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잘못 不感症- 2022. 9. 30.

jaykim1953 2022. 9. 30. 06:10

오늘은 사진부터 보겠습니다.

사진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영국 사람 친구 A 대전에서 찍은 것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1. 11. 19.-배려 참조) 사진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하여 보여주면서 사진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저는 특별히 커멘트할 것이 없어 보인다고 대답하였습니다. A 말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의 90% 이상은 사진을 무덤덤하게 바라보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A 자신을 포함하여 많은 외국인들의 눈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 장면이라고 합니다. 대전시에서 운영하는 자전거로 대전 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있는 공용 자전거를 세워 놓은 것인데, 하필이면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막아 놓고 세웠다는 것입니다. 자전거 도로에 자전거가 자유롭게 통행할 없도록 자전거를 세워 놓아 방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A 말을 듣고서야 자전거가 자전거 길을 막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올려 놓은 소셜 네트워크에 달린 답글 가운데 외국인의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외국인은 자신이 한국에 너무 오래 살아 모양이라고 합니다. 자신도 사진을 보고 무엇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는데, A 설명을 듣고 보니 자전거 거치대가 자전거 길을 막고 있는 것이 보였다고 합니다. 조금은 치기 어린 농담으로 들리기도 하면서 우리나라를 업신여기는 듯한 기분에 불쾌함도 없지 않았으나, 편으로는 틀린 말도 아닌 듯 하여 챙피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동안 우리나라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 방법도 자전거 도로를 막고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하는 것과 크게 다를 없어 보입니다. 택시가 부족할 때에는 택시를 대체할 있는 차량 공유 시스템을 가동하여 우버’(Uber), ‘타다등의 영업을 활성화 시키면 차량 공급이 늘어나도록 유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승차 수요를 충족시킬 있습니다. 수요가 줄어들 때에는 차량 공유 시스템의 운전 기사들은 스스로 휴식을 취하면서 불필요한 차량 공급이 스스로 조절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택시 이외의 차량 공유 시스템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9. 12. 13. 타다 금지법 유감 참조) 그리고는 차량 수요에 비하여 공급이 부족하자 느닷 없이 요금 인상을 밀어 부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국민의힘·정부 “택시 심야호출료 인상 불가피”_khan.co.kr_2022. 9. 28.) 시장에서 수요에 맞추어 새로운 상품- 우버, 타다 - 생겨났는데 이를 강압적으로 없애 버리고는 정부가 나서서 요금 인상을 부추깁니다. 과연 요금 인상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되려는지 없습니다. 요금 인상으로 택시의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면 모르겠으나, 현재의 택시 산업 구조로는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요금을 올려도 문제의 해결은 불가능합니다. 아마도 요금 인상으로 택시 수요를 줄이려는 것이 정부의 의도로 보이는데, 늦은 시간 택시의 수요를 소화해줄 대체 교통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요금이 올랐다고 수요가 줄어들기도 어려운 현실입니다. 자전거 도로를 막아서 자전거가 다니기 불편하게 만들어 놓으면서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늘어 놓고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는 형국입니다.

지금의 택시 사업은 운전기사가 사납금 혹은 정해진 하루 수익금 이상을 벌어들일 것을 택시회사와 약정하고 차를 가지고 나가 택시 영업을 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택시 손님이 적은 시간에는 운행을 하지 않고 손님이 많은 시간에만 운행을 하여서는 사납금을 맞출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하루 종일 운행을 하여야 합니다. 택시 이외의 사업 방식을 원천적으로 막아 놓고 택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시대에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진 생각입니다. 정부 스스로 잘못을 인지할 만한 능력도 없을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합니다. 그리고는 엉뚱한 해결책을 내세우면서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점점 미궁으로 몰아넣게 됩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쓰는 안전 불감증(安全 不感症)이라는 말에 견주어 잘못 불감증이라고나 하여야 것입니다.

금융 분야라고 해서 잘못 불감증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엉뚱한 자비(慈悲) 베풀면서 대출의 최고 금리를 낮추어서 고금리의 대출을 쓰는 채무자들을 고리채(高利債)로부터 해방시켜주겠다는 발상은 거의 코메디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금융의 ABC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발상 때문에 빚어집니다. 대출 최고 금리를 낮추면 자연스럽게 최고 금리 수준의 이자를 부담하던 채무자에게는 돈을 빌려 주려는 금융기관이 없어지게 됩니다. 금리는 금융 시장에서 자금 거래의 가격입니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은 비싼 가격을 치르고 돈을 빌릴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을 받지 못하게 하면 저신용자가 빌릴 있는 자금의 공급은 끊기게 됩니다. 이런 아주 기본적이고 단순한 시장의 논리를 무시하고 정부가 나서서 강제로 이자율을 낮춘 적이 여러 있었습니다. 때마다 저신용자들은 필요한 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2017.11.24. 고혈압 & 법정 최고 금리 참조) 저신용자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정부가 내어 놓은 정책이 오히려 저신용자들을 어렵게 만들고, 그들을 제도권 금융에서 몰아내는 결과를 초래하기 일쑤였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강요하는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어떤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합니다. 그러기에 떠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신용자들이 고금리를 부담하고,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신용자들이 낮은 금리를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기상천외한 논리를 피기도 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1. 4. 9.- 금융의 기본  참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앞에 나서서 경제 문제, 금융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떤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데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처음 Bank of America (BOA)에서 금융 커리어를 시작할 즈음에 당시 BOA 은행장이었던 Mr. Tom Clausen (A.W. 'Tom' Clausen dies at 89; longtime Bank of America leader_latimes.com_2013. 1. 24. 참조) 서울 지점을 방문하여 직원들에게 전한 그의 메세지가 생각납니다. 제가 감명 깊게 들었던 이야기는 가지입니다. 첫째는 은행은 자선단체(Charity mission)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대출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은행이 대출에서 손해를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임을 명심하라고 했습니다. 두번째로는 그 당시 씨티(Citi) 은행과 세계 최대 은행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었으나, 중요한 것은 단순한 은행 자산의 크기가 아니라 은행 사업의 크기, 수익을 내는 사업성 있는 자산의 크기라는 것입니다. 당장이라도 자금 시장에서 금액의 돈을 빌려서 대출을 늘리면 자산은 금방 키울 있으나 그렇게 자산의 규모만 늘리는 것은 무의미하고 제대로 수익성 있는 자산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Mr. Clausen 훗날 세계은행(IBRD) 총재까지 역임한 금융계의 거물이니 금융에 대한 이해는 확실하게 갖춘 사람입니다. 더구나 그의 금융 커리어는 은행 창구의 텔러(teller)에서 시작하였으므로 은행의 바닥에서부터 꼭대기까지 모든 단계를 거친 골수 금융맨입니다. 그런 사람이 금융기관을 이끌어 가는 것은 상당히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금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공무원, 군인, 학자, 정치인 출신 인사가 금융기관의 장이 되고, 정치인, 공무원들이 금융 산업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정책 결정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금융 산업은 잘못된 부분이 많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잘못을 잘못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잘못 불감증입니다. 앞으로는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잘못 불감증이 사라지고, 모든 일들이 순리대로 제대로 정리되고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자전거 거치대가 자전거 길을 가로 막는 것과 같은 잘못이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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