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백조- 2022. 9. 23.

jaykim1953 2022. 9. 23. 06:28

미국 시간으로 지난 금요일 9 15일자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에는 재미 있는 기사가 하나 실렸습니다. 제목은 ‘Britain has a new king, The swans have a new owner.”입니다.  (관련기사: Britain Has a New King. The Swans Have a New Owner._nytimes.com_9/15/2022) 우리 말로 번역하면, ‘영국에 새로운 왕이 나왔다. 백조들은 새로운 주인을 맞는다.’라고 있을 것입니다.

기사 내용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2 여왕이 별세하고 새로운 왕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들인 찰스 3세가 즉위하게 되면서 영국에 있는 백조의 주인이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찰스 왕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입니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입니다만, 형식적으로 영국의 국왕이 영국 안에 있는 백조의 소유자라는 것입니다. 법적인 구속 요건의 차이로 인하여 정확히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있으나 백조의 처분에 관한 권리를 영국의 국왕- 동안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세기 동안 내려온 전통적인 법적 권리라고 합니다.

실제로 모든 백조의 주둥이에 소유권을 표시하는 데이비드 바버(David Barber)라는 swan marker와의 인터뷰도 기사에 실려 있습니다. 과거에는 백조는 순결하고 조용한 귀족적인 이미지 때문에 귀족들이 선호하는 조류였고, 때는 식용으로도 자주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18세기 후반부터 식용으로 사용하는 빈도가 현격히 줄어들어서 최근에는 백조를 식용으로 쓰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거기에다가 1981 백조가 보호 대상 야생조류로 지정되면서 식용이 금지 되었습니다. 백조를 소유하는 것이 마치 고귀한 인품을 반영하는 듯이 여겨지면서 백조의 소유권을 놓고 귀족들 사이에 불편한 일들이 발생하면서 국왕의 명령으로 백조의 사유(私有)금지 되고, 급기야는 모든 영국 위의 백조는 국왕이 소유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 여왕의 서거를 바라보면서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게 됩니다. 다른 편으로는 국제 정치 질서의 면면을 바라보면서 우리나라는 아직도 우물 개구리가 아닌가 하는 우울함도 느끼게 됩니다.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미국의 대통령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하여 조의를 표하는 것을 봅니다. 모두들 아다시피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고 치열한 독립전쟁(1775~1783) 겪으면서 1776 독립을 선언하였습니다. 독립선언 이후에도 7 여를 영국과 싸워서 독립을 쟁취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거 식민지배를 하였던 영국의 여왕이 서거하자 미국의 대통령이 조문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천황(*: 우리나라에서는 천황이라는 단어의 사용이 금기시 되어 있고 일왕-日王-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글에서는 영국 여왕과 대비하여 천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겠습니다.) 서거하였을 때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조문을 간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마도 친일파 논쟁이 불거지지 않을까 추측하게 됩니다. 지난 1989 2 대전의 실질적인 전범이었던 히로히토 당시 일본 천황이 사망하자 조문 사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국무총리의 조문으로 일단락 되었습니다. (관련기사: 강영훈 총리 일국왕 조문_1989. 2. 24.) 당시의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이었으며, 대통령이 조문 사절단으로 방일한다는 것은 상상도 없었습니다.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다른 기사가 있습니다. 국내 급진적인 언론이 일본 대사관에 일본 천황 서거에 대한 조문객의 명단을 요구하였으나 일본 대사관이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이를 거절하자 바로 이를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조문객 이름 밝히는 일본 대사관_한겨레_1989. 1. 12.) 기사의 말미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일본 대사관이 사생활 침해 걱정(?)까지 주는 사람들은 발자국 소리를 죽이고 찾아와 조용히 분향하고 가랑비 속을 헤치면서 고급 승용차로 쏜살 같이 빠져나갔다.’

이런 언론 보도를 보면 일본 대사관을 방문하여 일본 천황의 죽음을 애도하는 일은 하여서는 되는 , 남들이 볼까 숨어서 몰래 하여야 하는 일로 비쳐질 뿐 아니라, 이들은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고위층 사람들로 발소리를 죽이고 찾아 왔다고 냉소적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런 비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보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이는 영원히 가까워질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식의 사고로 바라본다면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조문차 방문한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의 대통령 부부는 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영국 여왕을 조문하는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미국의 여론은 찾아 없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에 대하여 갖는 감정은 적개심과 복수심으로 보입니다. 과거에 우리나라를 식민지배하면서 경제적으로 수탈하였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주 독립을 빼앗고, 많은 애국지사들을 투옥하고 고문한 것은 마땅히 지탄 받아야 합니다. 그러한 과거가 나라 사이에 있었음은 지극히 불행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지나간 과거 타령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은 서로 협력하고 도와서 경제적으로 아니라 국방에서도 함께 같은 편에 서야 것입니다. 일본이 다시는 무력으로 우리나라를 침략하지 못하도록 우리의 힘을 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에 못지 않게 주변 국가-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의 침략에 대응하면서 일본과 협력하여 공동 대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냉정히 바라본다면, 흡족한 수준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본은 거의 60 전에 우리나라에게 과거 일제 침략에 대한 경제적인 보상을 제공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그런 반면 한국 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침략하였던 중국은 아직도 사과 마디 하지 않았을 아니라 동북공정 등과 같은 문화, 역사적인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본 보다도 오히려 중국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여서는 것입니다. 게다가 중국은 우리나라 국방의 방편인 사드(THAAD) 방어체계에 대한 보복으로 한한령(限韓令) 발동하여 우리나라에 경제적인 타격을 입히기도 하였습니다.

정부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중국의 한한령에 대응하여서 우리나라에서도 강력한 대응을 하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한령으로 대중(對中)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심지어는 일부 재벌 기업은 중국으로부터 철수하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롯데, 중국 사업 철수_Businesskorea)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당할 때에도 우리나라에 진출하여 있는 중국 소상공인, 보따리상, 금융기관 등이 어떠한 제재나 보복조치라 불릴 만한 일을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불공평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중국의 경제 주체에게 적정한 규제와 법에 따른 단속을 하여 중국 쪽에 우리나라도 불만이 있음을 알려야 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의 부당한 조치로부터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고 허허벌판에 내몰려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우리나라 기업을 보호하지도 못하고, 상응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상호 호혜의 원칙이 있듯이 상호 존중에 대한 의무를 등한시 하는 상대에게는 상호존중의 의무를 지키도록 경각심을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전 세계가 일본 천황을 천황이라고 부르는데 애써 우리나라 언론만 국왕이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여주지 않습니다. 만에 하나 일본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을 행정수반 정도로 칭한다면 아마도 우리나라 전체가 들고 일어나서 일본을 규탄할 것입니다. 지금 일본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일본 천황을 국왕이라 부르는 것을 드러내고 규탄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일본 국민들이 결코 유쾌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비즈니스는 일방적일 없습니다. 서로 주고 받는 것이고, 서로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국 여왕의 서거와 그에 수반된 국장 외교에서 우리가 얻어야 교훈이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이웃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것입니다.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는 일본과 중국입니다. 나라에 대하여 경제적, 정치적으로 균형 잡힌 대응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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