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탈무드- 2022. 9. 8.

jaykim1953 2022. 9. 8. 06:07

최근에 인터넷에서 발견한 글입니다.
One day, Honi the Circle Maker was walking on the road and saw a man planting a carob tree. Honi asked the man, “How long will it take for this tree to bear fruit?”
The man replied, “Seventy years.”
Honi then asked the man, “And do you think you will live another seventy years and eat the fruit of this tree?”
The man answered, “Perhaps not. However, when I was born into this world, I found many carob trees planted by my father and grandfather. Just as they planted trees for me, I am planting trees for my children and grandchildren so they will be able to eat the fruit of these trees.”
우리 말로 번역하면;
어느 날, 써클 메이커 호니 (Honi the Circle Maker)가 길을 걷고 있었는데 한 남자가 캐럽 나무를 심는 것을 보았다. 호니는 그 남자에게 "이 나무가 열매를 맺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물었다.
그 남자는 "칠십 년이 걸립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호니는 그 남자에게 "그렇다면 댁은 앞으로 칠십 년을 더 살아서 이 나무의 열매를 먹으려고 합니까?"라고 물었다.
그 남자는 대답했다,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나를 위해 심어 놓았던 많은 캐럽 나무들이 있었듯이, 나는 내 아이들과 손주들을 위해 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그애들이 이 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있게 되겠지요."
써클 메이커 호니는 기원전 1 세기경에 살았던 유대의 현인(賢人, scholar)이었습니다. 동양으로 치면 공자나 맹자 정도가 아닐까 추측합니다. 이 현인이 길을 가다가 마주친 사람이 나무를 심는 것에서 깨우침이 있었습니다. 나무를 심는 것이 그 나무로부터 맺어지는 열매를 당대(當代)에 수확하려고만 하는 것보다는 먼 훗날 후손들을 위하여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심으면 70년 후에나 열매를 맺는 캐럽 나무를 심는 것은 그 나무의 열매를 내가 먹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의 후손들이 먹을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유대인들 가르침의 집대성 서적인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문득 우리나라의 지금 모습이 오버랩(overlap)되었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나라 재정 곳간에서 각종 복지 혜택 명목으로 많은 지출을 합니다. 새로운 지출 항목을 만들어내지 못해서 안달을 하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2. 8. 12. 참조) 이렇게 계속 퍼주기만 하다가는 나라 재정이 거덜이 날텐데 정치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듯이 보입니다. (관련기사: 靑대변인 고민정 "곳간 재정 쌓아두면 썩어버리기 마련"_chosun.com_2019.11.11.) 나라 재정이 쌓아두면 썩어버리니 써야한다는 논리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는 발상으로 보입니다. 이런 정치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라의 재정은 빠르게 망가질 것입니다. 쌓여 있는 재정 곳간의 돈을 당장 내가 써먹지는 못하더라도 후세를 위하여 저축하여 두고 든든한 재정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정치인이 과연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인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고민과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미래 먹거리·해외 돌파구 찾아… 재계 총수들 ‘광폭 행보’_segye.com_2022. 8. 24.) 기업은 내일의 시장 변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도태됩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잘못을 드러내지만 않으면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정치인에게 미래에 대한 고민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고, 그저 그들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덮는 데에 급급할 따름입니다. 그런 무책임한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법률과 규정을 지켜가며 미래를 대비하여야 하는 기업들은 괴롭기만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재벌 기업에 대하여서는 여러 가지 평가가 있습니다. 긍정적인 평가도 있기는 하지만 그 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정경유착(政經癒着), 선단경영(船團經營), 황제경영(皇帝經營) 등 부정적인 용어들이 재벌들을 일컬을 때에 사용됩니다. 그러나 그러한 부정적인 시각과 비판 속에서도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온 것은 재벌 기업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오랜 기간 우리나라 경제를 받쳐줄 수 있었던 것은 재벌의 총수들이 오늘 당장 입에 풀칠하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미래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하고 기업의 장기 정책, 전략을 세워 왔습니다. 눈 앞의 이익도 포기할 수 없지만 앞으로의 일거리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외국의 최고 경영자들이 단기 업적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재벌 기업 총수들은 장기 경영 전략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農夫餓死 枕厥種子’ (농부아사 침궐종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다음 해 농사에 쓸 종자 씨앗을 먹지 않고 베고 죽는다’는 말입니다. 기업에 이 말을 적용한다면, ‘장기 계획에 쓰일 자원(資源, resources)당장 앞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지 않는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부가 굶어 죽은 다음 그의 집에 들어가 보니 다음 해 농사에 쓸 종자 씨앗이 부대에 가득하였다고 합니다. 농부는 당장 배가 고프다고 하여서 미래를 위한 종자 씨앗을 식량으로 먹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늘 당장의 배고픔보다는 미래의 먹고 살 것을 소중히 여기라는 교훈으로 많이 인용하는 글입니다.
그런데 현대적인 해석으로는 ‘농부아사 침궐종자’는 그리 현명한 처사는 아닙니다. 당장 굶어 죽으면 미래도 함께 없어지는 것입니다. 보다 현대적인 가르침은 종자 씨앗으로 당장의 굶주림으로부터 벗어나고 새로운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것이 현명한 결정일 것입니다. 과거에 생산적인 활동이라고는 농업뿐이었던 때에는 종자 씨앗이 없으면 이는 곧 미래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현대에는 반드시 농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을 통하여 미래의 일거리, 먹거리를 일구어 나갈 수 있습니다. 기업이 당장의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현재의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먹거리는 당장 눈 앞의 이익을 쫓는 것이 아니라 먼 장래까지 계속 되는 이익을 추구하여야 합니다.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에 대한 여러 비판이 있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의 가장 큰 장점은 당장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먼 미래의 수익성을 쫓아서 장기 계획을 세우고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삼성전자의 오늘이 있게 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4년 이었고, 그 후로도 한 동안은 반도체 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이건희, 호암 이병철, 삼성 반도체- donga.com-2022. 5. 14.) 주주총회에서 임명된 2~3년 임기의 CEO라면 향후 10년 혹은 20년 후에 수익을 올릴 것이 예상되는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섣불리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재벌 총수는 그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나라의 재벌 기업들은 경쟁력을 쌓아 나갔고 확고한 시장 우위를 점거하였습니다.
고대 유대인들은 이미 70년 후에 수확이 가능한 캐럽 나무를 심었습니다. 당장 수확이 되지 않는 캐럽 나무를 심지 않았다면 그 나무는 아무도 심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장 눈 앞의 이익뿐 아니라 먼 장래의 사업 수익까지도 확보하는 혜안의 경영 능력이 절실합니다. 비단 기업뿐 아니라 국가도 먼 장래를 바라보고 투자하여야 할 것입니다. 당장 눈 앞의 선거에서 표를 더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포퓰리즘 복지 공약은 과연 먼 장래의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면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 재고하여 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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