인수하여 문제점을 해결하고 기업 (금융기관) 가치를 높여 높은 가격에 되팝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수익을 올리는 것이 프라이빗 에퀴티입니다. 선진국에서는 프라이빗 에퀴티가 금융기관을 매입하는 것을 반기지 않습니다. 프라이빗 에퀴티는 앞에서 언급한 대로 매입한 금융기관의 가치를 높인 다음 재매각할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데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것은 금융기관 영업의 지속성과 경영의 일관성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선진국 금융감독기관의 시선입니다. 그래서 프라이빗 에퀴티가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것은 허가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제일은행을 브리지 캐피탈에게 매각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제일은 미국에 팔렸다_SBS_1998. 12. 31.)

제일은행 아니라 후일 외환은행도 프라이빗 에퀴티인 스타(Lone Star) 팔렸습니다. 유수 은행이 곳이나 프라이빗 에퀴티에 매각된 경우는 아마도 우리나라 뿐일 것으로 보입니다. 론스타의 경우에는 소위 먹튀논란도 있었으나, 외환은행 매각 당시 국내에서는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없어 결과적으로 유일한 인수 희망자에게 헐값에 넘길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헐값이었다면 먹튀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인수하였어야 것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0. 6. 15. 참조) 론스타도 외환은행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여 가치를 높여 비싼 가격에 되팔 있었습니다. 또한 전형적인 프라이빗 에퀴티 비즈니스의 정석입니다. 문제가 있는 기업 (금융기관) 가격에 매입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높여서 비싼 가격에 되팔아 이익을 남겼습니다.

지난주 모닝커피에서 언급하였던 프라이빗 에퀴티의 경우는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2. 8. 12. 참조) 프라이빗 에퀴티가 자본 참여를 하였으나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않고 있어 경영권을 직접 행사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사회에 의결권을 일부 확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쨋든 프라이빗 에퀴티가 나서서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프리 IPO (Pre IPO) 투자의 성격을 띄고 있다고 있습니다. 이는 1994 당시 제가 속해 있던 엥도수에즈 은행과, 영국의 베어링 브라더스가 합작하여 주식 공개를 하기 전의 () 메디슨에 투자하였던 경우와 유사합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이민화 회장의 고등학교 동창이던 C 당시 메디슨의 CFO 직책을 맡고 있으면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하여 주식 공모 (IPO) 전제로 자본참여를 유도하였습니다. C 대학을 졸업한 직후 국내 굴지의 대기업 S물산에서 근무하다가 외국은행으로 스카웃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외국은행에서 그리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지 못하고 나와서 당시 신생 벤쳐 기업이던 메디슨의 이민화회장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C 아이디어로 프리 IPO 펀드의 형식으로 참여하여 IPO 통하여 투자금을 회수하였습니다. IPO 흥행 여부에 따라서 상당히 높은 수익률도 가능한 투자 방식입니다. 메디슨의 경우에는 2 만에 투자금의 두 배가 넘는 큰 수익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지난주에 저의 칼럼에서 언급한 프라이빗 에퀴티의 경우는 벤쳐에 투자한 것이 아니고 기존의 대형 금융기관에 투자한 것이므로 1994 메디슨의 경우와 같이 수익을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투자한 금융기관의 IPO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수익은 커녕 투자금 회수(exit) 불가능하게 것입니다. 서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금융기관의 대주주는 경영평가의 기준이 되는 자본 관련 지표를 개선하기 위하여 투자자를 유치한 것이었으며, 프라이빗 에퀴티의 성격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프라이빗 에퀴티는 단기간에 IPO 통하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IPO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대주주는 잃은 것이 없으나 프라이빗 에퀴티는 수익도 올린 상태에서 투자금 회수도 불투명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주주가 프라이빗 에퀴티를 상대로 법적으로 싸워서 이기려 한다면 프라이빗 에퀴티로서는 도저히 묵과할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됩니다. 프라이빗 에퀴티의 GP입장에서는 자칫하다가는 투자한 금융기관의 대주주에게 법적으로 몰리면서 LP들로부터 투자 책임에 대한 문책을 당하게 것입니다.

이런 상황 아래에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GP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주면서 적절한 선에서 밀고 당기는 완급 조절이 필요할 것입니다. 프라이빗 에퀴티라고 하여서 대단한 투자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대규모 자본을 형성하여 효율적으로 투자를 하여야 하는데, 이번 경우와 같이 예상이 빗나가는 경우 GP들은 매우 난처하게 됩니다. GP들을 퇴로 없는 구석으로 몰게 되면 문제는 엉뚱하게 좋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적정한 선에서 프라이빗 에퀴티의 명분을 살릴 있는 퇴로를 마련하여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